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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 부담 던 이재용 회장, 104번째 공판 참석 명절기간 해외 출장 후 이달 들어 첫 출석…이·팔전쟁 확대에 대책마련 고심

이상원 기자공개 2023-10-16 12:51:54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이 이달들어서도 숨 가쁘게 진행된다. 지난달에만 세 차례의 공판이 열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모두 빠짐없이 출석했다. 추석연휴 기간 해외법인을 둘러보고 온 이 회장은 이 달에도 두 차례의 공판이 예정돼 있는 만큼 빠듯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판에 앞서 삼성전자는 올들어 처음으로 분기 기준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분위기 반전과 함께 4분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모으며 이 회장도 부담을 다소 덜 수 있게 됐다. 다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확대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판기일, 이달에만 두차례 예정…숨가뿐 일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 공판에 출석했다. 오전 9시 29분께 제네시스 EQ900 차량을 타고 도착한 이 회장은 평소와 동일한 모습이었다.

이 회장 도착 직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공판 출석차 법원에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주변에 다소 소란스럽고 어수선했지만 이 회장은 묵묵하게 법원으로 들어갔다.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다.

이날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104번째 공판이다. 이 회장은 불가피한 일정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직접 출석해왔다. 이번은 그의 94번째 출석이다. 이달 한 차례 더 공판기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직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변함없이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달에도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매주 공판이 진행됐다. 그리고 추석연휴 기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이집트내 삼성그룹의 사업장을 찾아 신기술 개발과 투자 등 현안을 점검했다.

10월 13일 오전 9시 29분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3분기 실적 선방에 부푸는 기대감, 이·팔전쟁 확대에 예의주시

이 회장의 공판 출석에 앞서 지난 11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2조원,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75%, 영업이익은 77.88% 감소했다. 하지만 올들어 처음으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힘든 대외 환경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아직 실적이 공식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DS(반도체) 사업부가 3분기 적자폭을 줄이며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MX(모바일) 사업부가 갤럭시 폴드5, Z플립 등 신형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로 호실적으로 기록하며 힘을 보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는 메모리 업황의 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면서 4분기 감산 효과와 함께 적자 폭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에는 DS 실적의 확실한 반등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도 공판 출석에 앞서 부담을 다소 덜어낼 수 있었다.

다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회장도 대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텔아비브 인근 야쿰에 각각 R&D센터(STRI)와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는 극초기 스타트업 전용 엑셀러레이터를 만들어 스타트업을 육성해왔다. 현지에 설립한 법인은 5곳으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양자컴퓨터 등 기업에 대한 공동투자에 참여하며 이스라엘에서 꾸준히 투자 기회를 모색해왔다. 이 회장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경영진들도 꾸준히 이스라엘에 공을 들였다. 그만큼 확전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의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참여가 유력하던 한경연 경제사절단의 사우디 방문도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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