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NH투자증권 IB, 리스크 방어 주력 보수적 대체투자 전략, 익스포저 줄이기 만전…브로커리지 영업 '무게'
손현지 기자공개 2023-11-08 07:46:1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의 올 3분기 기업금융(IB) 수익이 주춤했다. IB수수료 수익은 전분기와 비교하면 절반 넘게 감소했다. IB부문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주력전공으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다만 전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NH의 3분기 IB 실적 감소는 직전 분기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 수수료와 사모펀드 분배금 등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타사 대비 해외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중이 적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 예측성도 높아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주춤한 IB…영업수익 기여도 68%→20.5%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10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743.9%나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1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9% 늘었다.
그러나 3분기 시장 컨센서스였던 1189억원에 비해선 15% 가량 낮은 수치다. 가장 큰 원인은 금리가 치솟으면서 운용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국고채 3년물은 전분기 대비 22bp가 상승한 가운데 채권과 파생 등에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다.
채권 랩(Wrap) 관련 손실이 200억원 발생했고, DLS 소송 패소 손실액이 300억원, 일본 태양광 발전소 평가손실(해외 대체투자)도 300억원까지 총 800억원 가량이 손실로 인식됐다.
IB부문 수익도 예년에 비해 주춤했다. IB수수료 수익은 460억원으로 전분기(1173억원)에 비해 56% 큰폭으로 줄었다. 전년 동기(663억원)와 비교해도 30.6% 가량 감소했다. 부동산 업황 부진에 따라 채무보증수수료도 2분기 983억원에서 3분기 264억원으로 감소했다.
IB 관련 총 수익은 713억원으로 전분기(1819억원) 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전년동기(1322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감소한 수치다. 순영업수익(3477억원)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20.5%다. 전체 실적 기여도는 작년 3분기(68.8%)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NH투자증권은 IB 전통 강자다. 정영채 사장 취임 이후 IB부문은 전체 수익을 견인하며 두각을 드러낸 부문이다. 다만 증권업계가 부동산 PF 평가손실, 트레이딩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NH투자증권도 손실 '방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NH, IB 리스크 관리 잘했다"
증권업계는 NH투자증권 IB에 대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PF 평가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NH는 보수적인 부동산 PF 운영 정책에 따라 익스포져 비중이 매우 작다는 점이 분석 근거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증권업계 공통의 불안 요인이었던 해외 부동산 PF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며 "충당금 적립 리스크가 적은 만큼 실적 예측성도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IB부문 수익이 주춤한 것을 두고 기저효과로도 해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직전 2분기에 일회성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 수수료와 사모펀드 분배금 등으로 1173억원에 달하는 IB부문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이는 1분기(368억원)에 비해 218.7%나 증가한 규모였다.
NH투자증권 내에서 IB 존재감이 작아졌더라도, 업권 내에선 여전히 최상위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상반기 업권 내 리그테이블 선두를 차지했다. 2분기 DCM(채권발행시장), ECM(주식자본시장) 등에서 다른 하우스들을 제치고 일반회사채·여전채 대표주관 1위를 수성했다.
◇3분기 실적 이끈 WM, 브로커리지 넥스트 스텝은
정영채 사장은 IB부문에서 당분간 리스크 방어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공격적 투자 보다는 '숨고르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WM 수익 향상에 주력하며 브로커리지 수익과 국내외 채권 세일즈에 집중할 것"이라며 "IB는 기확보한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안정적으로 영업활동을 이어가며 수익성을 제공할 것"으로 밝혔다.
정 사장은 앞서 리테일 인프라를 다져왔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를 개편한데 이어 고객층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하며 리테일 강화에 주력해왔다. 다양한 고객층을 섭렵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외주식 투자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전체 수수료 실적을 견인한 것도 브로커리지(Brokerage commissions)였다. 해당 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손익과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은 각각 218억원, 2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9%, 7%씩 상승했다.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지는 1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3%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점유율은 9.5% 수준이다.
4분기에는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동성 축소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투자 수요는 위축되고 있다. 10월 들어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브로커리지부문도 10월 30일 기준 14조4899억원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자이익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3분기 NH투자증권의 이자수익은 21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 증가했다. 이자수익은 증가한 반면 발행어음 이자비용은 감소한 영향이다. 최근 증권사들의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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