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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운용, 해외 부동산대출 펀드 청산 채비 이달 10일 펀드 만기, 운용수익률 약 90% 예상

윤종학 기자공개 2023-11-08 08:19:4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산운용이 뉴욕 시그램(Seagram)빌딩 대출채권에 투자한 펀드를 10년만에 청산한다.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펀드들의 청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찌감치 자산매각에 성공했다. 펀드 누적 운용수익률이 약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 유퍼스트 사모부동산투자신탁 16호'가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자산운용 측은 "사모펀드에 관한 내용은 일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펀드의 존속기간을 고려하면 다음 주 중에 청산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9월 설정된 '현대 유퍼스트 16호' 사모펀드의 존속기간은 2023년 11월 10일이다.

현대 유퍼스트 16호는 뉴욕 시그램빌딩의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2013년 9월 한국교직원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가 820억원을 투입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시그램 빌딩은 맨해튼 52번가와 53번가 사이의 파크 애비뉴 375번지에 있는 초고층 빌딩이다. 근대 건축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유럽 등 오피스 시장은 불황을 겪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리파이낸싱이 어려워졌고 재택근무 장기화로 공실이 늘며 건물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 유퍼스트 16호는 애초부터 대출채권에 투자했던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며 엑시트한 것으로 보인다. 설정 당시 818억원이었던 설정원본은 현재 4억7000만원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수익권자인 한국교직원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는 투자 원금의 두 배 정도를 회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 유퍼스트 16호는 2013년 9월말부터 2023년 10월말까지 89.9%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목표수익률이 5~6% 정도였던 점에 비춰보면 초과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는 뉴욕 시그램빌딩의 매출채권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높은 채권금리 효과를 누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 유퍼스트 16호의 설정원본은 운용 중간 두 차례 불어났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19년 9월 약 90억원, 금리가 급격히 올라간 2022년 말 100억원이 추가 투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오피스 시장이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프라임급 건물은 견조한 편"이라며 "뉴욕 시그램빌딩은 최근 임대료가 오르는 등 자산가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대출채권 회수에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자산운용은 전체 부동산 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하우스로 꼽힌다. '현대 유퍼스트 16호'로 양호한 성과를 냈지만 부실 우려가 있는 펀드들도 남아있다. 최근 현대자산운용이 '현대유퍼스트부동산30'을 통해 투자한 영국 '아에곤 빌딩'의 자산가치가 하락하며 원금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공정가치액이 20% 이상 급락하며 당분간 배당금 유보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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