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0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줄여서 PF라는 금융 용어를 부동산 시장에서 접하면서 이해가 쉽지 않았던 부분이 '미래의 현금흐름'을 담보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미래의 현금흐름이란 완공될 부동산(담보물)과 그 부동산의 분양 혹은 임대로 발생할 자금을 말한다.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차주(借主)에 대한 상환청구권이 제한적인(혹은 없는) 금융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차주의 상환청구권뿐 아니라 시공사의 연대보증과 채무인수, 책임준공 같은 조건들이 더해져 시장을 형성했다. 실제로 분양 시장이 받쳐주면서 부동산 개발은 남의 돈으로 하는 것이란 소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나왔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넘치는 유동성에 기댔던 부동산 PF 시장이 다시 긴축의 시간을 맞았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따라갈 수밖에 없던 한국에선 부동산 PF발 금융위기가 불거졌다. 장밋빛 미래만 그렸던 시장엔 피비린내가 나기 시작한 지 오래다.
2금융권을 시작으로 브릿지론, 나아가 부동산 PF 위기론이 쏟아졌다. 고금리에 휘청이는 사업장은 이자 부담에 착공은 꿈도 못 꿨고 설사 공사를 시작했어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수익성 문제로 이어졌다. 부동산 PF에 신용을 보강한 규모가 큰 시공사일수록 위기론은 더욱 확산됐다.
불확실한 분양 시장 등의 이유로 미래의 현금흐름이 예측되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주요 입지 등에서도 본PF 전환이 난항을 겪으면서 부동산 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 부동산 PF 정책을 내놨다. 브릿지론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의 본PF 전환을 돕겠다고 했다. 최근 15개 사업장을 우선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본PF 전환이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초기 소수의 사업자 손해로 그칠 문제가 시공사, 더 나아가 수분양자까지로 전이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만난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도 "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본PF 전환 단계에서 문제가 터질 경우 더 큰 규모의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분양 시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냉혹하게 진단했다.
그렇다면 부동산 PF의 본질적 문제는 없을까. 시계를 거꾸로 돌려 2010년으로 돌아가면 지금의 현실과 똑같은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에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시공사의 신용 그리고 분양 시장에만 기댄 PF 방식 자체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그로부터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장밋빛 미래의 현금흐름만 보고 있는 현실이다. 2033년에는 같은 상황과 해법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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