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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웅환 대표, 갑작스런 사임…한국벤처투자에 무슨 일이 1년2개월 만, 내부·업계 '깜짝'…최근까지 신사업 구상, 일각선 중기부 '불협화음' 거론

구혜린 기자공개 2023-11-17 15:12:21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투자를 이끌던 유웅환 대표(사진)가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지난해 9월 대표로 선임된 이후 1년2개월 만의 임기 종료다. 한국벤처투자 측은 '일신상의 이유'란 입장을 밝혔으나 안팎에선 중소벤처기업부와의 '불협화음', '정계 진출설' 등 다양한 해석이 오간다.

다만 유 대표가 최근까지 의욕적으로 여러 신사업을 추진한 것을 근거로 자발적 사퇴는 아닐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의 갈등 가능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7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유웅환 대표는 전날인 16일 한국벤처투자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유 대표가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선임된지 1년2개월 만의 일이다. 공식적인 업무 종료일은 아직까지 미정이나 이달 중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서도 당일 오후에 파악, 일각에선 '출마설' 거론

다수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유 대표의 사임은 갑작스럽게 전개됐다. 한국벤처투자 내부 직원들은 유 대표의 퇴임 사실과 관련해 "당일(16일) 오후에야 알았다"는 반응이다. 중기부 관계자 또한 "전날까지 아무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사임 의사를 밝힌 날은 한국벤처투자가 압수수색을 받은 날과 같은 날이다. 전날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출자사업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다만 이는 2018년 출자사업이 문제가 된 것으로 지난 13일 진행된 중기부 압수수색의 연장선이다.

일각에서는 유 대표의 '국회의원 출마설'이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해 3월 안철수 의원(당시 인수위원장)의 추천을 받아 윤석열 정부 인수위에 합류할 만큼 안 의원과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대표가 4월 총선에 데뷔할 것이란 얘기도 꾸준히 거론돼 왔다.

◇최근 중기부와 트러블, 새 대표 선임까지 6개월 예상

그러나 유 대표의 사임은 자의보다 타의에 가까울 것이란 반응이 중론이다. 유 대표는 지난달까지 VC 하우스를 돌며 중소형-대형 VC와의 양극화를 해결할 방안을 찾았다. 내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팀을 꾸리고 ESG 평가모델 도입, 역외펀드 결성을 위한 조직개편도 추진했다. 최근까지 의욕적으로 신사업을 구상한 이가 자발적으로 사퇴를 선택했을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기부와의 관계가 문제시 되고 있다. 올해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출자심의회에서 배제되면서 이같은 논란이 더욱 가중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3월 '한국벤처투자 및 벤처투자모태조합 관리규정'을 개정해 출자심의회에서 한국벤처투자 대표를 제외했다.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모태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는 만큼 심의위원회 배제는 이례적이라고 여겨졌다.

올해 국정감사 전후로 중기부의 한국벤처투자 관리가 타이트해지면서 더욱 불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는 전언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들어 유웅환 대표와 이영 중기부 장관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단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한국벤처투자 대표직은 신상한 부대표가 맡는다. 한국벤처투자의 부대표직은 최근 신설됐다. 과거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8대 대표가 청와대행을 위해 1년1개월 만에 사임했을 땐 박정서 본부장이 직무대행을 맡았다. 신 부대표는 프라임엔터테인먼트 부사장, SH필름 대표 출신으로 영화 제작사에서 일한 문화계 인사다.

직무대행과는 별개로 새 대표 선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신임 대표 공모 절차가 개시되면 후보자 지원을 받고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 및 면접을 거쳐 숏리스트를 추려 중기부에 통보한다. 과거 주형철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이영민 대표가 선임되기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VC 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요 출자사업이 모두 마감된 상태이므로 당분간 문제는 없겠으나 새 대표 선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루키리그 확대, ESG 관련 투자 등 유웅환 대표가 진행한 신규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1971년생인 유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일했다. 광운대 컴퓨터공학 학사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박사를 취득한 뒤 2001년 인텔에 입사해 10년간 재직했다. 2011년 국내에 귀국한 이후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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