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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중단 '패닉 바잉' 없다 임종룡 회장 취임 첫해 M&A '빈 손'…가격 높고 CET1 하락 부담

최필우 기자공개 2023-11-22 08:16:1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수 검토를 공식화한 매물이다. 검토가 중단되면서 임 회장 임기 첫해는 계열사 인수합병(M&A) 없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인수 중단으로 우리금융의 보수적인 M&A 기조가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은 올해 증권사 매물 가격이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장기전을 시사했다. 인수 가격 등이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스러운 수준인 것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사 후 가격 이견 커…부동산PF 부실 우려도 커

우리금융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그룹의 저축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하였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공시로 인수설이 불거진 지 한달 만에 M&A 절차가 중단됐다.

당초 우리금융은 무난히 상상인저축은행을 품에 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내부에서도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영업 권역 측면에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상상인그룹이 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M&A 진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매각을 명령했다. 상상인그룹은 내년 4월까지 지분 90%를 매각해야 해 우리금융에게 유리한 가격 협상 판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가격 측면에서 원매자와 매도자 간 이견이 컸다. 우리금융 내에서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2000억원 이상 사용하는 건 무리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인수 비용이 최대 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업계 관측이 나오면서 협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M&A가 무산됐다.

우리금융은 부동산 PF 부실도 고려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PF 부실을 정리하고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데 투입되는 비용도 감안할 필요가 있었다. 저축은행 업계 전반적으로 PF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커 인수 부담이 가중됐다는 후문이다.

◇간신히 유지 중인 'CET1 12%' 고려

우리금융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다른 금융지주 대비 낮은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자리한다. 우리금융 CET1비율은 지난 3분기 기준 12.1%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다. 내부적으로 정한 적정 CET1비율 12%를 간신히 넘어서고 있다.

계열사 인수에 비용을 쓰면 CET1비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우리금융 M&A 실무진은 꼭 필요한 매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수해야 자본비율을 관리하는 재무라인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재무라인 입장에선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무리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RWA 증가도 CET1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대규모 PF 부실을 안고 있는 저축은행 인수는 CET1비율 관리에 부담이 된다.

우리금융의 보수적인 M&A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금융 영업과 해외 법인에 자본력을 투입하면서 CET1비율은 당분간 현 수준을 답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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