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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주 생보협회 내정자 "가교 역할 충실하겠다" 당국·업계 5000억 규모 상생안 논의 중…기금모금 및 재단설립안 검토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29 08:56:3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명보험업계와 당국 간의 가교 역할에 충실하고 생보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새 생명보험협회장에 내정된 김철주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더벨과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아직 회장 선임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답변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당국과 가교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주 내정자가 내달 취임하면 생보협회는 10년 만에 순수 관 출신 회장을 맞이한다. 보험업의 특성상 당국과의 소통 역할이 강조된 만큼 생보업계가 김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 역시 크다.

김 내정자의 첫 과제는 상생금융 지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과 생보업계는 5000억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생보업계에선 과도한 지원금액을 줄이면서도 당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27일 금융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달 초 금융위원장과 보험사 CEO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철주 내정자가 내달 5일 임시총회에서 생보협회장에 공식 선임되면 첫 외부일정이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간담회의 핵심 안건은 상생금융안 논의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와 은행을 시작으로 보험업계와 증권업계를 차례로 만나 상생금융 지원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금리 인하와 이자 감면, 저금리 대환·정책대출 등의 형태로 2조원 가량의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생보업계 역시 관련 논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생보업계는 지난주 부장급 회의를 열고 상생금융 TF 구성 절차에 돌입했다. TF는 구체적인 수단과 재원 배분 방식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논의 중인 상생금융 지원 규모는 손해보험업계와 같은 5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생보업계는 상생금융 방안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생보사의 기존 주력상품은 저축성보험이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등 다수의 서민밀착형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손보사와 대조된다. 특히 저축성보험의 경우 고금리 시기 은행 예·적금보다 경쟁력이 떨어졌다.

실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생보사별로 상생금융 상품을 출시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7월 포용적 금융·따뜻한 동행 상생친구 협약식을 개최하고 '2030 목돈마련 디딤돌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결혼과 출산, 경제적 자립 등을 고민하는 2030세대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위해 5년간 연 5%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저축보험이다. 이어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 역시 각각 '인생금융 대출안심보험'과 '신한아름다운연금보험(무배당)' 상품을 내놨지만 판매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성보험 해지환급금도 생보업계에는 부담이다. 생보사들은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다수 판매하면서 역마진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 22곳 일반계정 기준 저축성보험 해지환급금은 12조9017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35조261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6월(9조7767억원)보다는 늘어난 수치다. 올해 생보업계의 저축성보험 해지환급금 규모는 2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10년 전 생보사들이 ‘절판 마케팅’을 통해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대규모로 판매한 영향이다. 저축성보험의 세액공제 요건인 10년을 채운 고객들이 대거 저축성보험의 만기를 해제하고 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장기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의 특성상 은행처럼 상생 전용 상품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크고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 서민 밀착형 상품이 거의 없어 관련 상품의 보험료 인하 효과도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결국 생보사의 경우 사회공헌기금 조성을 통한 재단 설립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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