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은 파두사태의 책임을 누구에게 돌리고 있을까. 상장 심사의 최종 관문 역할을 한 한국거래소일까 아니면 반도체 산업의 들쭉날쭉한 실적 사이클을 정확히 예측못한 주관사일까. 당국은 겉으론 IPO 제도 개선에만 집중할 뿐 그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행위는 하지 않고 있다.그런데 얼마전 만난 IB와의 대화에서 어느정도 해답의 실마리를 찾았다. 바로 지난달 금감원이 증권사 IB헤드와의 간담회에 파두 주관사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두 하우스만 쏙 빼놓은 사건이다.
"(금융감독원이) NH와 한투만 왕따를 시킨건, 사실상 범죄자로 보고 있는게 아닐까요? 너네가 감히 이런 사고를 쳐놓고 이런 자리에 올 자격이 있는가, 무릎 꿇고 손들고 서 있어라 이런 느낌으로 여겨집니다."
실무진들이 이리 느끼는 건 우연은 아니다. 이날은 제2의 파두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IPO 제도개선을 논의하는 다소 무건운 자리였다. 금감원이 대외적으로 5대 증권사를 초청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는데 '정통 IPO' 강자로 군림해온 NH와 한투가 제외된 것은 매우 이상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그렇다 쳐도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을 부른 건 더 의아한 대목이다. NH와 한투를 제외시킨 것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금감원은 내부적으로 파두 사태를 '대형' 사건으로 여기고 있는 모양이다. 파두사태의 불똥이 다른 곳으로 튈까봐 갑자기 스팩제도 손질까지 나서고 있다.
금감원이 이리도 전전긍긍하는건 피해자가 다름 아닌 '개인' 공모주 청약 투자자들이라서다. 만일 기관 투자자였다면 이리도 발벗고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거래소는 이번 사태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조용히 금감원이 NH와 한투를 때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한 IB는 "개인들에게 공모주 펀드 형식의 간접투자가 아닌 직접투자를 하게 해놓고 이젠 또 규제를 하려고 하니 시장 발전이 안되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IB들은 "글로벌IB들 중 증권신고서에 밸류에이션 과정을 누가 써요? 미국 등 해외 IPO 시장엔 개인 청약 물량이 없어서 그런 거 다 안 쓰는데 우리나라만 배정하고 결국은 파두사태의 화살을 주관사들이 맞고 있다"며 현 제도를 비판했다.
금감원은 조만간 TFT를 꾸려 IPO제도 개선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수수료 개편 등 여러가지를 구상하고 있다. 선진화된 자본시장으로 변모할 지, 퇴색될 지의 기로에 서있다. 어떤 방향이든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IPO 시장을 이끄는 실무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반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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