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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 로드맵]'스마트한' TV·가전·자동차 만든다②LG전자, 대내외 역량 총동원…도입 영역 '확대 계속'

김도현 기자공개 2023-12-14 13:08:56

[편집자주]

오픈AI의 챗GPT가 출시한 지 1년이 넘었다.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하며 단숨에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게임체인저'로 거듭났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응 전략 모색에 나선 가운데 LG는 그룹 차원에서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담조직인 AI 연구원을 필두로 주요 계열사가 지원사격하는 분위기다. LG의 AI 육성과 전략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24'에 앞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성과를 공유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인 'LG 월드 프리미어' 대표 연사로 나서 'AI로 연결·확장되는 미래 고객경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가전, 전장 등에 AI를 적극 도입하면서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웹OS(webOS) 확장,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와 협업, 미래 모빌리티 테마 '알파블(@+able)'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

◇웹OS 전장 도입, 반도체 전설과 맞손

이번 조직개편에서 LG전자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내 독자 스마트 TV 운영체제 웹OS 개발, 운영, 지원기능 강화를 위한 본부장 직속 웹OS 소프트웨어(SW)개발그룹을 신설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 가속화 차원이다. 같은 맥락에서 확장현실(XR) 사업담당도 설립했다.

웹OS는 리눅스 기반으로 구동되는 모바일 운영체제로 지난 2013년 LG전자가 인수한 분야다. LG전자의 스마트 TV 위주로 적용되다가 2021년 글로벌 TV 제조사로 확대된 바 있다. 최근에는 모니터, 자동차 등으로 응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제네시스 GV80 시리즈에 차량용 웹OS를 도입, 자동차 안에서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볼 수 있게 했다. 이전에는 유튜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는 LG전자가 밀고 있는 VS사업본부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지점이다. 조 사장은 임직원 대상 'CEO 펀톡(F.U.N Talk)'에서 "모빌리티 핵심 트렌드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 대한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중장기적으로 LG전자는 웹OS 탑재기기를 오는 2026년 약 3억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TV 제조사 300곳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했고, 제휴 콘텐츠는 2000개 중후반까지 늘어나면서 현실 가능성을 높인 상태다.

또한 주목할 부분은 지난 5월 텐스토렌트와 프리미엄 TV 및 차량용 제품 고도화를 위한 차세대 오픈소스인 리스크파이브(RISC-V), AI 및 비디오 코덱 칩렛 개발에 나서기로 한 점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텐스토렌트는 AI용 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인텔, AMD, 애플, 테슬라 등을 거친 반도체 업계 전설적인 인물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어 화제가 된 회사이기도 하다.

LG전자와의 협업에 대해 짐 켈러 CEO는 "자신 만의 반도체 로드맵을 갖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LG전자는 업계 거인으로서 미래 칩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자사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동맹으로 LG전자는 다방면에서 텐스토렌트의 AI 반도체 노하우를 접목할 수 있게 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화질을 개선하는 알파나인 프로세서, 차량용 반도체 모듈, 업(UP) 가전용 프로세서 등 개발 및 최적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올해 7월 UP 가전 2.0을 선보이면서 가전제품 전용 AI칩 'DQ-C' 등을 선보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대비 AI와 음성인식 등 기능 지원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일부 세탁기와 건조기, 에어컨 등에 AI 기술을 투입하면서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LG전자 창원사업장

◇등대공장부터 로봇까지…"AI에 진심"

LG전자는 생산라인 효율화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언론에 공개한 경남 창원 'LG 스마트파크'가 결과물이다. 해당 사업장은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등대공장은 첨단기술을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밝힌다는 뜻을 내포한다.

주요한 특징은 '혼류 생산'이다. 하나의 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양산하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을 분석 및 예측하는 디지털 트윈 솔루션도 사용되고 있다.

LG전자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30초마다 공장 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 상황을 내다보고, 우려되는 문제를 미리 해결하게 한다. 향후 LG전자는 글로벌 생산거점에도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2024년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정대화 사장은 관련 분야를 사업화한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20년부터 생산기술원장을 역임하면서 스마트팩토리 기반을 구축한 인물이다. 앞으로도 스마트팩토리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 스마트팩토리 바탕에는 로봇 기술이 있다. 회사의 무인운송로봇(AGV) 등은 대외적으로도 활약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자사 AI 자율주행 로봇은 전남 광양 포스코 제철소 지하에서 시설관리 실증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전부터 양사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고도화를 위해 힘을 모아왔다.

LG전자의 클로이 시리즈도 미래 성장을 이끌 제품군이다. 국내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이래 안내, 서빙, 교육 등으로 분야를 넓히면서 로봇 솔루션 확대 적용을 지속하고 있다. 백화점, 지하철 역사, 박물관, 호텔, 병원, 물류센터 등이 클로이 활동 무대다.
'알파블'을 소개하는 조주완 LG전자 사장

◇세계 3대 모터쇼 참가, 알파블 등장

지난 9월 LG전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알파블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가 고객 필요에 따라 휴식·여가 공간 등으로 자유롭게 변형되고, AI 알고리즘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하는 등 혁신적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AI 솔루션을 전장에 적극 도입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CES2024에서 알파블의 세부 청사진이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은 "알파블은 이전에 공개한 자율행 콘셉트카 '옴니팟'보다 흥미로운 내용이 담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LG전자의 '2030 미래비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알파블이 꼽힌다.

한편 LG전자는 사내벤처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스튜디오341'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I와 스마트폰,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메타버스 등 유망 산업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함이다.

해당 프로그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업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스튜디오341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LG전자 임직원의 역량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LG전자의 인적 자산에 블루포인트의 스타트업 전문성을 결합해 '생활의 혁신'을 가져오는 팀을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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