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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 로드맵]엑사원 생태계 확장, 계열사·파트너사 협업①LG AI연구원 출범 3주년, 자체 플랫폼 검증·고도화 지속

김도현 기자공개 2023-12-13 11:12:59

[편집자주]

오픈AI의 챗GPT가 출시한 지 1년이 넘었다.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하며 단숨에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게임체인저'로 거듭났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응 전략 모색에 나선 가운데 LG는 그룹 차원에서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담조직인 AI 연구원을 필두로 주요 계열사가 지원사격하는 분위기다. LG의 AI 육성과 전략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인공지능(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사람들의 삶은 더 가치 있게 돕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LG AI연구원이 그룹을 대표해 기업 스스로 변화와 혁신의 방법을 발전시켜나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다."

구광모 LG 회장의 LG AI연구원 출범 축하 메시지다. LG그룹이 생각하는 AI와 AI연구원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발언이다. 해당 조직은 LG경영개발원 산하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6개 계열사와의 AI 공동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설립 당시 "최고의 AI 인재를 영입하고 그룹의 AI 전문가를 육성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진정한 AI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며 "최우선 과제는 그룹 내 계열사에 산재한 난제들을 AI 연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고 목표 및 존재 가치를 설명한 바 있다.

지난 7월 '엑사원 2.0' 소개하는 배경훈 원장

◇태생부터 주목받은 엑사원, 2.0으로 진화

지난 2020년 12월 설립된 LG AI연구원은 최근 3주년을 맞았다. 2년 전 직접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상위 1% 전문가를 표방하는 엑사원은 'EXpert Ai for everyONE'의 줄임말이다.

엑사원은 개발 초기부터 시각, 청각 등을 비롯한 여러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정보를 주고받는 개념인 '멀티모달' 기반 혁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텍스트 또는 이미지만 생성하는 타사 제품과 달리 둘 다 생성하는 AI 모델이라는 점은 업계 내 고평가의 배경이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내세워 언어와 이미지를 이해하고 생성하면서 전문 문헌까지 해석할 수 있는 생성형 AI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심산이다. 실제로 이를 고도화해 엑사원 2.0까지 내놓게 됐다.

엑사원 2.0은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특허, 논문 등 약 4500만건 문헌과 3억5000만장 이미지를 학습했다. 현존하는 전문 지식 데이터 대부분이 영어로 된 점을 감안해 엑사원 2.0을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모델로 개발했다. 학습 데이터 양은 기존 대비 4배 이상 증가시켜 성능을 향상하기도 했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문제를 해소하고자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의 경량화, 최적화 기술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엑사원 2.0 초거대 언어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처리 시간과 메모리 사용량을 각각 25%,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멀티모달 모델의 경우 더 나은 품질을 위해 메모리 사용량은 2배로 늘리면서 추론 시간을 83% 단축했다. 이는 비용 66%를 낮추게 했다.

엑사원 2.0의 3가지 플랫폼

엑사원 2.0은 3가지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전문 데이터를 분석하는 대화형 AI 플랫폼 '유니버스' ▲화학·바이오 논문을 분석하고 가상실험하는 '디스커버리'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아틀리에' 등이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사전 학습한 데이터 토대로 답변을 생성하는 챗GPT 등과 달리 도메인별 최신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 대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엑사원 디스커버리에는 분자 구조, 수식, 차트, 이미지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읽고 학습할 수 있는 '심층문서이해(DDU)' 기술이 적용됐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데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짝은 이룬 '페어(Pair) 데이터'를 학습시킨 결과물로써 이미지 생성과 이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작권이 확보된 데이터만 학습해 관련 이슈를 미연에 방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LG 계열사는 물론 빅테크 기업들은 엑사원 2.0에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

엑사원 기반으로 디자인한 옷을 입고 있는 모델들

◇무궁무진한 응용처, 산업 현장서 하나둘씩 적용

앞서 LG AI연구원은 대표적인 엑사원 적용 사례로 LG전자의 AI 컨택센터(AICC)를 소개한 바 있다. AICC는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 및 요약하고 적합한 답변이나 콘텐츠를 제안한다. LG AI연구원은 국내 시범 운영을 거쳐 AICC를 올해 하반기 정식 서비스로 전환했고 내년부터 영어권 국가로 확대할 방침이다.

추후 LG전자는 엑사원을 가전 등에 도입해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포장 디자인 상품화,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 개발 과정 엑사원 아틀리에를 이용했다. LG화학 등도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부에서도 엑사원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아마존웹서비스(AWS)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LG AI연구원이 '이미지 투 텍스트 캡셔닝' 솔루션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솔루션은 엑사원이 토대로 이미지를 입력하면 텍스트로 변환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미국에서 개최된 'F/W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엑사원으로 디자인한 옷이 공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리은행이 엑사원 투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 대출 등 금융 특화 플랫폼 구축 차원이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유니버스를 공급한다는 후문이다.

다만 진정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데이터 공유 및 보안 위한 긴밀한 논의, 명확한 활용 가이드 라인 확립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LG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계속 테스트하고 다각도로 방법을 찾아가는 단계"라면서 "올해와 내년 기술검증(PoC) 작업을 거치면 사용처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도입 목적에 따라 맞춤형 AI 반도체를 장착하고 있다. 엔비디아, 구글, AWS 등이 협업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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