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검토 3년치 연봉 지급, 퇴직 프로그램 설명회 진행…회사 "복지 프로그램의 일환"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18 11:06:04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14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C&C가 사실상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회사 측은 50대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복지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선 일정 조건을 제시하고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지 않은 임직원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희망퇴직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SK C&C는 올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다. 다만 실적이 영업과는 별개로 자회사의 배당에 좌우되는 구조다. 오히려 자체 실적은 크게 변동이 없는 편이다. 이번 움직임 역시 실적 악화에 따른 조치라기보다는 선제적으로 인력운용을 효율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 C&C가 지난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프로그램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3년치 연봉을 지급하며 대학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는 학자금도 미리 지급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SK C&C가 이같은 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 C&C에 정통한 관계자는 "따로 제한을 두지 않고 일단 신청은 다 받는 걸로 열어놓았다"며 "인사팀에서 선정 과정을 거쳐 최종 퇴직자를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 C&C는 SK그룹의 SI(시스템 통합) 업체다. 원래 독립법인으로 운영됐으나 2015년 SK㈜와 합병했다. 합병된 이후에도 사실상 독립법인처럼 운영되고 있다. 그룹 내 전산시스템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 시스템 종합관리 등을 전담한다. 계열사의 캡티브(Captive) 수요에 기반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퇴직자의 '세컨라이프'를 지원하는 퇴직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내부 임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SK C&C 관계자는 "경영협의회에서 검토된 내용으로 복지의 일환"이라며 "현재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영협의회는 경영진과 구성원으로 구성된 협의체로 주로 조직 운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조직이다.
이 관계자는 "정년을 3~5년 앞둔 임직원들이 주요 대상으로 40대나 50대 초반의 젊은 임직원들은 굳이 신청할 이유가 없다"며 "그간 퇴직을 앞둔 임직원들의 인생 설계를 위한 복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꾸준히 있어왔다"고도 덧붙였다.
업계는 3년치 연봉이라는 조건에도 주목하고 있다. SI 업계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내부에서 인력 효율화의 필요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특히 SI 업체는 인건비의 비중이 높다.
SK㈜ C&C는 올들어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별도기준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6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반면 별도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4% 감소했다. 회사 측은 반도체 경기가 악화하면서 자회사의 비경상적 배당수익이 감소한 영향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올들어 희망퇴직을 진행한 SI 업체로는 포스코DX가 있다. 만 45~53세가 대상으로 2~3년치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9년 만에 매출 1조 클럽에 재가입하는 등 실적을 둘러싼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선제적으로 인력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LG이노텍·LG디스플레이, 유리기판 사업화 시동
- [Company Watch]시노펙스, 반도체 필터 성장에 혈액투석 신사업까지 '본궤도'
- [i-point]제이엘케이, 'JLK-LVO' 혁신의료기기 통과
- [i-point]포커스에이아이,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유공 표창장 수상
- [thebell interview]"매출 1000억 이어 신사업 두 마리 토끼 잡을 것"
- [Red & Blue]테마 바람 탄 아이스크림에듀, 사업 경쟁력 '재조명'
- 제노스코 '상장 불발' 이후, 오스코텍·메리츠 복잡한 셈법
- [클리니컬 리포트]동아ST의 메타비아, 위고비 빈틈 겨냥 '비만약' 내약성 입증
- 유유제약, 수익성 개선에 쌓이는 현금 '차입 축소' 행보
- 동성제약, 자금조달 '총력' 자사주 매각 이어 20억 유증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교보생명, 교보금융연구소장으로 UBS 출신 영입
- 신한금융,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자산운용 사업 철수
- [금융지주사 조직 분석]신한금융지주에서 '부사장'이 되려면
- [금융지주사 조직 분석]임원 비중 5% '별따기 힘든' 신한금융지주
- [생명보험사는 지금]'넘사벽'이 되어버린 삼성생명의 고민은
- [생명보험사는 지금]30년 넘게 이어진 빅3 체제, 깨질 수 있을까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흑자 기조 이어간 KB미얀마은행, 웃지 못하는 이유
- [은행권 신지형도]'대형은행' 틈바구니 속, SC제일은행이 선택한 해법은
- 내부통제위원회 구성 마친 4대 금융, 구성 살펴보니
- 우리은행, 폴란드에 주목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