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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동선 넥스트스텝]설악 프리미엄 단지 개발, '4600억 투자' 시험대②코로나 거치면서 몸집 슬림화, 차입 늘리거나 리조트 선분양해 자체 자금 조달 가능성

변세영 기자공개 2023-12-15 07:22:15

[편집자주]

김동선 전무가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명실상부 한화그룹 최고경영진 레벨에 올랐다. 올해부터 독립경영을 시작한 한화갤러리아는 '럭셔리 스토어'라는 본업을 넘어 식음료사업 론칭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한화그룹 유통부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더벨은 김동선 부사장의 지금까지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유통과 호텔 등 리테일 사업 방향을 조명하며 과제를 탐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그룹에서 리테일 사업을 도맡는다. 백화점과 리조트·호텔 사업이 가장 큰 축이다. 김 부사장은 한화에너지 등을 거쳐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둥지를 틀고 프리미엄 레저그룹장으로 경영 참여를 본격화했다. 현재는 전략부문장 직함을 달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9년부터 실적 부침을 겪었지만 지난해 흑자를 달성하며 추세 전환에 성공했다. 김 부사장 체제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본격적으로 설악부지 개발에 집중하며 사업을 확장하는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4600억원을 투자해 설악 단지를 프리미엄 휴양지로 조성하겠다는 플랜이다.

◇한화솔루션의 골프장·리조트 양수, 3남 김동선 살리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0년대 후반 특급호텔 경쟁에서 밀리면서 줄곧 적자에 시달렸다. 연결기준 2019년 영업손익은 -251억원, 2020년 -952억원, 2021년 -5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재무건전성도 나빴다.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489%에 달했다. 그러다 지난해 매출액 7359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351.2%로 낮아졌다.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었던 요인은 군살 빼기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식자재 및 급식사업(FC)부문을 떼어내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춘천골프사업본부, 지리산사업본부, 태안리조트 등을 연이어 정리했다. 해외 자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 니세코 콘도와 사이판 월드리조트를 처분했다.

이때 구원투수는 한화솔루션이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구조를 보면 ㈜한화가 최대주주(49.8%)고 한화솔루션(49.57%)은 간발의 차이로 2대 주주다. 한화솔루션은 춘천골프장과 제이드가든 수목원 운영사업(584억원), 지리산사업장 토지·건물(104억원) 등을 양수하며 숨통을 틔워줬다. 대략 1003억원 규모다.

한화솔루션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부터 자산을 넘겨받은 공식적인 목적은 럭셔리 부동산 플랫폼 사업 추진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룹차원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궁극적으로 김 부사장을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가 동원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최대주주 ㈜한화 역시 자금보충약정을 통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직간접적으로 재정 지원에 나서고 있다. 만약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할 경우 ㈜한화가 돈을 빌려주거나 출자를 단행하는 등 자금보충인이 된다. 자금보충금액은 493억원 규모다.

◇수 천억원 자금 조달 필요, 그룹차원 지원 vs 자체조달

김 부사장은 오는 2026년까지 4600억원을 투자해 설악 복합단지를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설악 쏘라노를 프리미엄 휴양 빌라 단지로 재단장하는 마스터플랜이다. 당초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320억원을 투자해 1단계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최근에 2단계 플랜이 어느 정도 추가되면서 예상 공사기간과 비용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관전 포인트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현금성 자산은 1194억원으로 지난해 말(785억원)대비 52% 증가했지만 아직 투자 소요액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의 추가적인 지원이 이뤄질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또 다른 골프장 등 자산을 양수해 유동성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다시 한번 유상증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21년 11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00억원을 조달했다.

반면 김 부사장의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위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크다는 해석이다. 대표적으로 차입을 확대하는 것이다. 실제 2020년까지만 해도 차입금의존도가 30%에 달했으나 올 3분기 말 기준 16%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이 밖에 설악 리조트 분양수익을 일으켜 이를 공사비에 투입해 자금 소요 폭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도 있다. 설악 빌라 단지는 직영으로 전개되는 만큼 자산유동화는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속초는 직영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리조트 분양이 이뤄질 것 같다"면서 "아직 정확한 자금 조달 계획 등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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