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전남 나주공장의 생산라인 일부를 폐쇄한다. 설비 노후화로 경제성이 떨어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잦은 민원과 신·증설 투자 무산 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나주공장 내 아크릴산 생산라인을 올해까지만 가동한다.
나주공장은 LG화학(당시 럭키)이 1984년에 설립한 공장으로 옥탄올과 부탄올, 친환경 가소제, 아크릴산 등을 생산해왔다. 아크릴산 생산 설비는 1987년에 지어졌다. 당시 LG화학은 일본촉매화학(현 일본촉매)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들여와 500억원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아크릴산은 주로 화학섬유와 도료, 접착제, 코팅제 등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그로부터 40여년 가까이 지난 현재 LG화학은 설비 노후화로 경제성이 떨어지자 결국 생산라인 폐쇄를 결정했다. 관련 인력은 다른 부서로 재배치된다. LG화학 나주공장 근무 인원은 협력업체 소속 직원을 포함해 500여명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향후 여수공장에서만 아크릴산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여수공장 증설을 통해 연산 70만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나주공장의 아크릴산 생산을) 중단한 것"이라며 "여수공장만으로도 생산 물량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LG화학의 결정이 당장 지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옥탄올 등 다른 생산라인이 같은 논리로 중단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최근 LG그룹에 공장 축소 결정을 재고하고 상생을 도모하자는 뜻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지난 26일에는 업무차 상경한 김에 구 회장과 LG화학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을 만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LG그룹은 지난 22일 종무식을 끝으로 올해 업무를 종료했다. 업무 특성상 근무가 불가피한 직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이 휴가를 떠났다. 윤 시장 측은 내년 초로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나주시의회도 LG화학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LG화학 나주공장 측은 최근 간담회에서 "그룹 차원의 결정"이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LG화학은 단계적으로 나주공장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근간에는 지속적인 민원도 제기됐다. 나주공장은 설립될 당시만 해도 주거 지역과 떨어져 있었다. 이후 인근(나주시 송월동 일대)에 KTX 나주역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주민 생활권이 확대되자 나주공장은 타의로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게 됐다. 공장 1km 내에는 아파트와 유치원, 학교가 몰려있다. 시 관계자는 "공장에서 불꽃이 튀거나 수증기만 보여도 민원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17년 상생 차원에서 나주공장 유휴부지에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센터를 신설하고 친환경 가소제 공장을 증설하려고 했으나 충남 대산공장 쪽으로 투자처를 바꿔야했다. 당시 나주시가 주민 반발과 지방선거 표심을 의식해 인허가 절차를 1년 넘게 미룬 탓이다. LG화학은 이후 나주시 내 추가 투자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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