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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승부수]함영주 회장, M&A 의지 '톤 다운'…내실경영 무게하나금융, 새로운 성정 전략 모색…부담 적은 '제휴·투자'가 우선순위

최필우 기자공개 2024-01-03 07:36:1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사에 인수합병(M&A)을 언급했다. 다만 협업 방식의 하나로 M&A를 제안했을 뿐 비교적 부담이 적은 제휴나 투자를 우선순위에 뒀다. '비은행 M&A'라는 명확한 아젠다를 던진 지난해 신년사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비은행 분야 성장이 정체된 최근의 시장 흐름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KBD생명 인수를 검토하다 중단한 것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점유율 상승과 이익 극대화에 치중하는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모델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비은행 M&A→제휴·투자…노선 변경되나

2일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손님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해 M&A에 신중을 기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함 회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는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M&A보다 제휴·투자를 우선순위에 둔 것이다.

'비은행' 키워드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달라졌다. '비은행 M&A'를 전면에 내세운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0년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밝혔다.

올해 비은행 분야에서 공격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하나금융이 M&A를 검토하고 있는 보험업, 카드업은 대규모 자본확충이 수반돼야 하는 업종이다. 하나증권 등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진화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타업종에 자본을 투입하는 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에도 M&A에 신중을 거듭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발을 뺐고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중단을 선언했다. 잇따라 인수 작업을 중단한 만큼 다음 매물에 접근할 때는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M&A와 비교해 제휴와 투자는 부담이 덜하다. 투입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작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체에 분산해 투자할 수 있다.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뒤 후속 지분투자나 M&A를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전략에 있어서도 위험 부담이 큰 M&A보다 지분 투자 방식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성공방정식' 모색…예시로 '트레블 로그' 언급

또 함 회장은 "우리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이 하나금융의 결정 범위에 있지 않지만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은행과 비은행 분야를 막론하고 점유율을 높이고 순이익 극대화에 치중하는 기존의 성장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고 덩치를 키우기 위한 M&A도 효율적이라 보기 어렵다.

하나카드의 환전 서비스 '트레블 로그'를 언급한 데서 함 회장이 염두에 둔 성공 모델을 엿볼 수 있다. 함 회장은 수수료를 수취해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고객 편의 제공과 카드 해외 사용액 점유율 확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트레블 로그를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하나카드는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철수하고 트레블 로그 서비스 강화에 매진해 가입자 수 300만명을 넘어설 수 있었다. 이와 같이 M&A보단 고객 효용 확대에 기반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제휴와 투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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