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차전지 해부]'양극박' 전담하는 법인 출범, 사업 확장 속도낸다⑤롯데알미늄 사업부문 물적분할 실시…외부자금 유치 나설 듯
김위수 기자공개 2024-01-08 08:07:45
[편집자주]
원료, 소재부터 완제품인 셀까지. 이차전지 사업은 그 자체로 기업가치 '레벨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이중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해 주목받은 포스코·에코프로는 올해 중 주가가 말그대로 수직상승하기도 했다. 시장의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지만 재계 6위 그룹인 롯데 역시 화학 계열사들의 사업 중심을 이차전지로 이동시키기 위해 거금을 투입했다. 신동빈 회장의 베팅은 성공할까. 더벨이 롯데그룹의 이차전지 사업을 다각도로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에 양극박 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이 설립된다. 양극박은 알루미늄을 매우 얇게 가공해 만드는 소재로 이차전지 양극재의 집전체 역할을 하는 소재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알미늄이라는 법인이 양극박 사업을 진행해 왔다. 단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사업은 물론 자동판매기와 쇼케이스, 골판지 박스, 음료용 캔 및 페트 제조 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다.이에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양극박·일반박 사업을 물적분할한다는 방침이다. 자금조달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 양극박 법인, 오는 4월 출범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및 일반박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롯데알미늄비엠주식회사(가칭)'를 신설할 예정이다. 캔·연포장·골판지·생활용품·페트 사업부문도 '롯데알미늄피엠주식회사(가칭)'로 독립시킨다. 이에 따라 롯데알미늄 기존 법인에는 자동판매기와 쇼케이스 사업부문만 남게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4월이다. 롯데알미늄의 대표이사인 최연수 전무가 신설법인의 대표이사 직책도 겸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알미늄 관계자는 "각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며 "양극박 사업의 경우 해외 공장 확장을 진행 중이라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자금조달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알미늄은 안산공장에 연산 1만1000톤(t) 수준의 이차전지용 양극재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총 1200억원을 투입해 헝가리에 양극박 생산공장을 설립, 생산능력을 연산 2만9000톤까지 늘렸다. 현재는 헝가리 공장 증설과 미국 신규 공장 설립이 진행 중이다. 헝가리 공장에는 2026년까지 880억원, 미국 공장에는 2024년까지 41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양극박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여의치만은 않았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별도 법인 설립을 통해 외부자금 유치 등을 추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롯데알미늄의 투자는 회사가 보유한 자체 자금과 차입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더해 롯데케미칼이 미국 자회사를 통해 롯데알미늄이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해 세운 법인의 지분을 70% 확보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한 일도 있다. 신설 법인 설립으로 자금조달이 보다 용이해질 경우 양극박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롯데그룹 이차전지 사업 '의지'
롯데알미늄의 양극박 및 일반박 사업부문 물적분할은 이차전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롯데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사안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이차전지 사업에 있어 상당히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나선 일은 이차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이전에도 롯데케미칼을 통해 전해액에 들어가는 유기용매, 분리막용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 사업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차전지 주요 소재와 관련한 포트폴리오를 갖추지는 못했다. 인수합병(M&A)을 위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2조70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했는데, 이차전지 주요 소재로 꼽히는 동박 사업에서 전세계 시장에서 손꼽히는 위치에 있는 기업을 인수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양극박의 경우 이차전지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양극박 제조 업체 중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 곳이 롯데알미늄뿐이다. 이같은 강점을 활용할 경우 빠른 속도로 양극박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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