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VC 로드맵]박영호 라구나인베 대표 "스케일업·세컨더리펀드 집중"지난해 40개사 250억 투자…"AUM 2000억 돌파 가시권"
이영아 기자공개 2024-02-06 09:02:35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시장은 지난해 바닥을 찍었다고 본다. 앞으로 나아질 일만 남았다는 의미다. 올해는 세컨더리펀드(500억원) 펀딩을 완료하고, 스케일업펀드 멀티 클로징을 통해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케일업펀드는 최대 700억원 규모로 꾸릴 예정이다."박영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우스는 지난해 모태펀드 2차 정시출자 사업에서 △스케일업 중견도약 중소형 △세컨더리 분야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따내며 펀드 결성 기회를 얻었다.
박 대표는 중소형 하우스인 라구나인베스트먼트의 강점으로 '투자재원 적극 소진'을 꼽았다. 탄탄한 트랙레코드가 바탕이 된다. 박 대표는 남다른 투자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카카오와 김기사, W게임즈 등에 초기 투자한 인물이다. 투자기업 멀티플 평균은 4배가 넘는다. VC 업계 평균(1.6배) 대비 훌쩍 높다.
박 대표가 강조한 투자 철학은 '사람 아닌 시장을 먼저 보는 것'이다. 단순히 창업팀의 트랙레코드만 보는 게 아니라, 되는 시장에서 사업계획을 현실화하는 팀을 발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라구나인베스트먼트는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콘텐츠를 관심 분야로 두고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펀딩 혹한기 뚫고 신규 펀드 결성 성과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에도 라구나인베스트먼트의 활약은 이어졌다. 지난해 40개 기업에 250억원을 집행했다. 대표적 사례는 △'포카마켓' 운영사 인플루디오 △'자리톡' 개발사 콜버스랩 △양자 컴퓨팅 '큐노바' 등이다. 라구나인베스트먼트가 강점을 지닌 정보통신기술(ICT)과 테크 기업 발굴이 이뤄졌다.
박 대표는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은 온도차가 명확한 시장이었다"라며 "초기투자 시장은 시리즈B, C와 비교했을때 투자 규모가 혹한기 이전 대비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력 있는 기업을 좋은 밸류에이션으로 협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초기투자 질은 더 좋아졌다고 본다"고 전했다.
펀딩 성과도 냈다. 모태펀드 정시출자 2차 사업에서 스케일업과 세컨더리 분야 GP 자격을 따내는 겹경사가 있었다. 이중 스케일업펀드는 출자자(LP) 모집을 마무리하고 이달 결성을 앞두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LP가 대형 하우스를 선호하는 흐름이 심화하는 어려움을 뚫고 얻어낸 성과다.
박 대표는 "스케일업펀드는 500억원 규모로 LP 모집을 완료했고, 오는 20일 결성 예정"이라며 "이르면 오는 5월 멀티 클로징을 통해 규모를 최대 70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컨더리펀드는 연장 신청을 해뒀고, 스케일업펀드가 마무리되는 대로 빠르게 결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회수 성과 톡톡, 투자 기업 IPO 기대감
지난해 탄탄한 트랙레코드도 여럿 추가했다. 일부 구주를 매각하며 좋은 회수 성과를 냈다. △아이디어허브(멀티플 3배) △브이드림(멀티플 8배) 등이 대표적 사례다. 웰마커바이오, 이지템, 퓨처메디신, 아이디어허브, 타임트리, SDT, 보라스카이 등은 올해나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실탄을 바탕으로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간다는 포부다. 특히 시드투자 이후 라운드인 시리즈A, B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스케일업 펀드 평균 투자금이 30억원이 돼야하기 때문에 시드 라운드보다 상대적으로 후기 단계 투자도 적극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주력해온 ICT, 테크, 콘텐츠 분야 투자도 이어간다. 박 대표는 "우리가 잘하는 분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6년 동안 6개 펀드를 결성했는데, 펀드 결성 1년만에 투자금을 매번 소진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 시장 전반적으로 미집행 약정액이 쌓여있는 상황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투자 집행에 열정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세컨더리펀드 결성과 스케일업펀드 멀티 클로징 작업도 속도를 낸다. 두 펀드가 목표한 대로 순조롭게 완료될 경우 운용자산(AUM)은 2000억원을 넘기게 된다. 박 대표는 "투자여력에 따라서 펀드레이징 계획을 유동적으로 세워두는 편"이라며 "투자금이 소진되면 늘 바로 펀딩에 나섰다"고 했다.
◇풍부한 산업 경험, 글로벌 투자도 시동
2018년 설립한 라구나인베스트먼트는 어느덧 설립 7년차를 맞았다. 하우스는 투자 보폭을 글로벌 시장까지 점진적으로 넓히고 있다. 대표 사례는 △공유 캘린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타임트리' △대규모언어모델(LLM)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 △소셜미디어(SNS) 어학 공부 서비스 '하이비' 등이다.
박 대표는 "해외 투자는 운용중인 펀드에서 비목적 투자로 할 수 있는 만큼 시도할 계획"이라며 "관심 있는 시장은 일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로컬 VC가 적기 때문에 우리가 진출해도 메인 스트림에서 활동할 수 있고, IPO도 용이할 뿐더러 정책으로 인한 창업 관심도 늘어가는 추세"라고 했다.
라구나인베스트먼트의 AUM 목표 또한 마찬가지다. 제한을 두지 않는다. 설립초기부터 '심사역 10명이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하우스 구성원 모두 상호보완적인 존재로, 투자기업의 재무적 동반자는 물론 사업기획, 마케팅, 인재영입 모든 과정의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 출신 인력이 많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네이버와 네시삼십삼분, 조이시티, 엔드림,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 몸담았다. 박형준 라구나인베스트먼트 공동 대표는 동부하이텍, 네시삼십삼분,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경력을 쌓았다. 여기에 삼일회계법인, 교보증권, LB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친 구경모 전무가 힘을 보태고 있다.
박 대표는 "주변 생태계에 생명줄이 되는 ‘사막의 라구나’처럼 "벤처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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