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 Stock]YG플러스, '테디'의 더블랙레이블 걸그룹 수혜볼까YG엔터와 주가 '커플링' 고민, 고객 및 IP 다변화로 실적안정성 제고
이지혜 기자공개 2024-02-19 08:21:22
[편집자주]
콘텐츠사업과 주식의 공통점은 '도박'에 비유된다는 점이다. 잘 키운 IP(지식재산권), 좋은 투자 한 번으로 순식간에 거액을 벌 수 있지만 한순간에 큰 돈을 날릴 수도 있다. 예측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콘텐츠기업을 정식 산업으로 인정했고 콘텐츠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IP를 재생산, 성장성을 입증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지금 주목받는 IP는 무엇일까. 이로 인해 콘텐츠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IP와 기업가치 간 '고차방정식'을 더벨이 풀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 PLUS(이하 YG플러스)가 2024년 주가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선두 음반·음원 유통사로서 고객 다변화를 이뤄낸 덕분이다.특히 올해는 더블랙레이블의 신인 아이돌그룹 데뷔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더블랙레이블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은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기획사다. 더블랙레이블은 YG플러스와 단독으로 음반·음원 유통계약을 맺고 있다.
◇About Company : 실적과 정반대, YG엔터 주가와 ‘커플링’…블랙핑크 이탈 여파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YG플러스 주가가 최근 3년 내 최저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YG플러스 주가는 이날 4200원에 장을 마쳤다. 직전 거래일 대비 0.6% 올랐지만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다. YG플러스의 52주 신저가는 종가 기준으로 4000원이다.
YG플러스 주가는 2021년 말 이래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1년 11월까지만 해도 주가가 1만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4000원대를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다. 2~3년새 주가가 반토막 난 셈이다.
YG플러스 주가는 실적과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YG플러스는 2022년과 2023년 등 2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2023년 실적은 이미 2022년 연간실적을 제쳤다.
그런데도 주가가 하락한 데는 모회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YG플러스 주식은 엔터테인먼트산업, 특히 YG엔터테인먼트 주가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이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YG플러스는 YG엔터테인먼트 주가와 함께 오르내리는 경향을 보였다. YG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블랙핑크의 재계약 여부로 울고 웃을 때 YG플러스도 그런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는 의미다.
YG플러스가 YG엔터테인먼트 주가와 함께 오르내리는 이유는 한 가지다.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YG플러스의 최대주주는 YG엔터테인먼트로 지분 30.22%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와 친동생이자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인 양민석 CEO로 3.47%의 지분을 쥐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YG플러스 지분을 50% 미만으로 보유했지만 관련 활동을 지시할 수 있는 힘이 있고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사용할 능력이 있으므로 종속기업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YG플러스의 주가 하락 배경은 모회사 YG엔터테인먼트의 악재 탓으로 볼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월 초 메가IP 블랙핑크와 그룹 전속 계약을 맺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개별 멤버와 전속 계약을 맺는 데에는 실패했다. YG엔터테인먼트 주가가 YG플러스와 함께 곤두박질한 근본적 배경이다.
◇About IP : 더블랙레이블과 협력 기대, 신인 걸그룹 데뷔 모멘텀 될까
YG플러스는 자체 사업으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외 고객을 확보해 실적성장세를 이어가면서다. 이렇게 되면 모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 이슈로 올해 실적이 줄어들더라도 YG플러스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고객 다변화의 대표격으로 더블랙레이블이 꼽힌다. 더블랙레이블은 YG엔터테인먼트의 간판 프로듀서였던 테디가 이끄는 기획사. 빅뱅의 태양, 전소미, 자이언티 등 가수와 배우 박보검 등이 소속되어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아들인 가수 로렌도 더블랙레이블에 몸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더블랙레이블 지분을 21.59% 쥐고 있어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 상 관계가 있을 뿐 더블랙레이블은 사실상 테디가 독립해 세운 기획사로 여겨지고 있기에 YG플러스와 사업적으로 긴밀하게 얽혀야 할 필요성이 큰 것은 아니다.
더블랙레이블은 올해 테디의 주도 아래 신인 걸그룹 아이돌을 데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당 걸그룹은 데뷔하기도 전인 지금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외손녀가 포함될 가능성이 떠올랐다. 일반적으로 신인 아이돌이 데뷔 전부터 화제를 일으켜야 데뷔 후 강력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의 성공을 이룬 셈이다.
YG플러스 관계자는 “더블랙레이블의 국내외 음원과 음반을 YG플러스가 독점적으로 유통하고 있다”라며 “2024년 블랙핑크에 따른 실적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신사업을 강화하고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아티스트와 적극 협력하는 한편 외부 인기 IP연계사업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YG플러스가 더블랙레이블의 음악을 독점적으로 유통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동안 구축해놓은 사업기반의 영향이 컸다.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YG플러스는 음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41.5%, 음원 분야 시장점유율 20.10%를 확보했다. 음반 분야에서는 1위, 음원분야에서는 2위에 해당한다.
다만 MD(굿즈) 제작 등에 있어서는 더블랙레이블과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돌과 관련한 MD사업은 콘서트 등과 함께 수익성이 가장 좋은 사업분야로 꼽히는데 더블랙레이블로부터 관련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IP & Stock: 고객 다각화, 블랙핑크 공백 메운다
YG플러스가 YG엔터테인먼트 외에도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실적 안정성을 위해서다. YG엔터테인먼트에만 의존한다면 YG플러스도 블랙핑크 등의 활동 공백 타격을 즉각 받을 수밖에 없지만 고객을 다변화한다면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하이브가 대표적이다. YG플러스는 하이브 등 주요 음악 제작사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어 음반과 음원을 유통하고 있다. 하이브와 하이브 계열사인 위버스컴퍼니가 YG플러스 지분을 각각 7.67%, 10.23% 보유한 배경이다.
덕분에 YG플러스는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YG엔터테인먼트와 거래한 금액은 모두 310억원으로 전체 연결기준 매출 총액 대비 17.9%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23.1%에서 거래 비중이 줄었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버추얼 걸그룹인 ‘이세계아이돌’이 YG플러스의 실적에 큰 보탬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세계아이돌은 스트리머 '우왁굳'이 기획하고 발굴한 버추얼 유튜버 크루다. 2021년 12월 데뷔곡 'RE:WIND'와 함께 6인조 걸그룹으로 데뷔했다.
YG플러스 관계자는 “이세계아이돌처럼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 외부 인기 IP를 활용하는 2차 IP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기획과 제작, 판매뿐 아니라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행사를 지원하며 음악사업자의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외부 인기 IP연계사업은 음원과 음반유통 외에 수익성 좋은 MD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YG플러스 관계자는 “중소 기획사 등은 자체적으로 MD사업을 영위할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중소 기획사와 YG플러스가 협력한다면 상생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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