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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ction Highlights]케이옥션, 윤형근·정상화 작품 경합률 관전포인트<2월> 단색화 거장 4인, 이중섭, 캐롤라인워커 작품 등 총 109점

서은내 기자공개 2024-02-21 08:11:56

[편집자주]

미술품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런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플레이어가 경매기업이다. 이들은 1차 시장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이 검증돼 유통성을 확보한 미술품을 2차 시장에 내놓는다. 자산으로서 미술품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가치 산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투자 루트가 경매라는 말이다. 매달 경매가 이뤄질 정도로 규모가 커진 미술시장에서 어떤 작품에 주목해야 할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며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미술품 경매 시장의 하이라이트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옥션이 올해 두번째 오프라인 '메이저 라이브'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은 총 109점으로 낮은 추정가 기준 총 작품가액은 약 80억원 수준이다. 올해 첫 경매였던 지난 1월(93점, 약 89억원)보다 출품 작품 수는 늘어난 반면 규모는 줄었다.

출품 작품의 총 가액은 고가 작품들이 많이 포함될수록 높아진다. 이번달이 전달에 비해 작품의 평균 가액 수준이 낮아지긴 했으나 그간의 오프라인 경매 때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게 케이옥션의 설명이다.

다만 고가 작품 중 기존 시장 가격 대비 낮은 수준으로 시작가가 형성된 작품이 다수 있어 경매 당일 경합률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시장이 침체된 상황임에도 주목도가 높거나 희귀성이 높은 작품들은 높은 경합률을 보여왔다.

케이옥션은 경매 출품 작품을 지난 9일부터 신사동 본사에서 전시해왔으며 21일 오후 4시 케이옥션 본사에서 경매에 부친다.


◇국내 작품 하이라이트: 윤형근 Burnt Umber & Ultramarine

먼저 이번 케이옥션 경매 도록의 표지를 장식한 작품은 윤형근 화백의 다. 해당 작품은 1990년대 윤형근 작가의 작품에서 두드러진 특징인 순도 높은 검정색을 바탕으로 한 간결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 추정가격은 3억원~6억5000만원 수준이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이번 윤형근 작가 작품에서 흐트러짐 없는 단순한 검은 기둥은 윤형근 특유의 표현력과 깊이감으로 울림이 그림에 국한되지 않고 공간 자체를 꽉 채우며 공간을 압도하는 듯하다"며 "제시된 가격 수준과 이번 전체 경매 작품들의 구성으로 볼 때 해당 작품이 도록의 표지에 선정될 만큼 의미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주목할 작품은 이배 작가의 시리즈 5점이다. 이배 작가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한 조명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다. 오는 4월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개인전 《달집 태우기》 개최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번 경매에는 <불로부터-KS8 White Line>을 비롯해 <붓질-76>, <붓질-Fe14> 등이 출품됐다.


◇해외 작품 하이라이트: 캐롤라이 워커

해외 작가 작품 중 주목도가 높은 것은 캐롤라인 워커 작품이다. 캐롤라인 워커는 동시대 미술신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82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현재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네일아트살롱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시작으로 여러 사회, 경제적 배경을 지닌 여성들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이번 경매 출품된 는 캔버스 위에 그려진 작품이며 국내 경매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작가의 작품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코헤이 나와 작품도 경매 결과를 지켜볼 만하다. 코헤이 나와는 교토 시립대학에서 미술 조각을 전공했으며 스티로폼, 크리스털 등 독창적 소재를 활용한 잭품을 선보여왔다. 현재 교토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작품은 도쿄현대미술관, 모리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돼있다.

최근 코헤이 나와는 국내 페이스갤러리에서 지난 1월까지 개인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페이스갤러리는 코헤이 나와의 전시 관람이 흥행하면서 기존 정해진 일정에 추가해 연장 전시를 하기도 했다. 이번 경매 출품작 은 혼합재료를 사용한 작품이며 추정가격은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이다.


◇갤러리 하이라이트: 김창열 <물방울 SA930-02>

경매를 앞두고 케이옥션 본관에서 진행된 출품작들의 전시 공간에서 특히 더 눈에 띈 작품이 있다. 김창열 화백의 120호 대작 <물방울 SA930-02>다.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작품은 1993년에 제작된 <물방울 SA930-02>과 100호 사이즈의 <회귀 SH97038>, 영롱하게 찍힌 물방울이 매력적인 1979년 작 <물방울 CSH34> 등 총 5점이 출품됐다.
케이옥션 전시장에 설치된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SA930-02> 작품(왼쪽). 120호/ 1993/ 추정가 1억8000만원~3억원.

◇투자 하이라이트: 윤형근·정상화 작품 경합률

이번 경매에서 가격적인 면에서 눈여겨볼 작품으로 시장에서는 윤형근 화백의 작품과 정상화 화백의 작품 두 점 <무제 90-2-10> <무제 79-3-20>을 주목하고 있다. 각각 낮은 추정가 기준 1억원, 2억2000만원으로 시작가가 형성됐다.

시작가의 결정은 우선 옥션 회사 내부 프라이싱 팀에서 1차 시장가격과 이전 경매가격을 참고해 기준 가격을 결정한다. 그 의견을 토대로 작품 위탁자와 논의를 거쳐 접점을 결정하는 식이다. 만약 위탁자가 원하는 가격의 수준이 시장가격 대비 높을 경우 조율을 거친다. 작품의 퀄리티가 매우 우수한 경우 높은 가격대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시장가격이 '괜찮은' 수준으로 나왔다는 의미는 여러 방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 위탁자와 프라이싱팀 간의 조율이 잘 됐을 수 있다. 또 위탁자가 소장한 기간이 길고 그 기간동안 가격의 상승이 충분히 이뤄진 경우일 수도 있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시작가가 낮은 수준으로 나온 작품의 경우 위탁자 입장에서도 비교적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더라도 충분히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이같은 케이스에는 시작가를 여유있게 낼 수 있게된다"고 말했다.

작품의 가격이 시장 기대치에 비춰 보다 좋은 수준으로 나온 경우 현장 경합이 유도될 가능성이 높고 결과적으로 실제로 낙찰되는 가격 수준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흥미있는 포인트다.

경매 시장 침체기에는 활황기에 비해 경매 경합도가 낮아진다. 반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회인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인기 작가 작품은 예외나 일반적으로 현재같은 분위기의 시장은 좋은 안목이 있다면 덜 치열하게 작품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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