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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기술특례상장의 명암]모범사례는 있다, 후속 레고켐 만들 전략 '제도 다변화'②바이오텍 조단위 기술이전 원동력 뒷받침, 초격차특례제도 등 신설

한태희 기자공개 2024-03-04 09:32:34

[편집자주]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바이오기업에 있어선 단비와도 같았다. 기술밖에 없는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비전을 연결하는 가교였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이 제도에 대한 평가는 '양가적'이다. 제도덕에 바이오 기업들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매출 및 법차손 요건 등 영속하기 어려운 허들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엔 기술성평가 후 거래소 심사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더벨은 달라진 바이오텍 기술특례상장의 양상과 명암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테오젠, 루닛,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곳 중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입성한 바이오텍이라는 점이다. 모두 조 단위 기술수출을 하거나 막대한 투자유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한국거래소도 이러한 모범사례를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주된 전략은 '특례제도 다각화'다. 바이오산업 내에서도 다양한 업종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며 유망 기업들을 발굴하는 일이다. 이들을 지원키 위해 새로운 특례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기존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 최근 도입된 초격차기술특례도 이 같은 제도적 장치 중 하나다.

◇'코스닥 우등생' K-바이오텍, 글로벌 기술수출로 성장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매출이 당장 나오지 않아도 기술력만 입증되면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일종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 중 하나다. 2005년 제도 마련 이후 이를 통해 상장한 바이오기업은 작년까지 총 105개다.


이렇게 상장한 기업 가운데 누가 우등생인지를 볼 수 있는 지표는 코스닥 시총 순위다. 코스닥 상위 50개 기업 중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입성한 바이오 기업은 4곳이다. 알테오젠, 루닛,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로 이들의 시가총액만 더해도 12조원을 뛰어넘는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조 단위 기술수출을 하거나 해외서 대규모 투자유치를 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나타내며 저력을 입증했다. 각기 다른 사업 모델 및 모달리티를 구축했지만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력이 해외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모범사례로 꼽힌다.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없었다면 이들의 탄생이 가능했을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안정적 연구개발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게 모범생을 탄생시킨 비결이다. 아직까지 바이오텍이 자체 신약 개발까지 도달한 이력은 없지만 초기단계 후보물질 기술이전을 통해 '자생력'을 확보했다.

2013년 상장한 ADC(항체-약물접합체) 기업 레고켐바이오는 대표적 모범사례로 꼽힌다. 2006년 설립 후 지금까지 총 13개의 후보물질 기술이전을 체결했고 계약 총액만 8조7133억원에 달한다.

레고켐바이오의 성장 배경에서 기술특례상장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2014년, 2016년, 2018년, 2021년까지 4번의 증자를 통해 원활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상장사'였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글로벌 기술수출로도 이어질 수 있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도가 없었다면 바이오벤처란 말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작년과 재작년 기술수출 성과가 크게 늘었는데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덕을 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당근, 특례상장 다각화 통한 문호 확대

한국거래소는 레고켐바이오와 같은 제2의 모범사례를 만들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전과 비교하면 전략엔 다소 차이가 있다. 신약개발사 외 바이오 업종 내 다양한 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특례제도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바이오 기업에만 특정됐던 기술특례상장을 2014년 전업종으로 확대하면서 본격화했다. 2017년 성장성추천, 이익미실현(테슬라), 사업모델 트랙이 새롭게 도입했다. 이후 신약개발사 외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부터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특례도 추가했다. 바이오 소부장 기업은 1개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 이상만 받으면 기술평가특례 상장 자격이 부여된다. 총 매출액 중 부품, 소재, 생산설비의 매출액 비율이 50% 이상이면서 중소·중견기업이거나 계열사 매출비중이 50% 미만인 대기업이 대상이다.

2021년엔 유니콘특례가 도입됐다. 시장 평가가 우수한 기업에 기술평가 절차를 간소화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이거나 평가기관 1곳에서 A등급을 받고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 요건을 충족한다. 2022년 상장한 보로노이가 유니콘 특례 상장 1호 기업이다.

작년엔 첨단기술 기업에 단수평가를 허용하는 초격차 기술특례가 신설됐다. 국가전략기술 및 국가첨단전략에 속하는 바이오헬스 기업은 A등급 이상 단수 기술평가로도 기술특례상장 신청이 가능해졌다. 중견기업이 최대 출자자라도 신청이 가능하도록 규정도 완화했다.

같은 바이오 산업이라도 다양성을 추구하며 업종 내 유망성에 따라 가중치를 두겠다는 기조다. 실제로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바이오 기술특례상장 통계를 살펴보면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타업종이 29곳으로 신약개발사 28곳보다 많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의 책임경영과 투자자 보호 등 균형이 필요한 시점에서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초격차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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