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변곡점, 에스디그룹 확장전략]조영식 의장 유일한 대표직 'SDB인베' 활용법 '주목'⑤100% 지분 개인회사, 부동산 본업 외 계열사 '전략적투자' 지원
한태희 기자공개 2025-03-24 07:33:09
[편집자주]
바이오노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주축인 에스디그룹은 인체 및 동물용 '진단'이라는 카테고리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넘보는 선두주자다. 팬데믹 때와 비교해 실적이 급전직하했지만 당시 키워놓은 체급을 기반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너 2세 경영 체제까지 본격화 하면서 제2의 도약을 겨냥하고 있다. 더벨은 에스디그룹의 벌크업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2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 전면에서 빠져 있는 조영식 회장이 대표이사 타이틀을 쥐고 있는 법인은 SDB인베스트먼트가 유일하다. 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로 부동산 투자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SDB인베스트먼트는 본업 외에도 에스디그룹의 확장전략에 있어 요긴한 역할을 하고 있다. 3000억원에 달하는 순자산을 활용한 투자로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 씨티씨바이오, 유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의 유의적인 지분율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IPO 구주 매출, 1800억대 현금 확보
에스디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SDB인베스트먼트 역시 2020년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가치를 키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2021년 말 기준 1800억원대 현금을 손에 쥐면서다.
SDB인베스트먼트는 2007년 명진종합관리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2013년 조 회장이 법인을 인수하면서 에스디그룹에 편입됐다. 2020년까지 1000억원대를 오가던 총자산 규모는 2021년 4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SDB인베스트먼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상장 전 조 회장, 바이오노트에 이은 3대주주로 주식 779만355주, 지분율 8.35%를 보유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IPO 당시 조 회장과 바이오노트가 아닌 SDB인베스트먼트의 보유 주식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확정공모가액이 희망밴드 상단인 5만2000원으로 정해지면서 SDB인베스트먼트는 497만6800주의 구주 매출로 2588억원을 벌어들였다. 같은 해 11월 36만8000주를 4만4400원에 장외매수하며 지금의 주식수인 318만1555주와 2.56%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2022년에는 바이오노트의 IPO에서 SDB인베스트먼트가 출자자로 참여한 펀드가 구주 매출을 냈다. SEMA-인터베스트 바이오헬스케어 전문투자조합, 인터베스트 4차 산업혁명 투자조합Ⅱ 등이 대상이다. SDB인베스트먼트의 출자 비율은 각각 9.72%, 3.15%다.
SDB인베스트먼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유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가 입주한 강남구 청담동 소재 빌딩 등을 소유하며 연간 40억원대 임대료 수익을 낸다. 최근에는 캡스톤자산운용으로부터 3성급 호텔 나인트리 바이 파르나스 서울 명동1을 인수하기도 했다.
◇피투자 기업 영향력 확대, 확장 전략 위한 지렛대 역할
SDB인베스트먼트의 쓰임새는 전략적투자로 확장되고 있다. 확보한 현금을 토대로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 씨티씨바이오, 씨티씨백, 유바이오로직스, 비욘드메타버스 등에 투자했다. 모두 유의적 영향력을 갖는 피투자기업으로 지분법을 적용해 평가하고 있다.

피투자기업의 지분율이 20% 미만이라도 투자기업이 피투자기업의 이사회 또는 이에 준하는 의사결정기구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면 지분법피투자기업에 해당한다. 대표이사인 조 회장은 유바이오로직스,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피투자기업이 에스디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사업적 협력 또는 지분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SDB인베스트먼트는 에스디그룹의 확장 전략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며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전략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SDB인베스트먼트가 2023년 말 9%대 지분을 보유한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노트와 항체 신약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의 백신 제조 자회사 씨티씨백과는 2020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의 공동 개발에 나선 바 있다.
◇파마리서치와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 계약, 공동대표 체제 구축
최근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씨티씨바이오도 대표적인 확장 사례다. 파마리서치는 최대주주임에도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기존 대표 및 이사회와 갈등을 빚었다. SDB인베스트먼트는 2023년 말 자기자금 58억원을 들여 주식 54만787주를 추가 매입했다.
에스디그룹은 올해 초 바이오노트까지 가세해 파마리서치의 우군으로 합류했다. 바이오노트는 이민구 전 대표가 보유한 주식 5.92%를 그대로 매입했다. 이후 파마리서치와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30%대 지분율을 확보했다.

에스디그룹과 파마리서치 오너일가 사이 친분 관계 외에도 사업적으로 협력할 요소가 많았다. 씨티씨바이오는 동물의약품 개발 역량과 생산시설을 보유했다. 바이오노트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동물 진단 외에도 동물의약품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씨티씨바이오는 김신규 전 파마리서치 대표와 조창선 SDB인베스트먼트 감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외에도 김원권 파마리서치 전무와 김정훈 SDB인베스트먼트 상무가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하면서 양 사 간 이사회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김 상무는 조 회장의 사위로 장녀인 조혜임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노트 부사장의 배우자다. SD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사업본부를 맡고 있다. SDB인베스트먼트 합류 전에는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책임연구원, 인터베스트 투자본부 수석심사역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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