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퓨리오사AI, 증시 입성 열쇠 '2세대 칩'올해 차기작 '레니게이드' 양산 돌입…해외 시장 개척 가능성 입증 기회
안준호 기자공개 2024-03-08 08:07:4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사전 준비에 착수한 퓨리오사AI의 증시 입성을 결정지을 핵심 요인은 차세대 칩의 성과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성장성은 확실한 만큼 만큼 제품 경쟁력만 입증한다면 증시 입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다만 넘어야 할 허들 역시 높은 편이다. 유사한 팹리스 스타트업은 물론 기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등 그래픽저장장치(GPU) 기업과도 경쟁이 불가피하다. 과거 국내 팹리스 기업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도 걸림돌이다.
회사 측은 올해 2세대 제품군 ‘레니게이드’ 양산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AI 작업에 최적화된 설계는 물론 여러 모델에 활용 가능한 범용성 역시 갖춘 것이 강점이다. 이달 챗GPT 개발사 오픈AI와의 미팅이 예정된 가운데 이르면 5월 출시를 계획 중이다.
◇조단위 몸값 유력한 AI 팹리스…치열한 경쟁·막대한 비용 등 과제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지난달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이번 주 접수를 마감한 뒤 이달 주관사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하우스를 중심으로 상장 파트너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퓨리오사AI는 AMD·삼성전자 출인 백준호 대표가 지난 2017년 설립한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AI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 연산을 처리하는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설계하고 있다. 설립 5년차에 첫 제품인 ‘워보이’ 양산에 성공한 뒤 현재 2세대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가 설계하는 AI 반도체는 인간 두뇌의 학습원리를 모사한 것이 특징이다. 두뇌 신경세포(뉴런)의 구성을 모방하기 때문에 신경망처리장치(NPU)라고 불린다. 본래 그래픽 처리를 위해 개발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달리 처음부터 AI 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칩이다.
현재 목표 기업가치는 조단위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관측하는 기업가치는 3조~4조원 수준이다. 이미 기존 투자 라운드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몸값으로 자금을 유치한 만큼 상장 밸류에이션이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다.
단 자본시장 참여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이 간단치는 않을 전망이다. AI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NPU 산업의 향방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물론 CPU 강자인 인텔 역시 AI 반도체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팹리스 특유의 비용 구조 역시 걸림돌이다. 설계와 양산 과정에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 비용이 소요되는 산업이다. 퓨리오사AI를 비롯한 국내외 스타트업 역시 이미 막대한 자금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했다. 그럼에도 아직 시장에 안착한 기업은 손에 꼽는다.
◇범용성 강화한 2세대 NPU 양산 준비, 성장성 입증 ‘무기’
금융투자업계와 반도체 업계에선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공모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서버용 AI 팹리스들의 기업가치가 쉽게 정당화 될 것인지 의문”이라며 “사실 미국 시장 개척에 성공하지 않고서는 개발비 이상의 이익을 뽑아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회사 역시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인 만큼 올해 성장성을 입증한다는 포부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GPU를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AI 서비스 상용화가 어렵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도 대안을 찾고 있기에 이런 수요를 공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2세대 칩인 레니게이드는 퓨리오사AI가 설립 당시부터 염두에 뒀던 형태의 제품이다. 1세대 반도체인 워보이는 컴퓨터 비전에 초점을 맞춘 칩이었다. 이와 달리 레니게이드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물론 대부분의 AI 모델에 사용 가능한 범용성을 갖췄다. 양산이 예정된 NPU 제품군 중 유일하게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 기반 칩이기도 하다.
레니게이드는 지난해 연말 설계를 파운드리로 넘기는 ‘테이프 아웃’ 절차를 마쳤다. 양산이 가시화된 단계인 만큼 올해 2분기에는 샘플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1세대 칩인 워보이 대비 3데이터 전송속도가 30배 이상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대만 파운드리인 TSMC에서 5나노 공정으로 제조될 예정이다. 현재 예상되는 시점은 5월경으로 알려졌다.
제품 공급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달에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아직 제품이 출시된 상황은 아니기에 일단 향후 테스트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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