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지형도 매핑]'KBO 홈런' 노린다…흑전 속도내는 티빙⑥연말 MAU 1000만명, 내년 1500만명 목표…광고요금제로 시너지
고진영 기자공개 2024-03-07 10:21:21
[편집자주]
OTT 서비스의 확산은 지상파와 유료방송을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로 밀어낸지 오래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철통같은 독주. 추격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파이 다툼은 끝없는 출혈 경쟁을 낳았다. 생존하려면 투자를 해야 하는데, 부담이 지나쳐 수익이 나질 않는다. 고전하던 토종 OTT 사업자들은 손 잡고 덩치를 키워 대응에 나섰다. 게임체인저 넷플릭스가 등장한 이후 OTT 시장은 어떻게 변화했고 전망은 어떨까. 더벨이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16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적자 탈출'을 노리는 티빙이 프로야구 유료중계에 나서는 등 신규 이용자 유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광고형 수익모델을 도입한 것도 가입자 확대를 위해서다.그간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강점이 있었던 반면 스포츠 중계 라인업이 취약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중계, 광고요금제 효과가 기대만큼 발생한다면 연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다.
◇KBO·광고요금제 동시 도입…스포츠 팬덤 겨냥
티빙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와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해마다 450억원, 3년간 총 1350억 원이다. 1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약 40일간 협상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KBO와 구단을 비롯해 협의주체가 많았고 저작권, 서비스 방식 등 논의할 내용도 많다 보니 오래 걸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40초 미만의 ‘쇼츠’ 등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처럼 다른 플랫폼을 활용한 영성의 2차 가공도 허용한다. 새로운 야구 팬들의 유입을 위한 결정이다. 경기 시작 전의 프리뷰와 종료 후 리뷰, 감독 및 선수 인터뷰 등의 콘텐츠도 제작하기로 했다.
티빙 관계자는 “현재 티빙 이용자층이 2030 중심인데 스포츠 팬덤도 많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KBO 측에서도 젊은 팬들이 유입되길 원하는 니즈가 있었다”며 “KBO 중계를 통해 트래픽이 오르면서 올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 내년 1500만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빙은 국내 OTT플랫폼 중 가장 공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2020년 10월 독립 출범한 이후 매달 2편씩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했다. 하지만 스포츠 중계를 집중 공략한 쿠팡플레이에 지난해 MAU가 밀리면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달 기준 쿠팡플레이의 MAU는 774만명, 티빙은 661만명이다..
이달 KBO 중계 시기와 맞춰 광고형요금제(AVOD)를 도입하는 것 역시 가입자 증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월 구독료 5500원의 광고형요금제(AVOD)를 4일 출시했다. 화질은 1080p가 제공된다.
기존 베이직 요금제가 월 9000원에 720p의 화질을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광고형요금제가 가격과 화질 모두 우위를 점한 셈이다. 티빙은 가입자 전체의 20~30%를 광고요금제가 차지하면서 매출이 10% 정도 상승, 하반기까지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것은 국내 OTT 가운데 티빙이 처음이다. 글로벌 OTT 중에선 넷플릭스가 2022년 11월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했다. OTT를 여러 개 구독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보니 일반요금제보다 저렴한 광고요금제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실제로 미국 사례를 보면 2020년부터 주요 OTT 플랫폼들이 순차적으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해왔다. 2023년 말 기준 전체 OTT 유료구독자의 28%가 광고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가구당 OTT 구독 플랫폼 수는 평균 2.2개 수준이다.
◇불붙은 스포츠 중계 경쟁
스포츠 중계를 두고 치열해진 파이 싸움 역시 글로벌 추세와 일치한다. NBC유니버설(NBCU), CBS 등은 넷플릭스와 맞서기 위해 NFL(미식축구리그)이나 MLB(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실시간 생중계를 독점 또는 OTT 병행으로 내보내는 전략을 썼다. 아마존프라임과 애플TV 플러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이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2021년 해마다 약 10억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목요일 밤 NFL 게임에 대한 독점중계권을 사들였다. 올 1월엔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들이 MLB와 NBA, NHL 게임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새로 체결하기도 했다.
또 같은 시기 카타르 방송사인 ‘비인 스포츠(beIN SPORTS)’와 제휴해 독립형 라이브 스포츠 채널까지 출시했다. 기존 가입자가 매월 14.99 AUD(오스트레일리아 달러)를 추가로 내면 구독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구독할 경우 세리에, 분데스리가, 카라바오컵을 포함한 잉글리시 풋볼리그(EFL) 등 축구 콘텐츠와 남자프로테니스(ATP) 및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등 테니스 경기를 볼 수 있다.
애플TV플러스 역시 축구선수 메시가 뛰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와 10년간 독점적으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글로벌 방송권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25억달러를 들였다.
글로벌 OTT들의 이런 움직임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스포츠 생중계가 가지는 가치가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스포츠 생중계 서비스는 시청자를 끌어들인 후, 라이브 후에도 계속 머물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가격 대비 효율도 높은 편이다. 경기 시즌이 끝날 때까 구독을 해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중계권료는 연 100억~200억원 수준, 많아도 400억원대이기 때문이다. 보통 오리지널 시리즈 하나를 제작하는 데 수백억원이 들어가고 제작비도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청자들을 묶어두는 ‘록인(Lock in)’ 효과를 더 싸고 길게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플클레이가 해외축구와 프로축구, F1레이싱, 미식축구 등 스포츠 중계 라인업을 꽉 잡고 있는 것에 비하면 티빙이 아직 부족한 수준은 맞지만 앞으로 주요 스포츠 중계 플랫폼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티빙은 올 하반기까지 유료가입자수 500만명을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숫자를 예상했다. 이중 50~70만명의 유료가입자가 광고 요금제 덕분에 순증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 경우 4분기 흑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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