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07: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네이버가 200억원규모 자사주를 처분했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 목적이다. 네이버는 2021년 스톡그랜트를 도입한 이후 매년 두 차례씩 자사주를 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스톡그랜트는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부여하는 인센티브 방식을 말한다.그간 네이버는 자사주를 이런 성과급이나 다른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사업협력을 이유로 지분을 맞교환한 기업들을 보면 CJ ENM, CJ대한통운, 미래에셋증권, 한진칼, 이마트 등 산업 전반에 포진해 있다.
시장의 시선이 곱진 않았다. 네이버 지분율이 3.7%에 불과한 이해진 창업자가 일부러 우호지분을 늘렸다는 의구심이 있었다.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국내에서 상호주가 가장 많은 기업이 네이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업이 상호주를 만들면 소수주주 비율이 줄어 주주권리를 해치게 된다는 이야기다. 설상가상 네이버 주가가 신저가를 찍던 작년 상반기엔 임원들이 자사주를 대거 팔아치워 논란을 불렀다.
요즘 네이버가 자사주를 통한 주주환원정책에 부쩍 적극적인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3%를 매년 1%씩 소각하기로 2023년 약속하자마자, 지난해엔 추가로 400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하고 연말에 전량 소각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 현금 4000억원의 원천이 일본이라는 점이다. 네이버는 일본 합작법인인 A홀딩스를 통해 라인 관련 사업을 지배하고 있다. 네이버(42.25%)가 완전 자회사인 제이허브(7.75%)와 함께 A홀딩스 지분 절반을, 소프트뱅크가 나머지 절반을 갖고 다시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난해 라인야후는 A홀딩스가 보유한 자사주 일부를 사들여 소각했다. 도쿄거래소 1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라인야후의 유통주식 비율을 34%에서 35%로 늘려야 했기 때문이다. A홀딩스가 매각대금을 배당해 네이버는 8000억원이라는 거금을 받았고 이중 절반을 한국에 투입하면서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진행됐다. 지배구조 개선을 강제하는 일본의 조치가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가치는 앞으로의 행보에 있다. 네이버는 대규모 배당을 받으면서 보유현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었다. 작년 9월 말 별도기준 3조원, 여기서 자사주 매입 비용을 빼도 2조6000억원에 이른다. 기업 잠재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귀중한 종잣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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