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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스 해킹사태 그 후]'연쇄 창업가' 오너 이대형 의장에게 쏠린 시선③파티게임즈부터 잇단 설립, 다수 기업 동시 소유…M&A 돌파구 찾기 가능성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20 07:28:00

[편집자주]

가상자산 서비스 개발 기업 오지스는 6년여간 탈중앙화거래소(DEX)부터 탈중앙금융(디파이)까지 여러 사업을 시도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그만큼 주목받는 신성이었다. 문제는 올해 초 1080억원 규모의 해킹을 당하면서 사업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오지스에 대한 기업 정보도 거의 공개된 게 없다. 그동안 오지스가 과연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또 경영진과 지배구조는 어떤 상태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지스의 실소유주는 이대형 이사회 의장이다. 그는 게임 '아이러브커피'로 이름을 알린 파티게임즈 창업자다. 파티게임즈 경영 시절에는 대외적으로 모습을 많이 드러냈지만 그 이후 외부 활동에 나선 사례가 극히 드물다. 오지스에서는 이사회 의장직만 지키고 있다.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대외 활동은 담당 임원들에게 맡기고 있다.

올해 들어 이 의장을 향한 업계 시선이 다시 뜨거워졌다. 1월 초 오지스가 개발한 '오르빗브릿지'에서 1000억원대 해킹이 발생한 탓이다. 다만 이 의장은 여전히 두문불출이다. 일각서는 이 의장이 이제는 적극 나서야할 때라는 의견도 나온다. 동시에 그의 창업 이력과 현재 운영 중인 다수의 기업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티게임즈 성공 신화 썼던 창업가

이 의장은 '연쇄 창업가'라는 단어에 걸맞는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이후 다날, 다날 중국지사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이후 IT 기업 창업에 나섰다. 초반에는 게임 분야에 집중했다.

첫 창업은 J2M소프트였다. 레이시티, 탄, 데뷰 등 게임을 개발했고 2008년 일렉트로닉아츠(EA)에 지분 100%를 매각하면서 엑시트했다. 이후 2011년 J2M소프트 멤버들과 뭉쳐 '파티스튜디오(파티게임즈)'를 창업했다. 파티게임즈는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러브커피'의 인기에 힘입어 기업가치 3000억원 회사로 성장했다.

2014년 파티게임즈 코스닥 상장 당시 기념식에 참석한 이대형 의장(오른쪽 세번째)

파티게임즈의 주인은 2016년 모다의 손자회사인 신밧드인베스트먼트로 바뀐다. 이 의장과 파티게임즈 공동 창업자들은 구주 일부를 모다에 매각했다. 당시 모다는 이정훈 전 빗썸 이장의 아이엠아이(아이템매니아)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게임 관련 기업의 주식을 사 모았다.

모다의 파티게임즈 인수는 무자본 M&A 사례로 꼽힌다. 피인수 이후 파티게임즈는 허위공시 주가조작을 통한 주주의 횡령, 배임 논란을 겪었다. 관련자들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결국 파티게임즈는 2018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아 2020년 증권 시장에서 상장폐지됐고 사명을 넥스쳐로 바꿨다.

◇IT 창업 계속…업력 긴 동·산업기계 제조사까지 인수

파티게임즈 지분 매각 이후 이 의장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은 두나무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과 서울대학교 동문이라는 인연이 있다. 이후 오지스를 설립해 직접 블록체인, 가상자산 사업에 뛰어든다. 오지스가 설립 초기 두나무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이 의장은 오지스와 동시에 다수 회사를 운영했다. 플레이투언(P2E) 게임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를 개발한 게임사 나트리스도 이 의장 소유 회사다. 이 게임은 2014년 퍼플랩이 개발하고 파티게임즈가 퍼블리싱한 '무한돌파삼국지 포 카카오'의 후속작이다.

한 번 더 옛 동료들과 의기투합했다. 퍼플랩 조종남 대표는 이대형 의장과 함께 나트리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2017년 설립된 나트리스는 오지스와 같은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영업해왔다. 현재도 서울 여의도 파크원 건물에서 같은 층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이 의장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신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투자자가 많은 클레이튼을 통한 서비스 성공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무한돌파삼국지는 게임에서 '무돌코인'이라는 재화를 지급하고 이를 클레이튼(Klay)으로 바꿀 수 있게 했다. 오지스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클레이튼 기반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인 '클레이스왑' 출시 덕분이다.


가상자산 관련 사업이 성장세를 보일때쯤 이 의장은 제조 기반 전통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2021년 서울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서울엔지니어링은 1974년 설립돼 제철소용 순동제품, 산업기계류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2022년 기준 매출 898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내는 알짜 기업이다.

이 의장 소유의 회사 민스포지가 서울엔지니어링의 지분 61.87%를 보유 중이다. 2대주주인 아이언맨투자조합(12.98%)도 이 의장 측 지분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 이 의장이 해킹으로 위태로운 오지스를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것도 이처럼 다양한 회사를 운영 중이란 점 때문이다. 다만 이 의장은 오지스를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오지스 측은 최대주주인 이 의장과 오르빗 투자자간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또 오지스와 회사의 가상자산 사업을 살리기 위해 이 의장이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중 한 곳인 코빗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코빗은 최근 들어 매각설이 지속되고 있는 곳이고 이 의장은 과거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운 경험이 다수다.

다만 아직 최종 확정된 게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오르빗코인이 빗썸, 코인원 등에서 상장폐지가 확정되며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발행사 오너의 거래소 인수라는 규제 부담도 있다.

해당 거래소 주요주주 중 한 곳 관계자는 "아직 최대주주 변경 논의에 대한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지스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타 기업 인수 계획에 대해서는)답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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