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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해외사업 점검]'전통 강자' 신한카드…베트남 부진에도 수익 다변화 '성과'①현지 금융시장 불안정 악재…카자흐·인니 법인 성장으로 보완

이기욱 기자공개 2024-04-01 12:41:24

[편집자주]

국내 카드사들에게 있어 글로벌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경제성장률 둔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일제히 해외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주요국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아시아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위기 상황 속 카드사별 해외사업의 현 주소와 미래 사업 전략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글로벌 사업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국내 카드사들 중 가장 먼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가장 많은 국가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 요충지 베트남 시장에서 장기간 호실적을 거둬왔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법인의 순익이 적자전환하며 다소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대신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등 베트남을 제외한 타 국가들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BC카드 이어 두 번째로 해외 법인 설립…동남아 진출은 최초

신한카드는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 총 4개 국가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이는 BC카드와 함께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많은 수에 해당한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에 두 개의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진출국만 따지면 신한카드가 가장 많다.

진출 시기도 빠른 편에 속한다. 카드업계 최초의 해외 현지법인은 2008년 BC카드가 중국에 설립한 '비씨카드과학기술(상해) 유한공사'지만 동남아시아 시장에는 신한카드가 가장 빠르게 진출했다.

신한카드의 첫 해외법인은 카자흐스탄의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다. 2014년 11월 설립했다. 2015년 7월 개소식을 열고 할부금융과 신용대출, 담보대출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2020년에는 카자흐스탄 1위 자동차사 '아시아오토'와 오토금융 MOU를 체결했고 2022년에는 영업자산 1000억원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카자흐스탄 법인 설립 이듬해인 2015년 12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 경쟁사 KB국민카드(2018년)나 우리카드(2022년)보다 2년 이상 빠른 시점에 이뤄졌다. 이듬해 3월에는 미얀마 현지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를 출범했고 2019년 6월 신한베트남파이낸스까지 설립하며 현재의 사업 구조를 완성시켰다.

◇핵심 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첫 적자 전환…전체 자산 성장세는 유지

신한카드 글로벌 사업의 핵심은 베트남 법인이었다. 베트남 현지 1위 외국계 은행 '신한베트남은행'을 비롯해 신한금융그룹이 갖고 있는 노하우에 힘입어 출범 직후부터 줄곧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해왔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출범 첫 해인 2019년 곧장 18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이듬해 24% 늘어난 227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65억원과 173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2020년보다는 순익 규모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4개 현지법인 중 가장 많은 순익으로 신한카드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었다. 2019년말 3688억원이었던 자산은 2022년말 647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지난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4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익뿐만 아니라 자산 규모도 6473억원에서 6315억원으로 2.4% 감소했다. 베트남 현지 금융시장 불안정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한카드 글로벌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부진과 채권 추심 환경 악화 등으로 베트남의 파이낸스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은행들 마저도 리테일 부분에서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법인 외 타 법인들은 지난해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다. 핵심 법인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우지는 못했지만 성장세를 이어가며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전체 글로벌 사업의 안정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카자흐스탄 법인은 지난해 전년(45억원) 대비 55.6% 늘어난 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 역시 1094억원에서 1683억원으로 53.8%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난해 순익은 56억원으로 전년(64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어들었지만 2021년(26억원) 보다는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산규모는 1459억원에서 2355억원으로 61.4% 늘어나며 카자흐스탄 법인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미얀마 법인도 악조건 속 선전했다. 미얀마는 지난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지난해 안정지역 위주의 보수적 영업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2021년 98억원에서 달했던 순손실은 2022년과 지난해 각각 9억원, 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자산규모도 2022년 114억원에서 지난해 11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4개 법인 전체 자산규모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 합산 기준 2021년 6335억원이었던 자산은 이듬해 9140억원으로 44.3%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1조472억원으로 14.6% 늘어났다. 전체 순익 규모는 2022년 273억원에서 지난해 77억원으로 71.8% 감소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글로벌사업이 10년차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진출 국가의 다양한 환경적 요소로 인해 부침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다"며 "글로벌 본부가 대외환경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지만 뜻밖의 변수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각 국가별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외법인들은 점차 탄탄한 기반을 갖춰 가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사업에 대한 기대와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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