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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금]자회사에 가려진 '적자', 가전·TV 반등 시급⑤LG이노텍 제외 시 2년 연속 4분기 '영업손실'

김도현 기자공개 2024-04-15 07:41:38

[편집자주]

LG전자는 다방면에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경영진의 변동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배두용 CFO가 물러나고 조주완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CEO와 CFO가 협력 및 견제하던 구조에서 조 사장이 오롯이 회사를 이끌게 됐다. 사업적으로도 마찬가지. AI 시대를 맞이해 가전을 넘어 로봇과 모빌리티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더 나아가 내년 성과가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LG전자를 둘러싼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3년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했지만 이면에는 그림자가 존재했다. 주요 사업 수익성 악화로 LG이노텍을 빼면 2022년 4분기와 2023년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이 존재하지만 2년 연속 특정 시기에 흑자를 내지 못한 건 재고할만한 문제다.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전과 TV 부진에서 비롯된 문제란 점에서 내부적인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조속한 시점에 사업전략 변화를 줘야할 필요성이 엿보인다.

◇작년 4분기 VS사업본부만 흑자, 올해 애플 효과 옅어질 우려

LG전자 실적에는 LG이노텍 몫이 포함된다. LG이노텍 지분율은 40.8%이나 LG전자에 실질적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애플 공급망 내 지위가 더욱 공고해진 LG이노텍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LG전자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늘었다. 뒤집어보면 LG전자의 LG이노텍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LG전자는 2023년 4분기(연결기준) 매출 23조1041억원, 영업이익 31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기대 이하였지만 2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연간으로 사상 첫 84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여기서 LG이노텍을 제외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기간 매출 7조5886억원, 영업이익 4837억원을 찍은 LG이노텍이 빠질 시 LG전자는 174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게 된다. 2022년 4분기도 마찬가지 흐름으로 1042억원 적자에 그쳤다.

원인에는 쌍두마차인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가 있다. 각각 영업손실이 1156억원, 722억원이었다. BS사업본부도 마이너스(-) 855억원으로 부진했으나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투자분이 영향을 미쳤다는 명분이 있다. 장기간 아픈 손가락이던 VS사업본부가 57억원 흑자로 겨우 체면치레했다.

H&A사업본부는 수익성 악화에 발목이 잡혔다. 세계 경기 침체가 조금씩 해소되면서 어느 정도 수요 회복이 이뤄졌으나 나가는 돈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중국 업체 등 진입 확산에 따라 연말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는 인공지능(AI) 가전 원년으로 꼽히는 만큼 경쟁 결과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


HE사업본부는 반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올레드 TV가 수요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 등이 OLED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펼친 여파로 풀이된다. 대신 자원 운영 효율화로 적자 폭을 줄였다는 부분이 긍정적이다.

문제는 올해다. OLED TV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고 액정표시장치(LCD) 가격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TV용 LCD 생산라인 매각을 앞두고 있어서다.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판가 조정도 관건이다.

결과적으로 H&A사업본부는 기업간거래(B2B) 비중 확대와 온라인 및 구독사업 성장 가속화, HE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중심 운영 및 소프트웨어(SW) 플랫폼 사업 육성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이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LG이노텍에 기댈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 회사에 좋은 그림은 아니다.

특히 올해는 LG이노텍 최대 고객인 애플이 AI 영역에서 다소 밀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예년만큼 애플 효과가 짙을지는 미지수다.

◇LG이노텍·LG디스플레이 부활 여부 주목

LG이노텍은 2022년보다 2023년 수익성이 나빠진 바 있다. 전장, 반도체 등 부진 여파다. 이에 따라 배당금은 982억원에서 618억원으로 축소했다. 약 40%의 지분을 가진 LG전자가 가져갈 몫도 줄어든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백억원을 수혈했다.

37.9% 지분을 소유 중인 LG디스플레이와의 관계는 반대다. LG디스플레이는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재차 배당하지 못했다.

길어지는 자회사 부진에 LG전자가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해 3월 6500억원, 4월 3500억원을 빌려준 데 이어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 내외를 출자하기로 했다. TV 핵심 부품인 패널을 다루는 LG디스플레이의 재정상황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궁극적으로 LG디스플레이가 살아나야 LG전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공급망 다변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문 강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TV 외에 자동차, 사이니지 등에서도 LG전자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만큼 반등이 필수적이다. 흑자전환으로 인한 배당금은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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