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루미르 ‘3000억 중반 밸류’ 전망…흑자전환 기대감②지난해 매출 121억, 전년 대비 90% 성장…부품 설계 과정 줄여 원가 절감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16 08:19:37
[편집자주]
위성, 우주발사체, 착륙선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가 다가온다. 2020년 37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경제는 2030년 6420억달러(약 86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컨텍을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더벨이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상장 로드맵,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돌입하는 루미르는 약 3000억원 중반대 밸류에이션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위성의 제조부터 실험까지 수행하며 외국 기업에 의존하던 위성산업에서 다수의 위성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고 있다.루미르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에 나설 예정이다. 공모예정주식수는 300만주로, 상장예정주식수(1773만6750주)의 16.91%에 해당한다. 최대주주인 남명용 대표의 지분은 56%에 달한다. 이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인터베스트, HB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가 38.6% 가량의 지분을 가진다.
루미르의 지난해 매출액은 121억원, 영업손실 30억2300만원, 순손실 59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아직 적자기업이지만 매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적자 폭도 크게 줄어들면서 빠르면 내년 흑자전환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위성 부품의 설계 변경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내후년에는 그동안 투자 및 개발을 매진해온 초소형 영상 레이더(SAR) LUMIR-X를 발사함에 따라 위성 데이터 수집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기술특례상장 시동 3000억 밸류에이션 ‘적정’ 평가…적자폭 크게 감소
루미르는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VC업계에서는 루미르가 약 3000억원 중반대의 밸류에이션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루미르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59억2013만원을 기록했다. 2022년은 244억1669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어 적자 폭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매출액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1억2654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는 2022년(63억6658만원)보다 두 배 가량 불어난 수치다.
따라서 3000억원 중반으로 평가되는 기업가치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상장한 컨텍은 2022년 매출 127억6000만원, 순손실 207억500만원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 예측된 컨텍 시가총액은 2921억~3238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민간 우주로켓 발사업체 이노스페이스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 후반으로 알려진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2억3142만원, 당기순손실 832억4697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루미르의 주요 수익원은 국가 연구과제(R&D)에서 나온다. 총 242억원 수준의 사업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Ka 밴드 송신기 및 Ka 밴드 능동형 어레이 안테나’, ‘고속 고기동 위성의 제어모멘트자이로 CMA 제어기’는 개발이 완료되면 모든 국가위성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7000억~8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초분광, 가시광 듀얼센서 카메라를 탑재한 초소형 위성, 초분광 센서를 이용한 머신비전 시스템, 초고해상도 초소형 영상 레이더 위성 탑재용 X-밴드 능동위성배열안테나 등 다수의 국가사업 개발을 진행 중이다.
루미르는 이르면 내년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위성을 만들 때 부품 설계 과정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루미르 관계자는 “그간 국가가 주도하는 지구관측 인공위성 사업에서 다수의 핵심 장치에 대해 소형화·경량화·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차세대중형위성 5호사업에서 루미르가 보유한 위성 핵심 유닛인 영상자료처리장치 기술로 인해 약 52억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온 바 있어 이같이 위성 개발 단계에서 설계 변경으로 원가를 감축시켜 실적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발사 예정인 초소형 영상 레이더(SAR) 위성 LUMIR-X는 루미르의 수익 극대화 기대 요인이다. 루미르는 그동안 LUMIR-X 개발을 위해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왔다. LUMIR-X가 지구 관측 정보를 수집하면 회사는 관측 정보를 가지고 다수의 기관과 기업에 영상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FI로부터 총 400억 투자 유치…남명용 대표 지분 56% ‘경영 의지 확고’
루미르는 2018년 시리즈A 라운드를 열고 35억원을 투자받았다. 유니슨·컴퍼니케이파트너스 디지털콘텐츠코리아펀드에서 24억원, 인터베스트가 1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루미르는 2019년 반사파 기반 C-밴드 고속 빔포밍 모듈과 EO/IR위성 전력계 전기지상지원장비, 2020년 차세대중형위성 4호 영상자료처리장치, 무인항공기 초분광카메라 등을 수주 받고 개발했다.
2020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항공우주산업(KAI) 등 다양한 기관에서 연구개발 수주를 받으며 국내 우주산업 분야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된다. 이후 2021년 진행된 시리즈B 라운드에서 7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 코오롱 2021 이노베이션 투자조합에서 50억원, 스마트코리아 컴퍼니케이 언택트펀드에서 20억원을 투자했다.
2022년 누리호 3차 발사 부탑재위성 업체로 선정되고 2023년 누리호 3차 발사에 큐브위성 '루미르(Lumir)-T1'를 실으며 루미르라는 기업을 세상에 알리는데 성공했다. 사업 수주 실적이 순항하고 항공·우주 분야가 주목받은 이 시기 루미르의 기업가치는 크게 상승했다.
회사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시리즈C 라운드를 진행해 30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초 2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했지만 시장의 뜨거운 관심으로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HB인베스트먼트가 리드투자자로 약 80억원을 투입했으며 위벤처스에서 70억원, 신한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이 각각 30억원, 20억원 투자했다. 이외에도 하이테크 기술개발 사업화 펀드 2호에서 20억원, 유안타 혁신성장형소부장 펀드에서 50억원 가량을 넣었다.
따라서 루미르 지분 중 상당 수는 투자한 VC들이 가진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서 11%, 인터베스트에서 4.58%, HB인베스트먼트에서 4.5%, 코오롱인베와 유안타인베에서 각각 2.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남명용 대표 지분이 56%에 달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다른 우주항공 기업인 컨텍의 이성희 대표와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가 각각 26% 가량으로 회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남 대표의 지분률은 상당한 수준이다. 경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남 대표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최소한의 투자만 받았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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