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 잉여현금 쌓아두는 이유는③금융시장 PF 위험 잠재 유동성 비축, 별도 총차입도 1207억 순증
김형락 기자공개 2024-04-22 08:11:17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6: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이 잠재한 금융시장 여건을 고려해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재무 전략을 편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고도 차입금을 늘렸다. 추후 신규 호텔 설립에 들어갈 투자금 지출까지 고려한 자금 운용으로 풀이된다.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별도기준(이하 동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453억원 유입됐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348억원)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규모가 컸다. 매출 규모 회복과 더불어 80%대였던 원가율을 70%대로 낮춘 덕분이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 발발 첫해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파라다이스는 자회사 지원과 자체 자본적 지출(CAPEX)을 집행할 대금을 들고 있어야 한다. 별도 기준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3곳(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파라다이스 카지노 제주·파라다이스 카지노 부산)과 스파 1곳(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현금창출력이 커지면서 FCF도 쌓였다. 지난해 FCF는 1022억원이다.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전년 대비 339억원 증가한 432억원이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1453억원)으로 소화할 수 있는 규모였다. 지난해 4년 만에 재개한 결산 배당(86억원)은 지난달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지급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FCF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총차입금을 늘렸다.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늘리는 재무 전략을 구사했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정성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MMF·MMT 등 포함)은 전년 말 대비 1712억원 증가한 4979억원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총차입금이 1207억원 순증했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 순증액은 1101억원이다. 장·단기차입금을 모두 늘렸다. 각각 △단기차입금은 500억원 △장기차입금은 1500억원 순증하고 △사채는 739억원 순상환했다.
호텔 신축 투자금 집행에 대비한 자금 운용으로도 볼 수 있다. 파라다이스는 2016년부터 옛 본사 인근(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5성급 호텔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까지 229억원 투입해 토지는 확보해 뒀다. 한국기업평가는 파라다이스가 2027년까지 호텔 건축에 5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호텔 설립 공사는 진전이 더뎠다. 파라다이스는 2016년 6월 중구청에서 호텔 사업을 승인받고, 2018년 5월 착공 허가를 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인천 영종도에 복합 리조트를 조성하는 파라다이스 시티 관련 투자(총 사업비 약 1조5000억원)와 디자인 변경, 사드·메르스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파라다이스는 2020년 3월 서울 중구청에 호텔 사업 진행 계획을 다시 보고했다. 총 사업비 3000억원을 들여 5성급 호텔(지하 5층~지상 20층)과 고급 주거 시설을 개발하기로 했다. 호텔 객실은 180실, 레지던스는 50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2021년 착공해 2년 뒤 준공하는 계획을 잡았지만 코로나로 영업 환경 불확실성이 대두되며 사업은 지연됐다.
파라다이스는 4년 전 호텔 설립 사업을 추진할 때 차입금으로 투자금을 조성하려 했다. 2020년에는 호텔 준공까지 2000억원 규모 추가 차입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은 그때와 자금 사정이 다르다. 2019년 말 2700억원이었던 파라다이스 유동성은 지난해 말 4979억원으로 2279억원 증가했다. 해당 기간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 증가 폭(2593억원)과 비슷하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과 함께 이자수익도 늘어 순이자비용은 79억원에서 9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7.8배(순이자비용 기준)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건설·증권사 부도 위험 등 국내외 금융시장 안정세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렸다"며 "장충동 호텔 투자금 충당 계획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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