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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운용, 독일 트리아논빌딩 매각 '산 넘어 산' SC은행, 이지스글로벌부동산 229호 가압류 걸어

윤종학 기자공개 2024-04-17 08:13:0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독일 트리아논빌딩 매각 과정에서 또 하나의 난관을 만났다. SC은행이 해당 자산에 투자한 펀드에 가압류 조치를 취하면서다. 자산가치 회복을 기다리며 트리아논빌딩 매각 시계를 늦추고 있던 이지스자산운용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신탁업자를 통해 가압류 결정문을 전달 받았다. SC은행이 통화스왑계약에 따른 정산금 지급을 목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한 내용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8년 10월 독일 트리아논빌딩에 투자하기 위해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를 설정했다. 가압류 대상은 위 펀드의 예금계좌다.

앞서 이지스글로벌229호는 환헷지를 위해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독일 트리아논빌딩의 자산가치가 급락하는 등 기준가격 하락에 따른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하며 SC은행은 2023년 10월5일 환헷지 계약을 조기종료했다.


이지스글로벌229호는 계약 조기종료 당시 SC은행에 정산금 등을 지급해야 했지만 이미 지급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SC은행은 정산금 등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지스글로벌229호의 예금계좌에 대한 채권가압류 신청을 했다.

이번 사태로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독일 트리아논빌딩 매각을 결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기적으로 자산가치가 회복될 때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를 위해 펀드 만기를 2년 연장했고, 대출 만기가 돌아왔음에도 스탠드스틸 계약(대출 유보계약)을 두 차례나 체결하며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가압류를 해소하지 못하면 이런 노력들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펀드 예금계좌에 가압류가 결정됐다는 것은 이제 운용자금으로 활용할 돈이 없다는 뜻이다.

자산이 망가진 상황이어도 해당 자산과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운용자금이 필요하다. 예탁수수료, 수선수수료는 물론 공문 송달비 등 소소한 자금마저 펀드 운용자금에서 처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SC은행이 가압류를 걸어놨다는 것은 자금자체에 손을 못대게 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압류를 해지해야 하는데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가압류 금액이 5억원에 불과하긴 하지만 펀드 내부에는 자금이 없고 외부에서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애초 펀드가 기한이익상실(EOD) 직전의 상황까지 온 데는 대주단과 협상이 결렬된 것이 시발점이다.

대주단에서는 추가 자금 투입에 동의하지 않았고 리파이낸싱도 불발되자 이지스자산운용은 그 대안으로 스탠드스틸 계약을 택해 근근히 연명해왔다. 가압류 해소를 위해 자금투입을 하는 등의 협의는 사실상 쉽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서 이지스운용 내부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겠지만 결국 매각 외에는 답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가압류 결정을 받은 후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해소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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