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연체 리스크]KB국민카드, 표면 지표 '우수'…대환에 가려진 잠재 위험1% 초반 안정적 연체율…대환대출 포함시 1% 후반대로 상승
이기욱 기자공개 2024-04-24 12:25:06
[편집자주]
올해 제2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건전성 관리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신용 차주의 비중이 큰 카드사와 캐피탈사, 저축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연체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2금융권 각 금융사별 건전성 지표 흐름과 차주별 관리 현황 등을 심층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14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는 업계 상위권의 연체율 관리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상승폭도 세 번째로 작았다. 3개월 이상 장기 연체 채권에 대한 총액 관리도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표면 수치에서 보이지 않는 잠재 위험은 타 카드사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연체율에는 포함되지 않는 대환대출이 최대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차주 신용도 악화와 리볼빙 확대 등도 향후 연체 리스크 관리의 주요 해결 과제가 될 전망이다.
◇건전성 업계 2위…3개월 장기 연체 채권 전년 대비 감소
지난해말 기준 국민카드의 연체율은 1.03%다. 이는 국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중 현대카드(0.6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2022년말 0.92%였던 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말 1.18%로 상승했고 2분기말 1.15%로 소폭 개선됐다. 3분기말 다시 1.21%로 악화됐지만 1분기만에 1.03%로 빠르게 개선됐다. 전년말 대비 상승폭은 0.11%포인트로 현대카드(-0.24%포인트), 우리카드(0.02%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작다.
고금리발 업황 악화에도 연체 채권 총량 자체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지난해말 기준 국민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 채권 잔액은 2721억원으로 전년말(2493억원) 대비 9.1%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등 경쟁사는 각각 39%, 25.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장기 연체 채권 관리 부문에서도 우수한 역량을 보였다. 3개월 이상 장기 연체 채권은 오히려 총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말 996억원에서 지난해말 747억원으로 25% 줄어들었다.
6개월 이상 연체 채권은 118억원에서 168억원으로 50억원 가량 늘어났지만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연체 채권이 878억원에서 578억원으로 200억원 줄어들었다. 신한카드(61%)와 삼성카드(24.7%) 등 타 상위권 카드사는 모두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대환대출 총액 최대…약 2000억 상환 능력 미개선
국민카드의 문제는 단순 연체율에서는 보이지 않는 잠재 위험들이다. 각 사별 연체율이 아닌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서 기준 연체율을 살펴보면 그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금감원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카드사태 이후 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연체율 산정을 요구하고 있다. 1개월 이상 연체 채권뿐만 아니라 대환대출 중 일부도 연체율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채무 상환 능력이 현저히 개선되지 않은' 대환대출은 사실상 연체 채권과 위험도가 비슷하다는 판단이다. 채무 상환 능력 개선의 조건으로는 △원금 30% 이상 납입 △약정 기간 3분의 1 정상 납입 △6개월 이상 정상 납입 등이 있다.
이러한 금감원 기준 연체율로 따지면 국민카드의 연체율은 1.86%로 높아지게 된다. 회사 자체 연체율(1.03%)과는 0.83%포인트 차이가 있다. 전 카드사 통틀어 차이가 가장 크다.
현대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던 건전성 순위도 5위로 하락하게 된다. 우리카드(2%), 하나카드(1.99%)에 이어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그만큼 대환대출로 인해 일시적으로 가려진 연체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민카드의 대환대출 잔액은 6856억원으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많다. 전년말(4325억원) 대비 58.5% 증가했다. 2위 신한카드(3722억원)의 1.8배 수준이다. 전체 채권 규모는 신한카드가 39조5793억원으로 국민카드(26조4692억원) 보다 1.5배 많다. 총 채권 대비 대환대출 비중 역시 국민카드가 2.59%로 가장 높다.
금감원 기준 국민카드의 총 연체 채권은 약 4923억원이다. 실제 연체 채권(2721억원)과의 차이를 고려할 때 채무 상환 능력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대환대출의 규모는 약 2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말 기준 국민카드 대환대출의 연체율은 14.47%로 전년말(11.81%) 대비 2.66%포인트 악화됐다.
◇리볼빙 확대·고객 신용도 저하 등 불안요소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확대와 차주 신용도 악화 등도 향후 불안요소로 여겨진다. 리볼빙은 카드 이용 금액 중 일정 금액만 결제하고 남은 금액을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취약 차주가 주로 이용하는만큼 부실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
국민카드는 지난해말 기준 4조1340억원으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리볼빙 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4조445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내부 분류에 따른 차주들의 신용도도 악화됐다. 국민카드는 감사보고서상 차주들의 공시등급을 1부터 5까지 나눠 기재하고 있다. 부도율 구간에 기초한 분류로 부도율 1% 이하는 공시등급1에 해당하며 1%초과 5% 이하는 2등급으로 분류된다. 다음 15%, 30%를 기준으로 3, 4, 5등급이 나뉜다.
지난해말 기준 국민카드의 상각후원가 측정 기준 신용카드 자산은 총 22조3820억원으로 이중 1등급에 해당하는 자산은 49.59%로 나타났다. 전년말(57.08%) 대비 7.49%포인트 축소됐다. 대신 2등급에 해당하는 자산이 24.68%에서 30.25%로 5.57%포인트 늘어났고 3~5등급 비중도 소폭 증가했다.
일반대출 자산 역시 마찬가지다. 총 1조6310억원 중 1등급에 해당하는 자산은 47.87%로 전년(60.91%) 대비 13.04%포인트 줄어들었다. 2등급은 27.51%에서 32.31%로 3.8%포인트 확대됐다. 3등급과 4등급, 5등급도 각각 5.1%포인트, 0.61%포인트, 2.53%포인트씩 증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LP&Earning]우본, 해외주식·대체투자 성과로 수익률 안정세 지속
- '150억 펀딩' 유진케임텍, 첫 투자유치 나선다
- 메티스톤-로프티록, 에스티유니타스 딜클로징 비결 '언아웃'
- [IB 풍향계]LG화학 '해외 EB' 발행에 LG CNS 상장 주관사 '헤쳐모여'
- 금양그린파워, 사업 확장보단 내실 다지기에 '집중'
- [IB 풍향계]'클래시스 매각 주관' 씨티증권, 블록딜도 거머줬다
- 한양증권, IB부문 실적 개선 이끌었다…ROE 상승
- [이지스 IPO]1년만에 몸값 2배…에쿼티 스토리 구축 '관건'
- [더본코리아 거버넌스 점검]사내이사 4인 체제…'1인 리더십' 보완 과제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멀티플렉스 '빅2' 재편…주도권 경쟁 시작되나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종근당·앱클론 동행 전략]CGT 전방위 협업, 넥스트는 확장성·안정성 강점 'zCAR-T'
- [종근당·앱클론 동행 전략]표면적으론 CAR-T 사업화, 숨은의미 제약업 'CGT 주도권'
- [thebell interview]알지노믹스, 일리 1.9조 빅딜 유전자 편집 플랫폼 확장 핵심
- 오상헬스, 엔데믹 부진 끊고 '흑자'…"기대할 것 더 있다"
- [동성제약 오너십 체인지]조카에 유리한 신주상장 가능 결론…이사 유지 가처분 주목
-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전략]대형사 맞선 선제투자, 패러다임 전환 구심점 '이노큐브'
- 휴젤, 주가도 '차석용 매직' 순익보다 많은 주주환원
- [Sanction Radar]관세 두렵지 않은 GC녹십자, 알리글로 美 고마진 전략 유지
-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전략]태생부터 '협업 DNA', 투자로 다져진 70년 성장 역사
- [뉴로핏 IPO]AI 뇌질환 분석 '사업성'에 고속승인…넥스트 일본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