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수금 모니터]HDC현대산업개발, '개포1단지' 공사비 회수 관건7600억 규모, 증가세 지속…1분기 수주액 1조 초과 달성
신상윤 기자공개 2024-04-30 08:02:17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1: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미수금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공사 및 미수금 규모가 7000억원을 넘었다. 전년 대비 1.5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연간 매출액 대비 미수금 규모는 20% 가까이 차지한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개포1단지 재건축(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공사비 청구가 본격화된 점이 미수금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미수금 인식, 매출 대비 18.1% 수준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미수금 규모는 7600억원이다. 전년 말 48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8.4%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던 과정에서 돌려받지 못한 계약금 2010억원은 제외한 수치다.
2018년 5월 인적 분할로 독립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분할 첫 해 말 미수금 규모는 5700억원이었다. 이듬해 말 4800억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말에는 5000억원을 다시 넘었다. 미수금 규모가 7000억원을 넘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미수금을 공사와 분양으로 구분하고 있다. 공사 미수금은 7200억원을 넘었고, 분양 미수금은 380억원을 웃돈다. 이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마감 추가 공사비 청구 등 1152억원이 넘는 크고 작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매출액과 비교했을 때 미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이래 증가세다. 그해 말 11.3% 수준이었던 매출액 대비 미수금 비중은 2022년 말 14.5%까지 늘었다. 이 기간 매출액이 계속 감소했던 것을 고려하면 미수금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 매출액이 4년 만에 4조원을 넘은 가운데 미수금도 동반 증가하면서 전체 18.1%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미수금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전년도 매출액 5% 이상의 프로젝트에서 매출채권 변화다. 매출채권은 공사 및 미수금을 상당 부분 반영한다. 지난해 33건의 프로젝트에서 4154억원에 달하는 매출채권을 인식했다. 전년 26건의 프로젝트에서 1230억원에 달하는 매출채권을 인식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매출채권 급증의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개포1단지 재건축'이다.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공사를 지칭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이 사업장에서만 3368억원을 웃도는 매출채권을 인식하면서 전체 외형을 불렸다. 2022년에는 단일 사업장 중에 매출채권 1000억원이 넘는 건은 없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입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공사비 회수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사업장을 제외하면 잔여 매출채권은 785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말 미청구공사 규모는 전년 말 대비 7.9% 증가한 9827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성장 주춤, 1조대 수주 '일반건축' 눈길
미수금 및 미청구공사 규모가 예년보다 증가한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올들어 다소 성장세가 주춤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 9554억원, 영업이익 4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1%, 영업이익은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4.6% 줄어든 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액 9452억원, 영업이익 40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8%, 영업이익은 46%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3.5% 감소한 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이 4.3%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줄었다.
다만 수주 영업에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1분기에만 1조7206억원의 신규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배가 넘는 규모다. 1조2626억원을 수주한 일반건축부문이 전체를 견인했다. 일반건축부문은 업무시설 및 상업시설 등 공사를 담당한다.
올해 1분기 수주금액은 연초 전망했던 4조8529억원의 35.5%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수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 30조원대에 걸쳤던 수주잔액은 다시 31조원대로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 매출원의 변화도 눈에 띈다.
아파트나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주택사업이 전체 매출원의 60%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비중이 적었던 일반건축은 지난해 기준 토목을 제치고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일반건축의 매출액 비중은 2021년 4%에서 지난해 14.4%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토목은 15.7%에서 8.1%로 급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미수금 증가는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부분이 반영된 영향"이라며 "입주가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미수금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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