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C형 VC 톺아보기]비하이인베, 초기투자 비중 82%…회수 '릴레이' 돌입④6개 포트폴리오 상장 임박, 펀드레이징에도 긍정적…지속성장 '분기점'
이기정 기자공개 2024-05-08 09:12:39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2: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유망 스타트업에 초기투자 후 밸류업을 지원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 방법을 선호한다. 2017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같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투자 단계에서 기업의 역량과 함께 업종의 성장 가능성을 면밀하게 분석하기 때문에 투자 기업의 생존율도 높은 편이다.밸류업 과정에서는 기업 스스로가 이윤을 창출해 자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늦어도 시리즈B 이후 단계부터는 자생이 가능한 사업 모델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그럼에도 성장에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어느덧 8년차를 맞으며 초기투자했던 기업들의 회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수차례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한 만큼 큰 수익이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들이 대다수다. 이번 엑시트 성과는 비하이인베스트먼트의 향후 펀드레이징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후속 투자 수차례, 밸류업 지원 특징…파블로항공·센트럴바이오 기대감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설립 7년 미만의 초기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실제 초기 기업 투자 비율은 약 82%에 이른다. 이후 포트폴리오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밸류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회수까지 오랜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에서 팔로우온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최소 2차례 이상 비하이인베스트먼트로부터 후속투자를 받은 포트폴리오들이 대부분이다. 첫 투자에서 꼼꼼하게 투자 여부를 결정했기 때문에 믿음을 준 스타트업과 끝까지 '동행'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이렇게 투자·육성한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무인항공기 개발 및 관제 서비스 기업 파블로항공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초기부터 총 3번 투자한 기업이다. 회사는 최소 3배 이상의 멀티플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도 포트폴리오의 상장 릴레이가 이어질 예정이다. 우선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이지스헬스케어가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초기투자와 2차례 후속투자를 진행했다. 이지스헬스케어가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 개발기업 H2도 내년 상장을 추진 중이다. 방식은 기술특례가 유력하다. 회사는 시리즈A 라운드에서 투자사로 합류했다. H2는 글로벌 시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출을 늘려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류 풀필먼트 기업 두핸즈는 비하이인베스트먼트가 성장에 큰 도움을 준 포트폴리오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자 고강도 체질 개선을 조언했다. 이를 통해 두핸즈는 지난해 동일 업종 스타트업 가운데 유일한 흑자 기업으로 우뚝 섰다. 내년 상장을 준비 중으로 회사는 총 2차례 투자했다.
화학물·의약품 임상실험 분석 서비스 제공 기업 센트럴바이오도 의미가 있는 포트폴리오다. 2022년 111억원 규모로 결성한 프로젝트펀드 'IBKC·비하이 1호'를 비히클로 투자했다. 센트럴바이오는 김판석 부대표의 대표 포트폴리오이기도 하다. 김 부대표는 전 직장에서부터 투자를 이어왔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에서는 3번 투자를 진행했다.
단기간 투자해 성과가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다. 최근 시리즈C에 참여해 베팅했다. 초기투자를 이어가는 회사 전략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포트폴리오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도전하고 있다.
김중완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처음으로 결성한 펀드의 청산이 약 2년 정도 남았는데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다가올 회수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파블로항공은 높은 멀티플이 기대되고 많은 금액을 투입한 센트럴바이오에서 대규모 수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중완 대표 "추가 펀딩 위해 엑시트 성과 가장 중요"
이번 회수 성과는 비하이인베스트먼트에게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현재까지 총 8개의 펀드를 결성해 1개의 펀드를 청산했다. 남은 7개의 펀드 중 투자 재원이 남은 펀드는 3개로 추가 펀드레이징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펀딩을 위해 최근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 지원했지만 아쉽게 정량평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쟁쟁한 경쟁사들이 몰리기는 했지만 자체 회수 트랙레코드가 부족한 점이 약점 중 하나로 꼽혔다.
실제 그동안 회사의 주요 회수 포트폴리오는 사실상 반도체 디자인하우스(DSP)기업인 에이디테크놀로지 하나뿐이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2019년 결성한 프로젝트펀드 '메리츠비하이신기술투자조합'으로 투자해 내부수익률(IRR) 약 30%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펀드레이징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회수 성과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타이밍"이라며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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