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기업 데드라인 점검]멀어진 '상장시계' CGI홀딩스, 해법은 '기한 재연장'FI 보유 지분 매각도 '지지부진'…해외 사업 정상화만 기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4-05-14 13:05:21
[편집자주]
2010년대 후반 유동성 파티가 벌어지던 시기 많은 기업이 신사업 육성과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았다. 대기업 계열사와 유니콘 기업 기대주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도 그 대상이었다. 투자 받을 때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지만 기대만큼 사업이 성장하지 않았거나 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결국 상장을 포기한 기업도 나타났다. 더벨이 IPO 데드라인을 앞둔 기업의 상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6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GI홀딩스의 IPO(기업공개) 관련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행사 기한이 다음달로 다가온다. CJ CGV가 5년 전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PE로부터 3000억원 넘는 투자를 받을 때 맺은 약속대로라면 지난해까지 홍콩 증시에 CGI홀딩스를 상장시켜야 했지만 한 차례 IPO 데드라인을 미뤘다.하지만 1년 사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글로벌 IB(투자은행)가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를 물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기존 FI가 한 번 더 상장 기한을 연장해주는 게 최상의 해법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음달'까지 홍콩 증시 입성 약속
IB 업계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CGI홀딩스 지분 28.57%를 들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PE 몫을 인수할 투자자를 찾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 해당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특별한 진전은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CGI홀딩스 최대주주인 CJ CGV는 2019년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PE로부터 3336억원 규모 투자를 받을 때 지난해 6월까지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기로 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자가 CJ CGV 보유 지분을 끌어와 매각할 수 있는 권리도 줬다. 하지만 투자 유치 이듬해 본격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가 계획을 어긋나게 만들었다.
CGI홀딩스는 중국·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키운 회사다. 중국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해외 법인이었는데 2019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이 곳에 합쳤다. CJ CGV는 2018년 CJ CGV 베트남홀딩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는데 수요예측에서 가격이 만족스럽지 못해 상장을 철회했다. CGI홀딩스로 반전 계기를 삼으려 한 셈이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우리나라처럼 영화 관람 수요 저하로 인한 영업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일부 국가에선 영업이 중단되는 사태도 생겼다. CGI홀딩스는 2020년 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뒤 2021년 47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022년 마이너스(-) 100억원, 지난해 193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적자가 지속되다 보니 IPO 자체가 어려웠다. 삼일회계법인이 발표한 '2023 해외 IPO 안내'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 메인보드 상장을 위해선 순이익이 최근 연도 3500만홍콩달러(약 60억원) 이상, 이전 2년간 합계 4500만홍콩달러(약 80억원)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FI도 이를 감안해서 지난해 상장 기한을 올해 6월로 1년 더 늘려줬으나 지난해 순손실을 고려하면 여전히 상장에 도전하기조차 힘들다.
◇국내보다 빠른 '해외' 회복세 강조
CGI홀딩스의 사정을 보면 빠른 시일 내에 상장은 요원하다. FI 지분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다른 투자자도 현재 시점에서 CGI홀딩스 지분을 사는 게 힘들다는 의미다.
그래서 IB업계에선 CJ CGV가 상장 데드라인 재연장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CJ CGV가 옵션 행사기한 연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FI와 이를 논의 중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만약 FI가 드래그얼롱을 행사하면 이를 피하기 위해 당장 이들 지분을 사야 하는데 받은 만큼 돌려줄 돈이 부족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905억원인데 지난 3월 발행한 1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자금까지 합해도 대략 3000억원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다른 운영자금에 쓰기 위해 발행해 지분 매입에 투입하기도 고민스럽다.

CJ CGV는 국내보다 빠른 해외 사업 성장세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7725억원으로 연간 국내 매출인 7733억원과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높아졌다. 작년 해외 매출 상승률은 34%로 같은 기간 국내 매출 상승률인 9%를 훌쩍 상회한다. 해외 사업 중 CGI홀딩스 산하의 중국 매출은 3090억원, 베트남 매출은 1849억원, 인도네시아 매출은 927억원을 기록했다.
CJ CGV 관계자는 "CGI홀딩스 IPO와 관련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해외 사업 회복률이 국내보다 빠른 상황이라 해외 사업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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