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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엑설런스 인 UAV" 대한항공, 무인기 선두된 사연⑨"무인 전투기 주류될 것" 선제적 개발, 국산화율 100% 육박…저피탐·MRO 드라이브

허인혜 기자공개 2024-05-10 11:05:09

[편집자주]

방산 분야는 국산화율이 곧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이다. 특히 우리나라 방산 기업들에게 원천기술과 부품 국산화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휴전국가로서 매출처가 보장되는 데도 자체 기술 없이는 해외 기업에 기회를 뺏길 수밖에 없어서다. 글로벌 시장 규모도 작지 않다. 부지런히 따라잡은 끝에 국산화율은 80%에 도달했고 수출규모는 170억 달러를 넘겼다. 더벨이 국내 방산업계의 부품·원천기술 국산화 히스토리와 영역별 발전 역사, 기업별 국산화율과 수익성·연구개발(R&D) 재무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을 떠올리면 '엑셀런스 인 플라이트(Excellence In Flight)'라는 슬로건과 함께 여객·화물 운송기업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중요한 축이 하나 더 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다. 국내 방위산업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대한항공을 방산기업으로 부른 세월이 50년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선대회장은 "앞으로는 무인 전투기가 주류"라는 전망을 2000년대 이미 내놨다. 지금 대한항공 방산 부문의 주력 제품도 무인기다. 와신상담으로 내놓은 첫 감시용 무인항공기의 국산화율부터 97%에 육박했다. 축적한 헬기·전투기 국산화 기술도 수리온·해외 군용 헬기 부품 납품 등으로 활용 중이다. 국내 첫 기술인 저피탐 무인기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와신상담 후 내놓은 무인기, 출발부터 국산화율 97%

대한항공은 무인기 분야에서 가장 앞선다. 사연이 있다. 항공기와 부품 제작에 뛰어든 때가 1970년대다. 1975년 방산업체로 지정됐고 1978년 군용기 정비사업에 참여했다. 약 30년간 대한항공이 항공 방산 부문의 '톱'이었다. 최초의 국산헬기인 500MD부터 최초 국산 전투기인 F-5 제공호를 생산했고 KF-16전투기를 포함해 UH-60 중형헬기, CH-47 등의 생산과 성능개량에 집중해 왔다.
대한항공 수직이착륙 무인기(KUS-VS). 사진=대한항공

현재는 군용 분야에서는 무인기와 드론, 유지·보수(MRO)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항공기 구조물은 날개·몸체 등을 제작해 보잉과 에어버스에 납품한다. 전투기와 헬기 생산에 매진했던 대한항공이 무인기로 영토를 넓힌 시점은 산업자원부 주도의 항공빅딜과 맞물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출범한 뒤 방위산업 전문화업체로 지정되면서 대한항공의 방산산업 매출액이 축소됐다.

시장이 좁아졌지만 방위산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조양호 선대회장은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대한항공은 아예 KAI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외부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은 대한항공은 무인기 시장에서는 아예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자 했다. 국내 완성무기 중 항공 분야의 국산화율이 가장 낮은 50%대이지만 대한항공은 주요 제품의 국산화율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렸다.

◇무인기 국산화율 95% 이상…'저피탐' 개발 중

2007년 감시용 무인항공기 독자개발에 성공한다. 근접감시용 무인항공기 KUS-7, 전술급 무인기 KUS-9가 첫 대한항공의 무인기로 등장한다. 운용임무통제장비와 통신장비, 항법장비 등을 포함해 국산화율이 97%를 넘는다. 현재 포트폴리오는 사단무인기와 중고도무인기, 무인헬기, 틸트로터까지 확대됐다.

대표적인 제품이 지난해 ADEX 2023에서 소개한 사단정찰용 무인기(KUS-FT)다. 2010년 체계개발에 착수해 2020년 12월 초도 양산과 군 전략화를 완료했다. 부품의 95%를 국산화했다. 수직 이착륙 무인기(KUS-VS)는 2020년대 개발을 시작해 KUS-FT 수준의 국산화율을 이뤘다. 대한항공이 제작했던 최초의 국산 군용 헬기 500MD를 무인화해 다목적 무인헬기(KUS-VH)로 개발 중이다.

대한항공은 무인기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으로 신사업 로드맵을 짰다. '저피탐'이 목표다. 레이더 탐지를 어렵게 하는 스텔스 기술이 탑재됐다. 작은 기체에 고도의 기술력을 집약해야 한다. 저피탐 무인기와 저피탐 무인편대기 두 분야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저피탐 무인편대기 개발 과제에 선정됐는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되는 기술이다.
사단 정찰용 무인기 KUS-FT. 사진=대한항공
◇'국산화율 토대' 아태평양 최대 MRO 기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주둔하는 미국 공군 공격기 A-10 선더볼트Ⅱ는 때마다 부산을 찾았다. 대한항공이 부산에 구축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군용기 정비기지를 찾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이 무인기와 함께 키워온 부문은 MRO 사업이다.

MRO 사업은 기본적으로 국산화율이 높아야 추진이 가능한 사업이다. 자체 기술을 갖춰야 수리보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MRO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민간 항공사만 조단위 금액을 해외 MRO 기업에 지출해야 한다. 방산 부문은 보안이 강해 장벽이 더 높다.

F-15K 전투기 종합 정비 지원을 추진 중이다. F-4, F-15, F-16, A-10 등의 창정비와 수명연장, UH-60, CH-47 등 헬리콥터 정비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약 5000여대의 군용기를 정비해 왔다.

항공 방산 부품과 기술을 주로 수입해온 우리나라에서 항공 부품·개량기술 수출로 매출액을 확대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보잉과 에어버스,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등과 맞손을 잡고 있다. 보잉사의 방산 및 우주부문(BDS)과는 2021년 수주 계약을 맺고 태국 육군용 AH-6 헬기 동체를 제작해 납품한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와도 군용 UH-60 헬리콥터 성능개량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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