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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ction Highlights]케이옥션, 20억 박서보 묘법 새 주인 찾을까<5월> 3월 이어 경매 다시 오른 백남준 '신전'

서은내 기자공개 2024-05-20 08:29:46

[편집자주]

미술품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런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플레이어가 경매기업이다. 이들은 1차 시장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이 검증돼 유통성을 확보한 미술품을 2차 시장에 내놓는다. 자산으로서 미술품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가치 산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투자 루트가 경매라는 말이다. 매달 경매가 이뤄질 정도로 규모가 커진 미술시장에서 어떤 작품에 주목해야 할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며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미술품 경매 시장의 하이라이트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옥션이 오는 5월 경매에서 박서보의 <묘법>을 도록의 첫 표지에 올렸다. 추정가는 5억8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평가된 작품이다. 박서보의 작품은 매달 경매에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으나 그 중 출품 취소나 유찰되는 비중이 상당해서 이번 경매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주목된다.

오는 22일 오후 4시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리는 5월 경매에는 총 73점, 약 74억원어치의 작품들이 출품된다. 지난 4월 경매 당시 총 130점, 148억원 규모 작품이 출품됐던 것과 비교하면 출품작 수는 전달의 56%, 총액은 50% 수준으로 전반적인 규모가 줄었다. 소싱의 규모는 줄었으나 낙찰률 포인트를 짚어볼 만 하다.


◇갤러리 하이라이트: 박서보의 <묘법 No. 10-78>(1978년)

단색화 박서보의 작품은 이번 경매에 총 3점이 출품됐다. 그 중 1978년 작 <묘법 No. 10-78>으로 100호 대형 작품으로 이번 경매 프리뷰 전시장 가장 입구에 배치된 작품이다. 경매 전체 출품작 중 가장 고가이며 추정가는 11억원에서 20억원 수준이다.

연한 미색의 바탕 위에 흰 유채 물감을 덮고, 연필로 채 마르지 않은 물감을 끊이지 않게 반복적으로 그어 제작된 것으로 흔히 연필 묘법이라고 불린다. 드로잉과 페인트 사이 기묘한 균형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작품은 도쿄 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부산미술관에서 전시된 이력이 있으며, 다수의 문헌에도 수록돼있다.

경매 표지에 오른 박서보의 <묘법 No.080903>은 2000년대부터 등장한 색채 묘법 시리즈로 대각선으로 계단 같은 5개의 직사각형 창이 독특하다. 배경보다 채도가 높은 색으로 표현된 창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화면에 율동감을 더해주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나머지 한 작품은 <묘법 No.060306>으로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박서보 작품의 경매 이력을 보면 지난 4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총 4점이 나왔으며 그 중 한 점은 출품취소, 두 점은 유찰됐다. 나머지 한점인 <묘법 No. 070721>이 1억5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3월 케이옥션 경매에 1점이 나왔으나 출품취소됐다. 4월 서울옥션 경매에 총 4점의 묘법 시리즈가 나왔으며 1점이 유찰되고 3점은 1억1000만~1억3000만원대에서 낙찰이 성사됐다.


◇해외 작품 하이라이트: 훌리오 라라즈의 <The Tides of March>

해외 작품들로는 국내 경매에 처음 출품되는 작가들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루이스 보넷의 작품이 나왔다. 스위스 출신의 루이스 보넷은 인간의 몸을 뒤틀고 부풀려 왜곡된 형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이렇게 과장된 몸의 형상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신체를 통제하기를 원하지만 결국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루이스 보넷의 작품 <Untitled>는 추정가가 7800만원에서 1억원이다.

쿠바 출신 훌리오 라라즈의 작품 역시 국내에서 처음 경매에 선보인다. 훌리오 라라즈는 인물과 풍경을 편안한 색을 사용하여 사실적으로 그리는 작가다. 초기에는 삽화가로 활동했으나 뉴욕 이주 후 회화 작업에 열중해왔다. 이번 경매에 오른 <The Tides of March>는 풍경과 인물 그리고 강아지가 안정적 구도를 만들어내고, 그 가운데 선명한 색상 색상과 독특한 빛의 대비를 통해 편안한 회화적 매력을 뽐내고 있다. 7200만원부터 시작된다.



◇국내 작품 하이라이트: 최욱경의 <무제>

국내 여성 화가 최욱경의 작품이 주목된다. 미국 유학 시절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의 화풍에 영향을 받아 적극 수용했던 최욱경은 화려한 색과 역동적 붓질로 내면의 열정과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화면에 담았다. 최욱경의 <무제>는 경매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1960년대 초반 작업이다. 서예적이면서도 격동적인 붓질이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작품이다. 48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추정된다.


◇투자 하이라이트: 백남준의 <신전>

최근 미술 시장은 전문가들의 말로 '슬로우'한 상황이다. 그만큼 거래 빈도나 규모가 저조하다는 의미다. 몇몇 작가들의 작품은 예외이나 호황일 때에 비해 전반적인 경합도가 덜하고 가격대가 낮게 형성되고 있다. 이 점은 다른 말로 바꿔보면 응찰자 입장에서 기회다.

백남준 작가의 <신전>은 지난 3월 경매에도 출품됐으나 유찰됐고 이번에 다시 한번 경매에 오른 작품이다. 전문가들은 작품의 사이즈나 작가성, 작품성의 수준을 가늠할 때 현재 경매에 나온 가격이 구매자 입장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한다. 최근 환율 변동으로 달러 표시 가격은 지난 3월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백남준 작가는 작품성과 시장성이 비례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예"라며 "백남준의 <신전>은 미디어작품이고 조형 작품이라는 특성에 기인해 미술관이나 기관이 아니면 개인 소장이 쉽지는 않은 면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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