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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첫 사모펀드 출시…전략은 ‘레포’ 작년 7월 운용업 라이센스 취득…250억 규모로 설정

황원지 기자공개 2024-05-29 08:19:4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사모펀드 라이선스 취득 후 첫 번째 펀드를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운용업 인가를 받고 사모펀드투자운용부를 신설한 바 있다. 첫 펀드 전략은 레포(Repo)로 금리인하기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 낙점됐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KIS 1Y 알파 일반사모투자신탁 1호’ 펀드를 설정했다. 추가형이면서 개방형으로 설정돼 필요시 자금 추가 투입이 가능하다. 현재 설정액은 약 25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사모집합투자업 인가를 받았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5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일반 사모펀드 운용사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동시에 운용을 맡을 사모투자운용부를 신설했다. 약 9개월 간 인력을 채용하고 첫 펀드 출시 준비를 진행했다. 현재 사모펀드투자운용부 인원 규모는 약 10명 내외로 전해진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행보를 이례적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 규모의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금융지주 계열사로 운용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먼저 사모펀드 사업에 진출한 NH투자증권도 2019년 NH헤지자산운용을 분리하며 라이선스를 넘겨줬다. 현재 일반 사모펀드 운용업에 진출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교보증권, 리딩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9곳에 불과하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손익차등형 펀드와 같이 자본력이 필요한 펀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익차등형 펀드는 손실을 먼저 인식하는 후순위 자금이 필요하다. 이전까지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을 맡고 후순위는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한 계열사가 맡는 구조로 상품을 만들어 왔다. 한국투자증권이 운용업 라이센스를 받으면 직접 자본을 투입해 손익차등형 상품을 내기가 용이해진다.

사모펀드투자운용부도 손익차등형 펀드를 고려했지만,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레포펀드를 첫 펀드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상품 출시 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를 실시했는데, 시장 상황상 고객들이 원하는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에 목표달성형 펀드보다는 레포펀드가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레포펀드가 보다 적절한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레포펀드는 기초자산이 채권이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어 ‘마법의 채권투자’로 불린다. 먼저 국고채와 통안채, 은행채(AAA급)을 매입한 후 이 자산을 담보로 현금을 차입(레포 매도 포지션)한다. 통상 이 현금은 다시 여전채, 회사채 등 크레딧물을 사는 데 투입된다.

여전채 금리에서 차입 금리(레포 매도 조달금리)를 차감한 스프레드만큼 알파 수익이 발생한다. 레포펀드의 운용 과정(여전채 매입→레포 매도→여전채 재매입)을 반복하면 최대 400%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다만 레포 매도엔 최소증거금률(헤어컷) 규정이 있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끝없이 낼 수는 없다. 업계에서는 통상 250% 안팎의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다.

금리 인하시 수익률이 극대화될 수 있어 최근 인기가 높다. 레포 금리는 기준금리에 연동된다. 금리가 인하되는 만큼 조달금리와 운용금리 간 스프레드가 벌어져 얻을 수 있는 차익도 커진다. 여기에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 때문에 올해 초부터 건강보험공단과 은행, 중앙회 등이 잇따라 레포펀드를 설정해왔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이유로 레포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농협은행이 수탁에 나선 것도 주목된다. 재작년 말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부도 사태 등으로 은행들의 레포펀드 수탁 기피 현상이 있었다. 조달 금리가 운용금리보다 높아지면서 입은 손실로 잡음이 잦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중은행 외 한국증권금융 등에 수탁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생겼다.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는 레포펀드 직접수탁을 맡고 있지 않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이러한 수탁 문제는 없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레포펀드가 양질의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 레포펀드 운용역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수탁은행을 찾는데 일부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레포펀드가 물살을 타며 수탁 문제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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