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덕에 신탁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탁사 책임준공 확약 사업장에 실행된 PF 대출잔액은 21조1195억원이다. 3월 결산법인인 신영부동산신탁과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무궁화신탁을 제외한 12개 신탁사만의 수치다.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4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신용보강 규모는 17조1927억원에 그친다. 건설사들의 신용보강액은 총 17조8483억원이다. 부동산 개발사업 자금조달의 주요축인 증권사나 시공사보다 신탁사가 부동산 PF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셈이다.
문제는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책임준공 확약이 부동산PF 연쇄 부실의 뇌관이 됐다는 점이다. 시공사 책임준공 미이행이 신탁사의 추가자금 투입과 손해배상금 지급 등으로 이어지면서 중견 건설사 부실이 신탁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책준 사업장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연일 확대되고 있지만 리스크 분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탁사는 책임준공 확약에 대해 자세하게 공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전체 규모와 사업장 수 정도만 공시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금융지주 소속 신탁사들도 공시의무가 없다는 점을 방패삼아 리스크를 감추기에 급급하다. 한 신탁사의 경우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한 사업지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감사보고서 어디에도 공시하지 않았다. 금융지주 연결 분기보고서에도 이같은 내용은 빠져 있다.
반면 증권사와 시공사는 PF대출 익스포저에 대해 세세한 공시가 의무화돼 있다. 증권사는 유동화법인(SPC)명과 신용보강액을 공시하고 있어 사업장별 리스크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올들어 공시의무가 강화된 시공사는 사업장별 보증액은 물론 보증 대상 법인과 지역, 만기 등을 세세하게 공시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일반적인 법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투명성이 요구된다. 시장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이 강한 만큼 영향력에 걸맞는 의무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도 PF 관련 정보를 자세하게 공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인 신탁사가 시장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사회·경제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보 부족은 부동산PF에 대한 불안심리를 자극해 시장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공시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타기관 대비 현저히 적은 정보를 제공하는 신탁사들은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라도 신탁사들이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PF 위기 극복을 위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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