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iM뱅크' 리브랜딩]8년 공들인 iM 브랜드 '수도권 진출' 첨병됐다①지방은행 한계 고려, 모바일뱅크 브랜드로 탄생…명맥 이어 행명 확대 적용
최필우 기자공개 2024-05-31 12:31:59
[편집자주]
대구은행이 iM뱅크로 재탄생한다.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변경하는 첫 사례다.사명 변경은 간판을 바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적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대구은행은 'iM' 리브랜딩을 통해 영업 권역을 전국으로 넓히고 비대면 플랫폼 경쟁력 강화한다는 구상이다.대구은행 리브랜딩 기대 효과와 전략에 담긴 고민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이 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한다. 이달 금융 당국으로부터 시중은행 전환 인허가를 받은 데 이어 리브랜딩 작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간판을 바꿔달면 대구·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은행 색채를 지우고 시중은행 정체성을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대구은행은 iM 브랜드로 수도권 공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지방은행 수도권 영업 제한 규제는 없으나 특정 지역에 초점을 맞춘 기존 사명이 영업 권역 확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게 대구은행이 내린 결론이다. 사명 변경을 계기로 모바일 플랫폼 iM뱅크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진출 전략에 전사적으로 힘을 싣는다는 구상이다.
◇'아이M뱅크→IM뱅크→iM뱅크' 3대 회장 거치며 명맥 유지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다음달 5일 아이엠뱅크(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결의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7월 시중은행 전환을 선언한 이후 컨설팅 업체에 새로운 브랜드 정립에 대한 자문을 구한 끝에 iM뱅크를 낙점했다.
iM뱅크는 당초 모바일뱅크 브랜드로 사용됐다. 2015년 국내 은행권에 비대면 플랫폼 중요성이 부각되고 사별 신규 브랜드 론칭이 잇따를 때 대구은행도 자체 모바일뱅크 브랜드로 iM뱅크를 내놓았다. 'I am a bank'의 줄임말로 '내 손안의 모바일 지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iM뱅크 출시를 주도한 인물은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이다. 재임 당시 대구은행장을 겸직한 박 전 회장은 은행권 트렌드를 감안해 지방은행 최초로 모바일뱅크 '아이M뱅크(현 iM뱅크)'를 선보였다. 비대면 플랫폼 도입 초창기로 많은 고객 수를 확보하진 못했으나 디지털 역량 강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박 전 회장이 2018년 불명예 퇴진하면서 브랜드 존속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후임 CEO로 취임한 김태오 전 DGB금융 회장은 아이M뱅크의 표기법을 'IM뱅크'로 바꾸는 선에서 브랜드를 유지했다. 업적을 만드는 차원에서 CEO 취임 때마다 신사업 브랜드를 교체하는 타사와 차별화한 행보다.
김 전 회장은 iM뱅크를 관리하는 디지털금융본부 조직명을 IMBANK본부로 변경하고 IMBANK본부장 직책을 IMBANK 대표로 바꾸는 등 브랜드에 상징성을 부여했다. 또 그의 퇴임 전 iM뱅크 고객 수 160만명을 넘기며 브랜드 지속성이 생겼다.
현직 CEO로 대구은행의 새 사명 결정권을 쥔 황병우 DGB금융 회장의 선택도 iM뱅크였다. 지난해 대구은행장으로 iM뱅크 브랜드 표기법을 소문자 i와 대문자 M으로 재정비한 장본인이 황 회장이다. 이젠 모바일뱅크 iM뱅크가 아닌 시중은행 iM뱅크 시대를 열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모바일뱅크 수도권 진출 전략 유지·발전
대구은행 내부에서는 새 사명으로 iM뱅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iM뱅크가 모바일뱅크 브랜드로 시작한 만큼 시중은행 사명으로 위상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iM뱅크로 사명을 최종 낙점한 배경에는 모바일뱅크로 추진해 온 수도권 진출 전략이 자리한다. iM뱅크는 기존 대구·경북 지역 고객의 편의성과 거래를 증진시키는 동시에 수도권 고객을 신규 유치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대구은행이 수도권에 점포를 촘촘하게 구축하기 쉽지 않고 사명에 특정 지방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비대면 플랫폼이자 신규 브랜드인 iM뱅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결정한 것도 모바일뱅크 출시와 맥을 같이 한다. 대구은행은 주영업 권역의 전통 산업군이 정체되고 인구 감소로 고객 수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도권 진출 필요성을 절감했다. 모바일뱅크를 통한 수도권 강화 전략을 전행 차원에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iM뱅크를 행명으로 확대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진출이 절실한 상황에서 특정 지역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와 정체성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우기 위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했고 기존 iM뱅크 브랜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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