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학사는 지금]'외형 확장' 절실한 카프로, 줄어든 부채비율은 '청신호'②무상증자 통해 1분기 부채비율 1029% → 768% 하락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04 09:56:04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프로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새 주인인 티엠씨 컨소시엄(태화그룹 계열사 티엠씨·NH PE·오퍼스PE)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한 동시에 채권단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며 차입금을 상환한 덕택이다.◇감자 후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
카프로는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부채비율은 1029%를 기록하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86.2%로 치솟았다. 차입금의존도가 60%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매우 불안한 상태로 판단한다.
카프로는 지난해부터 매각 및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했다. 이달 초 티엠씨 컨소시엄이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새 주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새 주인 맞이를 통한 자금 확충으로 시급한 재무 문제를 해결했다.
티엠씨 컨소시엄은 이달 초 카프로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억원을 수혈했다. 신용보증기금 등 카프로 채권단도 42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했다. 다만 유상증자의 선결 조건은 무상감자였다. 무상감자는 주식회사가 주주에 대한 아무런 보상 없이 자본금만 줄이는 것을 뜻한다.
올 3월 진행한 카프로의 무상감자는 보통주 5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내용이 골자다. 무상감자 후 카프로의 자본금은 감자 전 200억원에서 감자 후 40억원으로 줄고, 보통주도 4000만주에서 800만주로 감소했다.
신규 자금이 투입되고, 출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앞서 지난해 말 카프로의 차입금 규모는 1867억원이다. 단기차입금만 1215억원이다. 매달 이자비용으로만 10억원가량이 사용됐다.
카프로의 현금성자산이 19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자비용은 상당히 큰 부담이다. 이에 티엠씨 컨소시엄은 이달 초 카프로 채권단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등 단기차입금을 700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나머지 단기차입금의 경우 대부분 분할 상환할 계획이다.
카프로의 부채비율도 지난해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 1분기 무상감자로 부채비율이 지난해 1029%에서 768%로 낮아졌고, 2분기부터는 티엠씨 컨소시엄의 신규 자금이 재무에 포함될 예정이다.
◇수익성 확보 관건…'수소·산업용 가스' 사업목적 추가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한 카프로는 완전히 달라졌다. 최대주주도 교체됐으며,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발행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새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자본잠식이 해소되고 현금보유고가 늘어날 수 있었다. 자금 상당분은 신사업 용도로 쓰일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수년간 적자에 시달렸던 사업구조를 신사업 전개를 통해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재무구조를 개선했더라도 영업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한 또다시 결손금이 늘고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문제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프로는 올 1분기 사업목적을 바꾸는 등 새로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산업용 가스와 수소 및 연관기기의 생산 등 판매 및 트레이딩 사업을 추가했다. 아울러 유틸리티(증기·전력·용수 등) 제조와 판매, 중개 및 서비스 사업도 새로 올렸다.
카프로는 새로 유입된 자금을 신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구상이다. 장기간 적자 구조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기존 사업 구조를 수소와 황산, 아논 등 화학 소재 기업으로 바꿔 수익성 측면에서도 반등을 일으켜보겠다는 속내다.
카프로는 700억원의 투자금 중 450억원 가량은 파생사업인 수소와 황산 정제 시설을 구축하는데 투입한다. 황산은 전구체의 핵심 원료로 이차전지 기업에 납품할 수 있다. 친환경플라스틱의 원료로 쓰이는 아논도 주력 사업으로 낙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완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Red & Blue]재무지표로 '위기설' 반박한 롯데케미칼, 저점 매수 기회될까
- [SK그룹 인사 풍향계]최창원 체제 첫 정기인사, '위기 속 혁신' 이뤄낼까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관세보복 첫 표적은 삼성 진출한 베트남 유력…리스크 재점검 필요"
- [SK 이사회 2.0 진화]'정기 이사회' 12월로 앞당긴다…첫 키워드는 '속도'
- LX그룹 4세 경영 본격화....구형모 사장 승진
- '해외통' 대표 맞은 코오롱인더, 글로벌 고객사 확보 '총력'
- LX인터, 윤춘성 대표 연임…인사 키워드 '풍부한 경험'
- [2024 이사회 평가]TCC스틸, '평균 3점' 못 넘는 이사회 경영
- [2024 이사회 평가]제일기획, 내부 피드백 활발…다양성 부족 '아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