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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후발주자' 교보자산신탁, 사업장 감소세 더딘 까닭은①2020년 이후 집중 수주 여파…소규모 현장 위주, 연내 대부분 해소 전망

이재빈 기자공개 2024-06-05 07:46:21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자산신탁은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규모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2020년 이후 수주가 집중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업장이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준공이 예정돼 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책준 사업장의 30% 이상인 22곳에서 시공사 책준기한이 도과된 상태다.

다만 대부분의 사업장이 작은 규모인 만큼 신탁사 책임준공 이행을 통한 손해배상 리스크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고정이하 자산비중은 50% 이하로 유지되는 중이고 신탁계정대에 대해서도 30% 이상 충당금이 설정됐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6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한편 지난 1월 관리본부를 신설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67개 사업장에 PF 대출잔액 2조596억, 순천 공동주택 등 신탁사 기한도과

지난해 말 기준 교보자산신탁이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지는 총 67곳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업지에 제공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는 2조596억원이다.

교보자산신탁은 금융지주계열 신탁사들과 달리 1년에 한번만 책준약정 규모를 공시하고 있다. 모회사인 교보생명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도 책준약정 규모가 공시되지 않았다. 책준 사업장에 제공된 PF대출 규모도 지난해부터 공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책준형 사업장의 감소폭은 더딘 상황이다. 2021년 67곳이었던 책준 사업장 수는 2022년 89곳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24.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금융지주계열 신탁사 4곳의 책준 사업장 수는 2022년 416곳에서 2023년 295곳으로 29.08% 줄었다.

교보자산신탁이 책준 사업에 뛰어든 시점이 여타 신탁사들 대비 상대적으로 늦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탁사 책준사업이 처음 등장한 시점은 2016년이지만 교보자산신탁은 교보생명 100% 자회사로 전환된 후인 2020년부터 책준 사업을 수주하기 시작했다.

여타 신탁사들이 수주를 줄이던 시점에 다수의 사업장을 수주한 셈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신규수주를 억제하고 있는 만큼 교보자산신탁은 2024년 말에는 책준 사업장 수가 약 30곳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7개 사업장 중 연말 기준으로 시공사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된 사업장은 22곳이다. 22개 사업지에 제공된 PF대출 잔액은 4428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32.84%에서 책준 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셈이다.

신탁사 책준 기한은 통상 시공사 책준기한으로부터 6개월로 설정된다. 이 기간 내에 준공되지 않을 경우 교보자산신탁이 대주단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대부분의 사업장이 신탁사 책준기한 이전에 준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사업장 위주로 수주가 이뤄진 만큼 신탁사 책준기한 준수가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교보자산신탁의 사업장별 평균 PF대출잔액은 307억원인 반면 금융지주계열 신탁사는 419억~781억원으로 확인됐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책준 사업장 대부분이 소형 현장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자금만 적기에 투입되면 대부분 6개월 이내에 준공이 가능하다"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업지 토지를 인수한 뒤 대주단에 PF대출을 상환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탁사 책준기한이 도과된 사업장으로는 전남 순천 공동주택 사업장 등이 있다. 상상주택이 시행하고 중우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나 자금부족으로 인해 2023년 8월로 예정됐던 시공사 책준기한이 도과된 상태였다. 이후 2023년 12월로 예정돼 있던 신탁사 책준기한도 도과되면서 손해배상금 지급 리스크가 발생했다.

하지만 교보자산신탁과 대주단의 협상이 타결되면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해당 사업지는 지난 4월 사용승인을 받아 현재는 책임준공 의무가 이행된 상태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비중 업계 최고, 보수적 회계처리 영향

교보자산신탁의 1분기 말 신탁계정대는 4588억원으로 확인됐다. 2021년 234억원에 불과했던 신탁계정대는 2022년 1580억원, 2023년 4404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신탁계정대 규모는 업계 내에서도 큰 수준이다. KB부동산신탁(7866억원)에 이어 두번째다. 자산총계에서 신탁계정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75.68%에 달한다.

신탁계정대 규모 증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만큼 적잖은 사업장이 공사비 부족에 따른 책준 미이행 리스크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배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신탁계정대 투입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탁계정대 대비 대손충당금 비중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1분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1557억원으로 전체 신탁계정대의 33.94%에 달한다.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의 신탁계정대 총합 1조5273억원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2995억원으로 적립비율은 19.61%에 불과하다.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는 대손충당금 비중이 금융지주 평균 대비 15%포인트(p) 가까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교보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을 타 신탁사 대비 보수적으로 쌓았다. 회수가액을 산정할 때 건축중인 공사의 담보가치를 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충당금 비율이 높게 산정된 것이다. 추후 준공 및 분양이 이뤄질 경우 기설정된 충당금이 환입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소지가 있다.

실제로 고정이하 자산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8.2%에 그쳤다. 대부분의 신탁사가 50% 수준임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 자산비중도 50%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으로는 추가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80억원에 그친다. 머니마켓펀드(MMF)로 보유하고 있는 자금 903억원을 합치면 1083억원 규모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성 규모가 전체 책준 사업장 PF 대출잔액의 5% 수준인 셈이다.

교보자산신탁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6월 중으로 사모사채를 발행해서 28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에도 추가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지난 1월 관리본부가 신설됐다. 2023년 6월부터 활동했던 TF를 확대한 조직이다. 관리본부의 주요 업무는 신탁계정대 축소 및 회수와 책준 사업장 공정률 관리다. 책준 현장에 직접 파견돼 업무를 수행한다. 교보자산신탁은 현재 직원들의 책준 현장 상주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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