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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우리자산신탁, 뚜렷한 감소세…고정이하 비율 부담①1분기 말 36곳 대출잔액 1조9875억, 시공사 기한 도과 7곳 확인

이재빈 기자공개 2024-05-31 08:04:07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신탁의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규모 감소폭은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 중 가장 크다. 2021년 말 100여 곳에 달했던 책준 사업지 수는 올해 1분기말 기준 36곳으로 급감한 상태다. 일부 사업장에서 시공사 책준 기한이 도과되고 있지만 신탁사 책준 기한 도래 이전에 준공되면서 손해배상금 지급 리스크를 피하고 있다.

신탁계정대 규모도 금융지주계열 신탁사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다만 신탁계정대 대부분이 책준형 사업장에 투입됨에 따라 고정이하 자산비중은 60%를 상회하고 있다. 다행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3662억원에 달해 책준 사업장 부실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은 갖춰진 상태다.

◇금융지주 계열 중 사업장 감소폭 가장 커, 경기광주·시화MTV 책준 미이행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우리자산신탁이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지는 총 36곳이다. 2021년 96곳에 달했던 책준 사업장 수는 2022년 87곳, 2023년 43곳으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2년 3개월 새 사업장 수가 62.5% 감소한 셈이다. 같은 기간 금융지주계열 신탁사들의 책준형 사업장 수는 총 397곳에서 259곳으로 34.76% 감소에 그쳤다.

책준 사업장에 제공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은 1조9875억원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해당 수치가 2조2756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새 12.66% 감소한 셈이다.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 중 1분기 말 책준 사업장 PF 대출잔액이 2조원을 하회하는 곳은 우리자산신탁이 유일하다.

책준 사업장 PF 대출잔액은 책임준공 의무 미이행 시 배상해야 하는 손해배상액 산정의 모수가 된다. 최근 PF 대주단이 책임준공기한 도과에 따른 손해배상금 지급 범위로 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준 사업장 대출잔액이 적다는 것은 손해배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고도 볼 수 있다.

시공사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한 사업지는 1분기 말 기준 7곳이다. 지난해 말 5곳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다. 시공사 책준 기한 도과 사업지에 제공된 PF 대출잔액은 1617억원에서 1971억원으로 21.89% 증가했다.

다만 시공사 책준 기한 도과가 신탁사 책준 기한 도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통상 시공사 책준 기한이 도과된 후 6개월이 신탁사 책준 기한으로 책정된다. 시공사가 책준의무를 이행하지 못 한 상황에서 신탁사가 6개월 이내에 준공에 실패하게 되면 손해배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구조다.

우리자산신탁의 경우 1분기 말 시공사 책준 기한 도과 사업지 7곳 중 5곳이 당분기에 신규 발생한 사업지다. 2023년 말 기준 시공사 책준기한이 도과된 5개 사업지 중 3개가 1분기 중 준공되면서 신탁사 손해배상금 지급 리스크가 해소됐다. 1분기 중 준공되지 않은 2개 사업지도 4월에 공사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1분기에 시공사 책준 기한이 도과된 5개 사업장도 6개월 이내 준공이 예정돼 있다. 시공사 책준 기한을 넘겨도 6개월 이내에만 준공되면 신탁사의 손해배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만큼 앞으로도 신탁사 책준 기한 도과에 따른 우리자산신탁 자원 유출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탁사 책준 기한이 도과된 사업지로는 경기도 광주 상업시설 사업지 등이 있다. 이삭이 시행하고 건해건설이 시공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말 기준 사업장에 투입된 PF대출은 460억원이고 우리자산신탁의 고유자금대출도 17억원 가량 제공됐다.

다만 준공이 완료되면서 현재는 손해배상금 지급 리스크가 낮은 상황이다. 준공 후 잔금이 유입됨에 따라 PF대출 대부분이 상환됐기 때문이다. 현재 남아있는 대출잔액도 순차적인 상환이 전망되는 만큼 우리자산신탁은 해당 사업지와 관련해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시화MTV 복합시설 이비자 가든 사업지도 신탁사 책준 기한이 도과됐다. 도원레이크가 시행하고 계담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아 2022년 12월 준공이 예정됐던 사업지다. 하지만 시행사 도원레이크가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한정의견을 받는 등 경영난으로 인해 준공이 지연됐다. 하지만 현재는 공사가 완료됐고 대주단에서도 우리자산신탁에 손해배상금 지급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우리자산신탁 관계자는 "시공사 책준 기한이 도과되거나 이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지 대부분이 신탁사 책준 기한 도래 이전에 준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책준 기한을 준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지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를 면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00억 유상증자로 재무적 대응여력 양호, 전담조직 출범해 리스크 관리 총력

우리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규모는 1분기 말 기준 1174억원이다. 자산총계 5410억원의 21.7%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른 금융지주계열 신탁사들은 자산의 48.59~83.59%가 신탁계정대로 구성돼 있다. 우리자산신탁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부동산PF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신탁계정대 규모는 다른 신탁사들과 마찬가지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505억원이었던 신탁계정대는 2022년 351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1036억원으로 3배 가량 늘었다.

우리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과반 이상의 토지신탁 사업장이 책준형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손해배상금 지급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신탁계정대 투입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탁계정대 회수를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채권으로 볼 수 있는 고정이하 자산의 비중이 1분기 들어 급등했기 때문이다. 우리자산신탁의 고정이하 자산 비중은 64.43%로 32.11%를 기록했던 지난해 말 대비 32.32%포인트(p) 급등했다. 1분기 말 기준 금융지주계열 신탁사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 자산비중 급등은 높은 책준형 사업장 비중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환순위가 PF대출보다 후순위에 자리하는 책준 사업장 신탁계정대는 고정이하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을 준수하기 위해 책준 사업장 신탁계정대 투입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고정이하 자산비중이 증가하게 됐다.

신탁계정대 회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우리자산신탁은 적잖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277억원으로 전체의 23.59% 규모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021년 14.46%에서 2022년 15.67%, 2023년 22.5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재무적으로는 충분한 대응여력을 갖춘 상태다. 1분기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증자를 받으면서 21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확보한 효과다. 올해 1분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3662억원으로 시공사 책준기한 도과 사업장에 제공된 PF 대출잔액 규모를 1.86배 상회하고 있다.

우리자산신탁 내부에서는 책준형 사업장 및 신탁계정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장 리스크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한 셈이다.

TF는 관련 부서장들로 구성됐다. 재량권이 있는 부서장들이 한 자리에서 문제를 논의하는 만큼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구조다.

지난해 말에는 전략사업본부가 신설됐다. 책준 미이행 등 리스크 사업장을 전담 관리하는 조직이다. 본부장 산하 3개 팀으로 구성됐고 주요 부서에서 핵심 인력들이 차출됐다. 행사 가능한 권한의 범위도 넓고 전략사업본부가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전사적 지원이 제공되는 중이다.

수주와 관련해서도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갖춰진 상태다. 신규 토지신탁 수주 시에는 사업심의 협의회와 위원회로부터 이중으로 리스크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협의회는 수주사업 관련 팀장급으로, 위원회는 임원들로 구성됐다.

우리자산신탁 관계자는 "올해 책준 사업장 리스크가 고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건설부동산 경기가 당분간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해도 현재 보유한 유동성 만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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