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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니컬 리포트]메드팩토, '백토서팁' 긍정적 결과…급변한 치료환경 고민폐암 대상 임핀지 병용 1b/2a상 톱라인 결과 발표, 후속 임상 전략은 과제

정새임 기자공개 2024-06-20 14:27:25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드팩토가 개발 중인 신약 물질 '백토서팁'이 비소세포폐암(NSCLC)을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기존 화학요법으로 치료가 안 된 환자에서 면역항암제와 백토서팁을 병용으로 썼을 때 더 개선된 효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후속임상에 대한 고민도 있다. 임상을 진행하는 약 6년간 폐암 치료 트렌드가 급변하면서다. 면역항암제가 일제히 앞단 치료로 이동하는 가운데 말단 치료에 있는 백토서팁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닐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임핀지에 백토서팁 더했더니 치료반응·생존기간 ↑

메드팩토는 최근 진행성 폐암을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더발루맙(제품명 임핀지)'을 병용한 1b/2a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2018년 10월 승인받았던 임상 결과지를 약 6년 만에 받아들였다. 백토서팁은 메드팩토가 메인으로 개발 중인 TGF-β1 수용체 억제 기전의 신약이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을 또 다른 면역항암제인 임핀지와 병용 효과를 살피고 적정 용량을 탐색하기 위해 초기 임상을 실시했다. 국내 화학요법을 받은 후 병이 진행된 폐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했다. 1차 평가지표는 최대허용용량(MTD)과 제2상 권장용량(RP2D), 항암 활성도, 안전성 등이다.

긍정적으로 볼 부분은 항종양 활성 분석 결과다. 2a상 전체 환자를 분석한 결과 객관적반응률(ORR) 31.7%,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14.4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3개월을 기록했다.


PD-L1 발현율에 따른 활성도를 분석한 결과 발현율 25% 이상 환자군에서 확연히 좋은 반응을 보였다. PD-L1 발현율은 면역항암제가 해당 환자에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다. 발현율이 높을 수록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측된다.

PD-L1 발현율 25% 이상인 환자의 ORR은 45.8%로 치료에 반응한 환자가 절반에 가까웠다. mOS와 mPFS 역시 각각 41.9개월, 2.6개월을 기록했다. 약 3개월 뒤 병이 진행됐지만 3년 넘게 환자가 생존했다는 의미다. 반면 PD-L1 발현율 25% 미만인 경우 ORR 22.2%, mOS 11.2개월, mPFS 3개월로 생존기간이 확연히 짧았다.

2017년 비슷한 환자군에서 임핀지 단독요법으로 실시된 임상 결과와 견줘보면 백토서팁이 얼마나 효능을 개선했는지 추측해볼 수 있다. 당시 실시된 임핀지 단독 임상의 경우 PD-L1 발현율 25% 이상인 환자에서 ORR 25%, mOS 15.4개월, mPFS 2.8개월을 기록했다. PD-L1 발현율 25% 미만군은 ORR 6%, mOS 7.6개월, mPFS 1.5개월이었다.

환자군이 일치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백토서팁을 추가해 환자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과거 임상과 비교했을 때 이번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데이터는 4분기 최종결과보고서를 받아본 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도 중대한 문제는 없었다"고 답했다.

◇6년간 치료 앞단으로 가버린 면역항암제, 선택과 집중 필요

긍정적 결과에도 후속 임상 전략을 짜기는 쉽지 않다. 백토서팁 임상을 진행하는 6년간 폐암 치료 환경이 급변했다는 점이 문제다.

메드팩토가 백토서팁과 임핀지 병용요법 임상을 준비하던 당시만 해도 임핀지,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는 주로 말기암 환자에 쓰였다. 다른 치료를 모두 받고도 병이 진행되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썼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빅파마들이 조기 암으로 진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임상을 진행하며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면 면역항암제를 1차 치료제로 쓴다. 심지어 수술 전후 폐암에도 면역항암제를 쓸 수 있게 됐다.

폐암 치료는 조기 진단과 면역항암제를 통한 조기 치료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폐암 시장에서 백토서팁이 경쟁력을 얻으려면 더 앞단에서 쓰일 수 있어야 한다.

후속 임상을 위한 비용도 부담이다. 물론 메드팩토의 경우 임상에서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부분인 병용약제에 대한 부담은 덜어낸 상태다. 임상에 필요한 키트루다와 임핀지를 무상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임상을 실시하기 위해선 수백억원을 감내해야 한다.

백토서팁 자체 상업화를 추진하는 메드팩토 입장에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메드팩토의 현금성자산은 640억원 정도로 여러 임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 백토서팁의 여러 타깃 적응증 중 조기 상용화를 꾀할 수 있는 희귀질환에 집중할 것인지 시장 규모가 큰 질환에 도전할 것인지 선택이 필요하다.

현재로써는 희귀질환인 골육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단독요법으로 글로벌 2상을 진행 중이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폐암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고 워낙 많은 약들이 나와있어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며 "초기 임상 데이터가 잘 나와서 하반기 학회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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