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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은 지금]동화약품, 미완성 지배력에도 신사업은 전권 '윤인호'의 사람들③오너 신뢰 유준하 대표, 이인덕 부사장 및 ·성경수 상무 직접 뽑은 키맨

김형석 기자공개 2024-06-25 08:32:40

[편집자주]

128년 국내 1호 제약사. 동화약품은 전통의 기업답게 오랜 기간 활명수 등 일반의약품(OTC)을 중심으로 한 영업 기조를 뚝심 있게 이어왔다. 한길 경영을 이어오던 동화약품이 최근 전통을 깨고 변혁을 꿈꾸고 있다.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는 물론 신약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부분 오너 4세인 윤인호 부사장의 경영승계를 전후에 이뤄진 일이다. 동화약품의 달라진 신사업 전략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화약품은 윤도준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내려온 201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가 구축됐다. 신사업을 총괄하며 동화약품의 체질개선을 이루고 있는 오너 4세 윤인호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의 역할은 그만큼 한정될 수밖에 없다. 아직은 경영총괄로 올라설만한 역량 검증의 시간이라는 얘기다.

현재 사내이사로 활약하고는 있지만 완전한 지배력은 아니다. 다만 조력자는 분명하다. 유준하 대표를 비롯해 이인덕 부사장 그리고 성경수 상무다. 윤 부사장이 메디쎄이를 인수하고 초창기 이들은 모두 이사회 멤버로 활약한 바 있다. 그만큼 신임을 받은 인물들이다.

◇35년 동화맨 '유준하', 4세 승계 조직 관리 중책

동화약품의 경영에서 오너가 배제된 '전문경영인' 체제는 윤도준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2019년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안착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실적부진 등으로 대표이사를 맡은 인물들이 대부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윤 회장이 사임한 후 단독 전문경영인 첫 신호탄을 쏜 박기환 전 대표는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했다. 일신상의 이유로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지만 실적 부진이 컸다.

이후 유준하 대표가 CEO에 올랐고 이듬해엔 한종현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가 됐다. 그러나 한 대표도 1년여 만에 자회사 메디쎄이로 떠났다. 3년 이상 대표이사직을 유지한 인물은 현재까지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 대표가 유일하다.


그는 5년간 이어진 CEO 교체 속에서도 오너 4세이자 유일한 후계자로 꼽히는 윤 부사장과 함께 이사회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경영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오너가의 신뢰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64년생인 그는 1989년 마케팅부에 입사한 이후 35년간 동화약품에 몸담은 정통 '동화맨'이다. 청주지점장과 영업부장 등 21년간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영업을 모두 섭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유 대표가 영업을 떠나 본사 총무부장으로 이동한 시기는 2010년이다.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알려진 그는 이후 재무와 인사 등 본사 핵심 부서를 거쳐 2021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동화약품에서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까지 승진한 인물은 2008년 조창수 전 사장에 이어 그가 두번째다.


당초 그는 윤 부사장보다는 아버지인 윤 회장 라인으로 분류됐다. 윤 회장과 경희대 동문인데다 그가 본사 핵심자리로 발탁된 2010년에는 윤 회장이 경영총괄을 맡고 있던 때였다.

업계 안팎에선 그가 윤 부사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건 경영승계가 이뤄진 2019년부터로 보고 있다. 같은 해 윤 회장은 윤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맞춰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 때 윤 부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발탁된 인물이 유 대표다.

처음부터 그가 장기적으로 대표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가 대표직에 오른 2021년은 박 전 대표가 급작스럽게 사임한 상황이었다. 조직 안정화를 위해 임시적으로 대표를 맡을 인물로 낙점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이듬해 동화약품은 한 전 대표를 영입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 CEO를 경험한 인물이다. 경력 상으론 유 대표와 괴리가 있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도 1년 만에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표면적으론 자회사인 메디쎄이 대표로 이동한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론 유 대표가 윤 부사장을 비롯한 오너가의 신임을 얻은 결과라고 봤다. 실제 유 대표는 메디쎄이 인수 직후부터 사내이사로도 활동한 만큼 한 전 대표보다 메디쎄이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차기 메디쎄이 대표 적임자로 보면 한 전 대표보다는 유 대표가 적합하다는 시선이 있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조직관리다. 10여년간 인사와 총무 역할을 맡아온 영향이다.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 탓에 조직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유준하 대표는 30년 이상 동화약품에 재직하며 누구보다 회사의 경영철학을 이해하고 있어 오너가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인물인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인덕·성경수 M&A 실행…신사업 추진 첨병

유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면서 윤 부사장과 사내이사로 합을 맞추고 있다면 이인덕 부사장과 성경수 상무는 의료기기 사업과 베트남 진출 등 신사업 발굴 전면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발탁 과정도 유 대표와 차이를 보인다. 유 대표가 35년간 동화약품맨으로 성장해왔다면 두 인물은 2018년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다. 이 과정에서 윤 부사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스토리다.


이 부사장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을 전공한 후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MBA)를 졸업했다. LG디스플레이 전략1팀 과장, LG생활건강 NBD팀 팀장,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담당 임원을 거쳐 2018년 6월 동화약품 전략기획실장으로 합류했다.

성 상무는 롯데정밀화학(옛 삼성정밀화학)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LG생활건강에서 M&A 실무 경력을 쌓았다. 영입 당시 그는 전략기획팀장을 맡았다.

현재 이 부사장은 경영전략본부장을, 성 상무는 경영전략본부 산하 미래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두 인물은 올해 초 각각 부사장과 상무로 승진했다.


두 인물이 몸담고 있는 경영전략본부는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 △신규 사업 개발 △전사 경영관리 역량 및 전문성 강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중 핵심업무는 미래신사업의 전략 구상 및 집행이 이뤄지는 미래전략실이다. 전임 경영전략본부장은 윤 부사장이었다.

특히 동화약품의 M&A 등 신사업 전략은 이 부사장, 성 상무 두 인물의 영입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확연히 달라졌다. 윤 부사장 체제에서 단순 주식 및 펀드투자 정도의 전략만 구사했다면 두 인물이 발탁된 뒤에는 경영권 확보 등 적극적인 M&A 전략을 펼치게 됐다.

의료기기업체 메디쎄이와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 셀트리온의 아시아태평양지역(AP) OTC 4종 판권 인수 등 굵직한 딜 모두 두 인물이 주도했다. 두 인물은 메디쎄이 인수 직후 이사회 멤버로 활약하며 동화약품과 메디쎄이 PMI를 주도했다. 현재 성 상무는 메디쎄이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코스넥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 부사장이 신사업 발굴을 위해 투자방식을 결정했다면 이를 구체화해 실행에 옮긴 것은 이인덕·성경수 두 인물"이라며 "향후에도 두 인물은 인수한 기업의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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