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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vs성장' 기로에 선 제약사]고려제약, 건기식·CNS 10년간…성장 발목 '악재'매출 800억 외형 성장…작년부터 뉴로메드 판매중지에 리베이트 문제까지

정새임 기자공개 2024-06-24 09:33:30

[편집자주]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제약사들은 '제네릭·상품유통·리베이트'라는 틀 안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약가규제, 불공정 관행 철퇴 등 과거와는 다른 규제환경에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더해 오너십이 바뀌는 과도기까지 겹치면서 가지각색 '생존전략'이 등장했다. '위기냐 성장이냐'를 놓고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치는 제약사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제약은 종합감기약으로 기틀을 잡고 중추신경계(CNS)와 건강기능식품에 공들이며 궤도에 올랐다. 여전히 연매출액 1000억원이 안되는 중소 제약사지만 침체 없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던 고려제약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위기의 기로에 섰다. 주력품목의 판매 중지, 막대한 추징금 부과에 이어 리베이트까지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꾸준한 성장 뒷받침한 건기식·CNS…히트제품 탄생

고려제약의 매출을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은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 그리고 CNS 치료제다. 지난해 기준 건기식 품목 매출액은 228억원으로 28%를 차지했다. CNS 용제는 197억원으로 24%에 달한다.

종합감기약 '하벤'으로 잘 알려진 고려제약은 의약품 시장을 넓히기 위해 CNS와 건기식을 강화했고 이는 고려제약이 800억원대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2019년 500억원 규모였던 연매출이 4년 만에 800억원대로 뛰어올랐다. 급격한 사세 확장은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2018년을 제외하곤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역성장 한 적 없다.

남의 상품을 팔아 사세를 급격히 늘리려는 시도도 거의 없다. 수익성을 높여 내실을 다지는 쪽에 가깝다. 2019년 3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이 이듬해 100억원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2020년에는 매출원가 비율이 낮아지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건기식과 CNS를 강화하며 히트 제품도 생겼다. 옥시라세탐 성분의 오리지널 뇌기능 개선제 '뉴로메드', 피로회복 고농축 앰플 '글루콤'이 대표적이다. 뉴로메드는 2021년 기준 매출액 107억원을 올렸다. 글루콤은 효과 좋은 피로회복제로 입소문을 타며 2022년 누적판매 5000만병을 돌파했다.

◇판매중지·리베이트로 흔들리는 CNS…올해 역성장 우려

꾸준한 실적 확대를 이뤄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역성장할 우려가 크다. 지난해부터 연이은 악재가 고려제약 발목을 붙잡는 상황이다.

첫 번째는 작년 3월 발표된 뉴로메드의 판매 중지였다. 뉴로메드의 주성분인 옥시라테람이 임상재평가에서 유용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각 품목 판매중지와 회수·폐기 절차가 진행됐다.


옥시라테람 성분 7개 의약품 중에서도 고려제약의 뉴로메드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뉴로메드는 전체 매출에서 15%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품목이다. 한순간에 100억원이 사라져 CNS 부문 매출에 직격타로 다가왔다.

작년 CNS 치료제 분기 매출은 40억원대를 기록했다. 전년까지만 해도 분기 매출이 70억원을 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40%에서 20%로 축소했다.

연이어 세무조사가 이뤄지며 85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고려제약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추징금이 기타영업외비용으로 처리되며 지난해 코스닥 상장 후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리베이트 수사 여파로 한동안 전문의약품 분야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경찰이 고려제약을 대상으로 수사 중인 이 사건은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어 상황이 좋지 않다. 경찰은 고려제약 압수수색 과정에서 1000명 이상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내역이 담긴 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베이트가 확정되면 관련 품목들에 대한 급여정지 및 과징금 처분이 이어진다. 급여정지는 제약업계에서 사실상 품목 퇴출과 같다. 특히 고려제약처럼 종합병원 비중이 높은 회사의 경우 타격이 더 크다. 종합병원은 한번 코드가 퇴출되면 재진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대표이사 등 임원에 대한 법적 제재도 우려된다. 고려제약은 숨 죽이고 사안을 지켜보고 있다. 모든 대외활동과 소통창구를 닫은 상황이다.

고려제약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아무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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