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승부수']미국으로 움직인 미래 투자, 현지 협력 '상징' 패스키이노·E&S, 신규 에너지솔루션 사업 역량 뭉칠 가능성, 현지사업 효율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4-06-26 08:13:39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6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사업 리밸런싱(재조정)에는 그룹 계열사가 개별로 진행하던 신규 투자 사업을 한곳에 모으겠다는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 말 지주사 SK㈜와 그룹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로 분산했던 투자 기능을 SK㈜로 모두 이관한 것은 그 시작과도 같았다.그룹 내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검토도 큰틀에선 분산된 투자자원을 모아 사업 시너지를 낼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양사가 미국을 중심으로 그린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처를 물색하고 투자비를 집행한 만큼 현지사업 효율화가 시너지 창출의 주요 과제로 여겨진다. 이미 양사 주요 경영진이 현지 신설법인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등 협력사례를 만들고 있다.
◇아직은 투자 단계, 미국 그린사업
SK그룹은 이차전지,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그린에너지 신사업을 추진하며 미국 기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그룹 에너지 사업의 본체라 할 수 있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도 마찬가지로, 테라파워(SMR 설계, SK㈜·SK이노베이션 공동투자), 아모지(암모니아 연료전지, SK이노베이션), 플러그파워(수소연료전지, SK E&S) 등에 신규 출자했다.

이미 현지 자회사를 통해 오랜 기간 현지 사업을 전개해 온 두 회사이지만 미래 신사업을 위해 관련 기술·사업 역량을 보유한 제3의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SK이노베이션에선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화학소재), SK엔무브(윤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트레이딩), SK온(이차전지) 등이 미국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생산 사업장을 둔 곳은 SK지오센트릭과 SK온 두곳 뿐이다.
SK E&S는 현지 미국법인(SK E&S Americas)을 통해 패스키와 LNG아메리카스 등 손자회사를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LNG아메리카스는 기존 자원개발 사업을 담당하고 2021년 말 설립한 패스키가 현지 에너지솔루션 신사업(전기차 충전, ESS 프로젝트 개발·운영) 법인을 아래에 두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중 패스키는 SK온과의 협력 가능성이 대두되던 곳이다. SK온이 미국 현지 시장을 겨냥해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던 상황에서 패스키 산하의 회사들이 이차전지 전방시장 사업을 담당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의 미국 내 신규 투자 자산들이 아직 사업화 준비 단계에 있는 반면 키캡처에너지(ESS), 에버차지(전기차 충전) 등 패스키 자회사는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두 사업에서 SK E&S가 인식한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814억원(키캡처에너지 지분 보유 그리드솔루션 기준), 251억원(에버차지 지분 보유 모빌리티솔루션 기준) 규모다.

◇패스키 공동경영 구축…SK E&S, SK아메리카스 출자도
설립 초창기 SK E&S 인원으로 채워졌던 패스키에 SK온 출신 임원들이 하나둘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는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출범 직후 유정준 당시 SK E&S 대표(부회장)가 직접 패스키 대표이사를 겸직했고 SK E&S 내 포트폴리오·기술 담당 임원도 패스키에 합류해 이사회를 채웠다.
이후 2022년 초 최재원 당시 SK온 대표(수석부회장)가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이사회 의장으로 패스키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공동경영 체제를 꾸리기 시작했다. 최영찬 사장(최고관리책임자·CAO), 박종욱 부사장(글로벌전략담당) 등 SK온 임원이 각각 패스키 대표이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으로 자리 잡은 것도 이때부터다.
패스키의 출자 주체는 SK E&S이지만 사실상 SK온과 SK E&S의 공동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곧 향후 SK그룹 내 에너지 합병 기업(SK이노베이션·SK E&S)이 출범했을 시 지배구조 모델로 떠오를 수도 있다. 유 부회장은 최근 SK온을 통해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도 했다.
2022년을 끝으로 SK E&S 대표직을 내려놓은 유 부회장은 그룹 미주 대외협력 총괄직을 맡으며 SK아메리카스라는 법인의 대표를 겸했다. 2001년 설립된 이 미국법인은 SK이노베이션(51%)과 SK텔레콤(49%)이 양대 주주로 있던 곳이다. 자체 사업이나 투자를 담당하지 않고 현지 '경영 자문'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했다.
지분율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종속회사로 있던 SK아메리카스는 올초 유상증자를 통해 SK㈜, SK E&S, SK하이닉스 등 3개사를 새로운 주주로 맞이했다. 기존 주주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을 포함한 총 5개사의 SK아메리카스 지분율은 20%로 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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