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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모리는 지금]'2세 경영' 디딤돌 놓는 전문경영인 체제 '순항'②배해동·배진형·김승철 체제 속 실적 반등, 기관투자 '러브콜' 성장 시그널

정유현 기자공개 2024-07-12 07:42:22

[편집자주]

1세대 로드숍인 토니모리가 K뷰티 전성기 흐름을 타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06년 설립 후부터 부침을 겪을 때마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부침을 겪는 시기에도 글로벌로 영토를 확장했고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한 것은 반등의 밑거름이 됐다. 최근 다이소 전용 브랜드 론칭 및 자회사 메가코스의 선전으로 실적뿐 아니라 주가도 화색이 돌고 있다. 더벨은 토니모리의 사업구조와 재무 상태, 향후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니모리는 명목상 전문경영인 체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오너의 영향력이 막강한 구조다. 의사 결정 최고기구인 이사회에 대주주인 배해동 회장(사진)이 사내이사로 참여하며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과거 외부에서 영입한 CEO가 잇따라 교체되며 '불화설'이 제기될 정도로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되지 못했던 배경으로도 풀이된다.

결국 2015년 증시 입성을 앞두고 배해동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광폭 행보를 보였다. 리오프닝 후 뷰티 업계가 부활의 날갯짓을 펴자 배 회장은 다시 전문경영인 카드를 꺼냈다. 외부 영입이 아닌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내부 인물에게 힘을 실은 동시에 장녀에게 신사업을 맡겼다. 업계에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는 향후 2세 경영 승계를 위한 디딤돌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배해동 회장 중심 의사 결정 체계 구축, 전문경영인 체제 안착 노력 지속

1분기 말 기준 토니모리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배해동·배진형·김승철)과 3인의 사외이사(서승원·권오상·임현), 총 6인의 이사로 구성돼있다. 지난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서승원, 권오상 사외이사 2명이 신규 선임되며 이사진에 변화는 있었지만 총 인원은 변동이 없다.
출처:토니모리 상장을 위한 대규모 IR 자료
2006년 배해동 회장이 설립한 토니모리는 일찍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려고 시도했지만 안착이 쉽지 않았던 곳으로 평가받는다. 증시 입성 전 약 2년간 전문경영인을 다섯 차례 갈아 치우면서 잡음이 있었다. 대부분 1년을 채우지 않고 회사를 떠났다. 2016년 주요 뷰티 업계 인사를 신임 대표로 영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2년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사회 사내이사 변화를 통해서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IPO 추진 후 이사회 공시 의무가 발생한 2015년은 배해동 회장과 홍현기 전 경영지원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홍 전 본부장은 2016년까지 사내이사로 자리했으나 회사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배 회장의 장녀이자 1990년생인 배진형 본부장이 주임 직급으로 2016년 등기임원에 오른 영향에 기존 사내이사의 빈자리는 크지 않았다.

배해동·배진형 2인의 사내이사 체제가 자리 잡은 후 2018년 김재영 전 부사장이 잠시 이사회에 참여했으나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김승철 대표이사가 등기임원으로 오르기 이전(2019년~2021년)까지 오너의 입김이 센 가족경영 회사라는 이미지가 고착되는 분위기였다.

오너 경영이 부정적 이미지를 불러왔지만 대외 변수로 리스크를 겪는 뷰티 업계 특성상 배 회장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적 악화에도 자회사 시설 투자 등으로 수직 계열화를 추진한 건은 전문경영인이 내리기 쉽지 않은 결단이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에도 투자업 진출을 결의하며 벤처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섰다. 배 회장과 자녀들도 토니인베스트먼트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배 회장은 실적이 기지개를 켜자 김승철 대표이사를 내세워 다시 한번 전문경영인 체제 안착에 도전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에 토니모리로 적을 옮긴 김 대표는 마케팅과 유통을 도맡아 토니모리를 성장시킨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배 회장을 보좌하면서 경영 관리 능력 등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도약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배진형 본부장에게 미래전략본부장 역할을 맡겼다. 이 같은 분위기에 2세 경영 승계를 위한 과도기 체제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토니모리의 재무 책임자로도 배진형 본부장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에 대해 토니모리 측은 "배진형 전무는 전사를 총괄하는 사내이사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 과반 이상 차지, 주요 기관 투자자 참여 '긍정적'

일단은 김승철 대표 체제가 2년 연속 이어지고 있고 실적 턴어라운드에도 성공한 점 등에서 전문경영인과 2세의 '전략적 동거'는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토니모리를 여전히 오너 경영 기업으로 보는 것은 지배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최대주주인 오너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못한 구조다.

1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는 27.81%(669만주)를 보유한 배해동 회장이다. 배우자이자 특수 관계로 구분되는 태성산업의 대표인 정숙인씨가 12.6%(303만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경영 수업을 받으며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는 배진형 본부장과 동생인 배성우씨는 각각 6.3%(151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승철 대표이사는 장내 매수 방식으로 지분을 매집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53.05%에 달한다.

이러한 지배구조를 구축한 영향에 토니모리도 나름의 고민이 있어 보인다. 과반 이상을 특수관계인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나름의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배당을 받긴 했지만 토니모리 상장 후 대주주 측이 수령한 배당금은 2016년 회계연도 이후 아직 없다.

상장 후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던 2017년과 2018년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일반 주주들에게 2017년 회계연도 기준 1주당 50원, 2018년 1주당 100원을 실시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배당을 받지 않는 '차등 배당'을 실시하며 주주 가치 제고 의지를 알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이후 기업설명회(IR)가 중단됐고, 오너 경영 이미지가 강한 영향에 시장에서 주목을 못 받았지만 그동안의 사업 개편과 주주환원 노력이 최근 빛을 보고 있다. 국민연금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 주요 기관이 토니모리의 주식을 규모있게 장바구니에 담았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지난 4월 중순 5.12%의 지분을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올랐다. 최근 주가가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서며 6월 중순 기준 지분율이 3% 이하로 줄었지만 자본 시장에서 토니모리를 다시 주목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국민연금의 경우 6월 초 지분을 사들이며 5% 주요 주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성장성에 베팅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토니모리 측은 "주요 투자자가 투자 전에 자사와 소통을 하는 부분은 없다"며 "기관의 대량 매수는 보통 외부에서 좋은 시그널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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