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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는지금]사세 확장 위한 광폭 행보, 현금 흐름 둔화 '이상무'③HK이노엔 인수 후 현금 창출력 강화, 신용 등급 위한 차입금 줄이기 '총력'

정유현 기자공개 2024-10-24 07:54:28

[편집자주]

1990년 설립된 한국콜마는 화장품 ODM 업체의 원조다. 그동안은 묵묵하게 K뷰티의 숨은 주역'으로서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해왔다면 상황이 반전됐다. '코로나19' 이후 K뷰티가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하자 한국콜마가 주인공으로 등극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더벨은 한국콜마의 성장 스토리와 재무 상황, 미래 청사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콜마는 우직한 소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경영 철학을 내세우지만 사세 확장에 나설 때는 광폭 행보에 나서는 편이다. 공격적인 시설 투자뿐 아니라 메가딜에 성공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외형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안정적으로 창출되는 현금 흐름이 공격적 행보의 발판이 됐지만 지속적인 투자에 따라 재무 부담이 커졌다. 차입금은 한때 한국콜마의 크레딧 부담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K뷰티 호황에 따라 재무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현 재무 상태가 우려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등급 평가 등을 위해서 차입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M&A로 연간 1000억대 현금 창출 기반 마련, 2분기 말 FCF -729억

한국콜마의 연결 기준 재무제표에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시작으로 유·무형 투자금, 배당금으로 지출된 현금을 제외해서 대략적인 잉여현금흐름(FCF)를 산출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한국콜마의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FCF는 -729억원이다.

FCF는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2022년 플러스(+)로 전환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다시 순유출로 돌아선 상황이다. 버는 것보다 나가는 현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FCF를 살펴보기 위해 시작점인 영업활동 현금흐름부터 짚어봤다. 지금의 한국콜마는 2012년 지주격 회사와 사업회사 인적 분할 과정을 거쳐 설립됐다. 분할 후 약 10여 년간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18년을 기점으로 변화가 감지된다. 2016년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0억~300억원 수준이었다. 2018년 1조3100억원 규모의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을 인수하면서 현금흐름 규모가 달라졌다.

2017년 한국콜마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0억원대로 대폭 내려앉았는데, 2018년 627억6000만원으로 1065% 뛰었다. 2019년에는 1648억4300만원으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동시에 분할 후 영업활동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현금을 벌어들인 해로 기록됐다.

아쉽게도 현금흐름 상승세는 이어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시기 주요 고객사인 화장품 기업들이 휘청이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추진했던 HK이노엔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2020년에도 1200억원이 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창출했다.

다만 2021년 HK이노엔의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비용을 치른 영향에 처음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적자를 봤다.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2023년부터 연간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하는 기조를 회복했다. 올해도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더 개선될 것에 무게가 실린다.

다시 FCF로 돌아가면 2021년 빼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흑자, FCF는 적자인 상황이 발생한 것은 CAPEX 투자 영향이다. 2020년 CAPEX 투자로 연간 현금 창출력을 넘어서는 1231억원을 집행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CAPEX 투자금이 500억원대로 줄었지만 2023년에 다시 규모가 커졌다. 연간 1247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계산된다. 올해 상반기에도 1143억원을 투자하면서 FCF 적자가 지속된 상황이다.

◇K뷰티 성장 대응 위한 캐파 확장 투자 지속, 차입금 축소 추진

한국콜마가 여윳돈을 남기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흥행에 따라 인디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있다. 제조사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브랜드들이 한국콜마 등 ODM 업체들과 손을 잡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밀려드는 수요에 적기 대응을 위해 한국콜마도 팔을 걷은 것이다. 세종시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 생산기지를 준비하고 있다. 세종1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국내외 고객사 900여곳의 제품을 생산하는 주력 생산 거점이다. 기초 화장품을 주로 생산할 예정으로 증설 완료 후 연간 생산 가능량은 4억5000만개에서 8억9000만개로 확대된다.

미국에도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공장 효과로 현지 생산 능력이 기존 1억8000만개에서 3억개로 증가한다. 향후 연간 총 생산 능력을 기존 14억8200만개에서 20억4200만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생산 능력 확대에 따라 3년 내 매출 3조원 돌파가 전망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와 M&A에 따른 그늘도 존재한다. 한국콜마는 최근 5년간 차입금 규모를 1조원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 2017년 총차입금은 1980억원이었지만 2018년 HK이노엔을 인수하면서 차입금이 1조1070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에 따라 재무 안정화 작업도 추진했다. 2020년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를 매각했다. 자회사 HK이노엔 상장에 따른 공모 자금 유입되면서 차입 부담이 낮아졌다. 이익을 통해 현금이 쌓인 효과가 더해지면서 차입금 의존도는 2019년 51.2%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38.1%까지 낮아졌다. 다만 통상적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30% 이하를 이상적으로 평가한다. 아직까지는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캐파 확장을 위한 투자가 내년 마무리 되면 현금 흐름이 안정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차입금 의존도나 부채 비율 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신용등급 등을 위해 천천히 출여가는 방향으로 관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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