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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5500억 투자 발표' 파라다이스, 주가는 '하방 압력'카지노 홀드율 하락 속 자금조달 우려 커져, 유상증자 가능성 일축

변세영 기자공개 2024-07-12 07:46:5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국내 최대 복합엔터테인먼트 사업자인 파라다이스가 파란 장대비를 맞았습니다. 이달 2일부터 5일까지 연달아 하락세를 기록하며 큰 낙폭을 보였는데요. 이달 1일 기준 주가(종가기준)가 1만423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흘에 걸쳐 12%가 빠진 겁니다. 특히 지난 3일은 하루 만에 7%나 빠졌습니다.

최근 1년 사이 파라다이스 주가를 살펴보면 지난해 8월 중국 단체관광객 입국이 허용되면서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1만8000원선을 터치한 후 2024년 1월 1만2000원대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러다 올 초부터 다시금 꾸준히 반등해 15000원 수준에서 소폭의 등락을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갑자기 추세가 꺾인 겁니다.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기관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매도세를 이어왔습니다. 특이점은 바로 매도량입니다. 기관은 이달 3일 43만403만주, 4일 45만581주, 5일 52만8646주를 각각 던졌습니다. 3일간 140만주 이상을 팔아치운 셈이죠. 기관의 매도 물량은 개인이 받았습니다. 개인은 2일 3만3758주, 4일 55만8055주, 4일 31만5355주, 5일 27만8169주를 각각 순매수 했습니다.


◇Industry & Event

파라다이스의 주가가 하락한 건 다소 복합적입니다. 지난 6월 파라다이스 카지노 매출액은 571억원으로 전년(941억원)대비 39.3% 감소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테이블 매출액은 전년동기 40.4%, 머신 매출액은 15.8% 각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카지노는 파라다이스의 매출 8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 영역입니다.

다만 펀더멘털 자체가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해석입니다. 카지노의 경우 홀드율(승률)이 실적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데 홀드율이 전년대비 낮아지면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구조이기 때문이죠. 카지노의 홀드율은 사실상 ‘운’의 영역이라 소위 역량이 딸려서 카지노 실적이 나빠진 게 아니란 뜻이죠.

그렇다면 원인은 ‘장충동 호텔’ 신사업에서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 파라다이스 미디어데이에서 최종환 대표이사가 장충동 호텔 착공 계획을 언급하며 55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액수를 공식적으로 밝혔는데요. 투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에 대한 우려감과 동시에 배당성향 상향이 한동안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면서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주주들 입장에서는 파라다이스가 카지노 실적이 지지부진한데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상증자 시 주주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이를 꺼리는 것이죠.

◇Market View

시장 전문가들은 파라다이스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발간된 보고서를 정리해 보면 ‘중립’을 외친 애널리스트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목표가는 1만7000원부터 2만4000원까지 증권사별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파라다이스 서울 장충동 호텔 조감도

키움증권은 목표가를 2만4000원으로 가장 높게 잡았습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기반한 평가 정상화>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며 매수를 권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2024년 하계 국제선 정기편이 2019년 대비 98% 회복하고 국제선 항공 증가는 트래픽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면서 “카지노 복합리조트 정상화로 본격적인 레버리지 발생 구간 속 중국VIP도 운항편수 확대에 따라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일 미디어데이에서 5500억원 신규 투자가 공식화됐습니다. 이에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짧은 코멘트를 남겼는데요. 이 연구원은 “연초만 하더라도 언론에 알려진 개발 금액이 약 4000억원 수준이었으나 공시를 통해 5500억원 규모로 상향됐다”면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기 보유한 전환사채에 더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가 하락 원인을 언급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파라다이스에서 재무를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인물은 최종환 대표이사입니다. 기존 CFO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나면서 현재 최종환 대표가 총괄적으로 재무까지 같이 맡고 있습니다.

1973년생인 최 대표는 SK㈜ 재무팀을 거쳐 2008년 파라다이스에 입사했습니다. 파라다이스그룹에서도 재무전략팀장 등 요직을 거쳤습니다. 현재 ㈜파라다이스 외에 파라다이스 기업집단 지주회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특히 최 대표는 지난해 금융시장 악조건 속에서도 ㈜파라다이스의 차입금을 725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축소하며 성공적인 리파이낸싱을 주도한 인물로 꼽힙니다.

파라다이스 최종환 대표이사

더벨은 이번 기사를 기획하면서 최 대표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CFO 직책을 넘어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까지 모두 책임지는 만큼 업무가 워낙 바빠 직접적인 코멘트를 듣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커뮤니케이션실을 통해 IR을 담당하는 자금팀 김도형 팀장(부장)과 직접 통화해 볼 수 있었습니다. 현 주가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김 팀장은 지난 2일 미디어데이 Q&A 당시 최종환 대표, 배진원 커뮤니케이션실 상무, 임준신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전무와 함께 연단에 배석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김 팀장은 “중국 경기가 회복세가 더디고, 6월 홀드율이 다소 부진한 상황에서 5500억원 투자 계획이 공식적으로 밝혀지다 보니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존재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타 기업과 비교해도 파라다이스는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좋기 때문에 추후 카지노 섹터에 수급이 따라오면 모멘텀을 받아 주가가 빠르게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주들이 우려하는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김 팀장은 “간혹 일부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다음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우리는 유상증자 계획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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