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의 신약 아이덴티티 '여성건강' 중심엔 오너 2세 최지현 사장 관장 하에 여성질환 파이프라인 강화 움직임
정새임 기자공개 2024-07-10 10:15:5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진제약이 신약 파이프라인의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여성건강'을 키워드로 올리는 모습이다. 국민 해열진통제 브랜드 '게보린'이 여성을 탄탄한 소비층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신약 개발에도 삼진제약만의 이미지를 입히는 단계다.그간 제약사·바이오텍이 주로 뛰어든 항암, 대사질환을 주 파이프라인으로 가져갔다면 앞으로는 여성, 신경계 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이 추가될 것으로 점쳐진다. 주축엔 오너 2세이자 R&D를 총괄하는 최지현 사장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약개발 전열 갖춘 삼진제약, 새 키워드 '여성건강'
삼진제약은 지난해 대규모 마곡 연구센터를 마련한 후 R&D 전열을 대폭 강화했다. SK케미칼 출신의 젊은 R&D 전문가 이수민 상무를 신임 연구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마곡 연구센터는 지하 4층, 지하 8층 규모로 연면적 1만3340.13㎡(4035평)에 달하는 R&D 전초기지다. 더 이상 제네릭이 아닌 신약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삼진제약의 의지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2021년 50~60명 수준이던 연구 인력은 올해 1분기 기준 102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박사급이 16명, 석사급은 57명에 달한다.
이 센터장이 온 뒤 신약 파이프라인도 빠르게 구축된 모습이다. 면역항암제는 물론 표적항암제, 백혈병 신약, 유방암 등 항암을 중심으로 후보물질을 구성했다. 지방간 질환(MASH) 등 대사질환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간 신약 영역에서는 한 발짝 떨어져있던 삼진제약의 급진적 변화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보다 진전된 고민이 이어진다. R&D 영역에서 삼진제약의 아이덴티티를 더하는 방안이다. 이것저것 트렌드 될만한 연구를 닥치는대로 하는게 아니라 삼진제약만의 고유 전략 및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필요하다는 발상이다. 이 고민에서 선택된 분야가 바로 여성건강이다.
◇게보린에서 구축된 여성건강 타이틀 굳히기
본래 삼진제약에서 여성건강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대표 품목인 게보린은 게보린소프트를 중심으로 젊은 여성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전문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영역에서도 여성 질환을 겨냥한 품목들을 다수 선보였다.
게보린소프트를 주축으로 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저소득 여성청소년 기부 운동 등 사회공헌활동도 이어지며 여성건강은 삼진제약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향후에는 신약 개발에서도 여성건강 아이덴티티를 부여할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진제약의 아이덴티티를 더해 신약 개발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자궁내막증, 생리통 완화, 편두통 등 부인과 질환 혹은 여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 물질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0여명의 연구진과 함께 자체 개발을 하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도 유망 물질을 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항암, MASH 신약 파이프라인도 병행한다. 여성 건강 제약사로 널리 알려진 바이엘이 관련 분야를 주축으로 항암제와 심혈관질환으로 신약 개발을 뻗어가는 방식과 유사하다.
여성건강 이미지를 굳히는 차원에서 최근 삼진제약은 새로운 여성사회공헌활동에 나섰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개발도상국 여성 장애인 스포츠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후원 활동에 스폰서로 나섰다.
◇여성질환 신약 물질 추가 검토…주축에 선 최지현 사장
삼진제약 신약 개발 방향성이 여성건강으로 모아지는 중심에 오너 2세 최지현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상 최 사장을 주도로 신약기업으로의 변신 그리고 아이덴티티 확립 전략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최 사장은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인 최승주 회장의 장녀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 조의환 회장 장남인 조규석 사장과 지난해 나란히 이사회에 올랐다. 창업주의 차남과 차녀도 올해 사내이사에 오르며 본격적인 2세 경영을 알렸다.
2명의 창업주 아래 4명의 오너 2세가 공동 경영을 꾸려가는 모습이다. 이들은 각자 사업분야를 나눠맡는 형태로 경영을 이어간다. 최 사장은 영업·마케팅과 함께 R&D를 맡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영업마케팅만 총괄했던 최 사장이 올해 R&D를 관장하게 되면서 연구 협업 등 대외활동에도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공식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R&D에 의지를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사장은 이 센터장은 물론 삼진제약과 돈독한 관계인 정재준 아리바이오 회장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신약개발 전략을 세워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진제약의 이미지에 적합한 여성건강이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 같은 끈끈함은 대한장애인체육회를 통한 여성 장애인 스포츠 후원 활동에서도 드러난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정 회장이 부회장으로 있는 협회다. 여성 장애인 스포츠 후원 협약식에는 정 회장과 최 사장은 물론 차녀 최 부사장도 함께 했다.
삼진제약 고위 관계자는 "최근 여성질환과 관계된 신약물질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되 여성건강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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