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투자 포트폴리오]미래는 '푸드테크', 포트폴리오 간 시너지 노린다③'푸드·라이프'로 영역 확장, '놀이터컴퍼니' 인수해 온라인 채널 강화
홍다원 기자공개 2024-07-19 07:54:57
[편집자주]
법인형 엔젤투자자. 100년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가 가진 또 하나의 타이틀이다. 하이트진로는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여러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해 왔다.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동반자로서 기업 성장성에 집중해 추후 인수합병(M&A)과 협업 등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일상 전반에 걸친 폭넓은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성과, 앞으로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을 살펴보면 푸드테크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하이트진로 사업이 식음료 분야인 만큼 주류 기업과의 시너지가 돋보이면서 장기적인 사업 확장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후속 투자를 진행하거나 인수한 기업도 푸드테크 관련 기업들이다.앞으로의 목표는 스타트업과 하이트진로 그룹 간의 협업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기업 간에서도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다.
◇간편 테이블 오더 시스템 투자해 외식업계 '시너지'
하이트진로가 그간 투자해 온 30개의 스타트업 기업은 크게 푸드테크와 라이프스타일 두 개로 나눌 수 있다. 그중 절반 정도가 푸드테크 기업으로 이들에게 후속 투자와 인수 등을 진행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 전반에 바이오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로봇 등 ICT 기술이 융합된 것이다. 푸드테크 시장이 커지면서 농·수산물의 생산·유통과 음식료품 제조·관리 등에 특화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푸드테크 안에서도 애그리테크(Agri-Tech), 오션테크(Ocean-Tech), 미래식량, 유통·플랫폼 등 네 가지의 카테고리로 세분화돼 있다. 스마트팜 등을 운영하는 애그리테크 기업에는 퍼밋, 그린, 앤티, 한국농업데이터, 팜조아 등이 있고 수산물 솔루션 등 오션테크 기업으로는 푸디슨, 타이드풀, 쿨베어스가 있다.
지금까지 하이트진로가 후속 투자를 진행한 3곳은 모두 푸드테크 기업이다. 푸드테크가 유망하다고 판단해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 퍼밋, 나물 특화 유통 기업 앤티, 온·오프라인 신선 로컬 식자재 전문 기업 미스터아빠 등이다.
특히 푸드테크 기업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이들과의 장기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 등 상장사의 식품 관련 스타트업 투자는 업계 트렌드 변화를 파악하고 추후 본업과의 시너지 창출과 대체식품, 주방로봇 등 신사업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장기적 측면의 투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통과 플랫폼 측면에서 시너지도 고려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은 결국 플랫폼이어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테이블오더 서비스 스타트업 '티엠알파운더스'에 지분을 투자했다.
티엠알파운더스는 스마트폰 태그만으로 주문할 수 있는 테이블 오더 시스템 '태그히어(Taghere)'를 운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주목한 이유는 식당에서 테이블 오더 시스템으로 가장 빈번하게 주문할 수 있는 품목 중 하나가 주류기 때문이다.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에게는 식당 점주 역시 중요 고객이다. 이에 비용 절감과 편의성 등 소상공인을 도울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예약 솔루션, 홀 관리 분야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우리의 제품인 술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주는 의미가 있다"며 "푸드테크는 물론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분야에 투자해 하이트진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놀이터컴퍼니 'M&A'로 외형 확장, 두꺼비 IP 활용도
스타트업 발굴 과정에서 인수를 결정한 기업도 푸드테크 기업이다. 하이트진로 종합식품계열사 서영이앤티는 2022년 2월 놀이터컴퍼니를 인수했다. 놀이터컴퍼니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기획·제조하는 기업이다.
놀이터컴퍼니의 강점은 맞춤형이다. 단순한 브랜드 생산(OEM·ODM)이 아닌 파트너사의 조건에 맞는 수입, 구매관리, 브랜딩, 제조, 디자인, 품질관리 등 여러 솔루션을 제공한다. 분말, 액상, 젤리 등 다양한 타입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다.
당시 서영이앤티가 놀이터컴퍼니 인수를 결정한 건 오프라인 유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온라인으로 넓히기 위해서였다. 놀이터컴퍼니의 온라인 강점을 살려 디지털 채널과 PB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인수 이후 놀이터컴퍼니 실적은 상승세를 탔다. 2019년까지만해도 39억원이었던 놀이터컴퍼니 매출액은 인수된 해인 2022년 120억원, 2023년엔 20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1년 만에 6억원에서 1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놀이터컴퍼니 제조 생산능력을 확장한 덕이다. 쿠팡 PB 자회사 CPLB(씨피엘비)의 PB 제품인 곰곰 한알육수 등이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놀이터컴퍼니는 2023년 7월 하이트진로의 두꺼비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개발한 숙취해소 전문 브랜드 모닝이즈백으로 협업을 통해 숙취해소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스타트업과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며 "하이트진로 그룹 간의 시너지는 물론 포트폴리오사 간의 시너지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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